2017년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 진출한 MSI는 올해 들어 하나의 큰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전세계 누적 판매량 300만대 달성이 그것입니다. https://kr.msi.com/Landing/3-million-gaming-monitors-sold
아직까지도 MSI라면 메인보드나 그래픽카드를 먼저 떠올리실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3년이란 결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300만대의 모니터를 팔 정도로 성장했다는 건, 모니터 사업이 MSI에게 있어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전체 모니터 시장에서 MSI라는 회사가 차지하는 위상 역시 상당하다고 볼 수 있겠죠.
해외 시장 뿐만이 아닙니다. MSI의 게이밍 모니터는 국내에서도 큰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IDC가 2018년부터 2020년 3분기까지 뽑은 데이터에 의하면 MSI는 국내 프리미엄 게이밍 모니터 판매 1위를 줄곧 지켜 왔으며, 국내 회사가 아닌 외국산 브랜드의 게이밍 모니터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수량을 판매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선 MSI 코리아 컴퓨팅 앤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마케팅 담당인 김진만 과장과 영업 담당인 이지관 팀장과 함께 300만대 판매 달성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MSI 모니터 사업의 앞으로 계획과 전망을 들어 보았습니다. 대화 내용을 모아서 갖추린 것이기에 G(기글하드웨어)와 M(MSI 코리아 컴퓨팅 앤 디스플레이 사업부)으로만 구분해서 정리했습니다.
G: 2019년에 100만대, 2021년에 300만대의 누적 판매량이라면 거의 1년에 100만대씩 늘어난 셈인데요. 다른 업체와 비교하면 얼마나 많은 건가요? 숫자가 워낙 크다보니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M: 성장하는 속도가 가장 빠른 모니터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2018년에는 WitsView의 게이밍 모니터 성장률 1위를 차지했고요. (다른 회사와 직접 비교하긴 어려우나) 2020년도 3분까지 나온 IDC의 조사 자료를 보면 전세계 모니터 판매량에서 MSI의 성장세가 아주 큽니다. 100만대 판매 달성보다 200만대, 200만대보다 300만대의 판매 달성이 더욱 빨랐습니다. 판매량의 성장이 점점 더 빨라진 셈인데, 게이밍 모니터 중에서는 의미가 큰 숫자입니다.
G: 3년만에 300만대 판매의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M: 적극적인 투자입니다. MSI가 제품 개발과 패널 공급을 비롯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했고,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폈습니다. 후발 주자다보니 색재현율, 응답 속도, 리프레시율, 옵션 같은 기능에서 앞서기 위해 집중했습니다. 모니터를 쓰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에 제품 라인업을 늘려 다양한 수요를 맞춰 나갔습니다.
G: 앞으로도 이런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으리라고 보시나요?
M: 더 많이 노력을 해야겠지요. 게이밍 모니터 시장 점유율 지켜내면서 성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반 모니터 시장에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또 컨텐츠 크리레이터를 위한 전문가용 모니터도 빼놓지 않고 계속 출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크리에이터 모니터는 기술력이나 패널 품질에서 최고의 제품이니까요. 그런 고급 제품을 다룰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회사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세 가지 시장을 공략하는 모니터에 각자의 역할이 있고 시너지를 낸다면, 급격한 성장까진 아니더라도 꾸준히 나아지는 모습은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G: 현 상황에서는 코로나가 게이밍 모니터 시장과 판매에 미친 영향을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집에서 게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니 모니터 역시 많이 팔렸을거란 이야기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물류와 생산에 차질이 생겨 공급이 어려워졌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M: 실제로 작년에는 모니터 판매량이 많이 늘었습니다. 개인이 집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 구입하는 양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집합 금지로 인해 PC방을 새로 차리거나 업그레이드하면서 생기는 수요가 많이 줄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다른 이슈가 판매량에 영향을 주었는데 바로 채굴입니다. 게이밍 시스템을 구입하면서 게이밍 모니터를 함께 구입하려는 수요가 많은데, 채굴 때문에 그래픽카드를 구하지 못하니 시스템 업그레이드 자체가 줄었죠. 그래도 그래픽카드 수급이 계속 나아지고 있고, 코로나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상황이 나아지리라 봅니다. 이처럼 판매량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준 요소가 모두 있는데, 전체 판매량으로 따지면 예년에 비해 큰 변화는 없습니다.
G: 어떻게 보면 전세계적인 악재인데 판매량이 유지됐다니 대단하네요. MSI 게이밍 모니터가 한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라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M: 두 가지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품과 가격입니다. 좋은 제품임을 소비자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가격 경쟁력이 없다면 많이 팔릴 수가 없습니다.
G: 최근에는 MSI 같은 회사들이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니 다른 기업들도 이 시장에 계속해서 뛰어든다는 느낌을 받는데요. 한국에는 삼성과 LG라는 대기업이 존재하고, 최근에는 이들 회사의 제품도 몸값을 많이 낮춰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MSI는 전 세계를 상대하는 회사지만 한국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나 어려운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M: 대형 회사의 특정 라인업은 대만제 패널을 수입해 마진을 조금만 남기고 대규모로 물량을 풀어내니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습니다. 또 대기업 뿐만이 아닙니다. 한국의 다른 중소규모 브랜드들도 상당한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만큼 열심히 해나가야 한다고 MSI 본사와 한국 지사 모두 생각합니다.
어려운 점이라면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걸 꼽고 싶네요. 모니터 브랜드는 많지만 패널 제조사가 그 만큼 많진 않습니다. 상품화되는 패널의 스펙이 비슷하니 차별화가 쉽지 않고 가격 경쟁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게이밍 OSD나 스마트 RGB, 스마트 카메라 같은 기술들은 MSI가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 가장 먼저 도입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술들도 결국엔 따라하는 회사들이 생깁니다. 하지만 이걸 나쁘게 보진 않습니다. 상향 평준화가 되어 간다는 의미니까요. 그러다보면 누가 소비자 의견을 잘 파악하는지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G: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니까 생각났는데, 해외 브랜드니까 A/S가 쉽지 않을 거라고 여기시는 분들도 꽤 있더라고요. 모니터라서 사후 지원이 어려운 부분도 있을까요?
M: 외산이다보니 그런 이미지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겠지요. 또 기존 제품의 경우 A/S 관련해서 미흡한 부분을 지적받은 적도 있으니 A/S 관련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지요. MSI의 부품 쪽은 CS 이노베이션에서 대행하지만 모니터와 데스크탑, 그리고 노트북은 MSI 직영으로 진행합니다.
노트북은 크기가 크지 않아 택배로 주고 받거나 방문이 어렵지 않으나, 모니터는 차지하는 공간이 크고 소비자가 직접 들고 방문하기도 어렵습니다. MSI 모니터는 직영 센터에서 전담 엔지니어를 배치해 수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친절하고 정확하게 서비스를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무엇보다도 빠른 피드백 속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품 교환이나 환불, 수리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넉넉한 수량의 버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G: 최근 출시했던 MSI 게이밍 모니터 중에 인상적인 걸 꼽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M: 작년까지는 커브드 모니터에 집중을 많이 했는데, 작년 중반부터는 IPS 제품을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는 게이밍 모니터 외에 크리에이터와 비즈니스까지 더 많은 시장과 모델을 늘려 나가려고 합니다. 게이밍 모니터의 경우 240Hz의 고주사율을 달성한 MAG251RX(https://gigglehd.com/gg/8271770 ), 퀀텀닷을 처음으로 쓴 MAG274QRF-QD(https://gigglehd.com/gg/9476833 ) 처럼 새로운 시도를 한 제품들에 더 애착이 가게 됩니다. MAG274QRF-QD의 경우 300만대 판매를 기념해 붉은색 한정판을 판매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 게이밍 환경을 모니터가 자동으로 판단해 제어하는 AI 기술을 갖춘 MPG 아르테미스 343CQR도 얼마 전에 출시됐는데, 여기에 거는 기대도 큽니다.
G: 그렇다면 앞으로 나올 신제품은 어떨까요? 다음주엔 컴퓨텍스도 개최되고, 하반기를 공략할 신제품들이 모습을 보일 때가 됐는데요. 주목할만한 제품이나 주력 제품으로 삼은 건 무엇이 있을까요?
M: 우선 옵틱스 MEG381CQR이 있습니다. MSI 메인보드는 플래그쉽에 MEG, 그 아래에 MAG와 MPG를 붙이는데요. 게이밍 모니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는 MAG와 보급형인 G 시리즈 위주로 출시됐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MEG가 붙은 MEG381CQR이 출시됩니다. 38인치 크기의 커브드 디스플레이로 2020년 1월에 발표했는데(https://gigglehd.com/gg/6389809 ) 이제야 출시되네요. 그 외에 360Hz의 높은 리프레시율을 지닌 모델과 UWQHD의 고해상도를 갖춘 MAG342CQR 같은 제품도 출시 예정입니다. 고해상도, 고주사율, 사용자 경험 등에서 완전한 스펙을 갖춘 모니터들을 출시하며, 여기에 메인스트림 시장까지 더해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G: 스펙 이야기를 하시니 생각나는 건데, 앞으로 게이밍 모니터에서 중요하게 여겨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M: 점점 더 높은 해상도와 응답 속도를 추구하고,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화질과 색재현율을 중요하게 여기게 될 겁니다. 처음에는 이런 것들을 모르니 아무 제품이나 쓸지 몰라도 갈수록 소비자들의 수준이나 알고 있는 정보가 더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눈으로 보는 경험을 높여주고 보다 사실적인 화면을 보여주는 옵션이 중요합니다. HDR의 경우 MSI 게이밍 모니터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한 기능 중 하나인데, 처음에는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나 갈수록 그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G: 지금까지 게이밍 모니터 위주로 이야기했는데 이제는 좀 다른 분야를 여쭤보겠습니다. MSI가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둬서 그런가 다른 시장으로의 진출을 노리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그 중에서 컨텐츠 크리에이터 모니터의 반응은 어떤가요?
M: 처음에는 '이걸 MSI가?'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절대적인 가격은 분명 비싸지만 다른 회사 제품과 비교하면 가격 대 성능비가 높다고 자부합니다. 또 품질이나 완성도 역시 좋고요. 판매량이 아주 높은 시장은 아니지만 포기할 수 없는 제품군이라 생각합니다. 한 번 구입했던 소비자들이 좋은 경험과 기억을 가진다면 지속적인 판매로 이어질테니, 그 부분을 계속해서 고민해 나가려 합니다.
G: 컨텐츠 크리에이터 모니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무엇일까요?
M: 높은 패널 품질은 당연하고요. 편리한 작업 환경 역시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 외에는 디자인이나 크리에이터들이감성을 많이 따진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소비자들과는 좀 다르지요. 크리에이터라면 자신의 시스템이나 자기가 만든 작업 결과에 애정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당연히 완성도나 디자인을 소흘히 여길 수 없습니다. PS341이나 PS321의 원형 기둥 스탠드 역시 감성에 신경쓰기 위해 넣은 요소입니다.
G: 컨텐츠 크리에이터 시장은 고급 패널을 써서 그런가 가격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MSI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긴 한데요. 이렇게 고성능 제품을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이 시장에 먹혀 들어갈 수 있을까요?
M: 처음부터 반응이 좋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계속해서 제품을 내놓고 홍보를 하며 또 크리에이터와 콜라보를 진행하다보니 다시 봐주시는 분들이 생겨났습니다. 특히 대형 모델인 PS341은 게임 삽화나 웹 디자인, 일러스트를 그리시는 분들과 함께 콜라보를 진행했는데 다들 평가가 좋았습니다. MSI가 이런 모니터를 만드냐면서 콜라보한 제품을 구입한 분들도 계셨고요. 작업 결과에 애정을 갖고, 좋은 환경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는 분들이라면 거기에 맞는 구매를 하십니다.
G: 컨텐츠 크리에이터 시장은 패널보다도 특정 브랜드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분위기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이 틈을 파고 들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전략 같은 게 있을까요? MSI 모니터의 게이밍 이미지가 워낙 크다보니 새로운 시장에선 아까 말씀하신대로 '이걸 MSI가?' 같은 반응이 클것 같은데요.
M: 출시 초기에는 모델이 다양하지 못해 선택의 폭이 좁았습니다. 1개 팔 때보다 2개를 내놨을 때 판매가 더 쉽고, 3개, 4개 같은 식으로 늘려 나가면 더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34인치 하나 뿐이었지만 32인치를 추가하면서 선택지를 늘렸습니다. 더 다양한 크기와 해상도가 나올수록 다양한 작업 환경에 맞출 수 있을테고요. 품질이야 전문가들이 요구하는 수준에 맞춰 출시할테니, 지금은 라인업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게이밍 모니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1, 2개 나왔을 땐 다들 반신반의했지만 MAG272C가 나온 이후로 판매량에 불이 붙었으니까요.
G: 일반 모니터 시장에도 진출하시는데요. 이쪽의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일반' 모니터에 특징이라고 할 만한 게 있을까요?
M: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이니 바닥부터 올라가려 합니다. 이 시장에선 우선 MSI의 일관된 방향성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MSI의 일반 모니터는 프로 시리즈로 출시됩니다. MSI 메인보드에서 프로 시리즈는 합리적인 가격대에 괜찮은 성능을 지닌 모델이죠. MSI의 일반 모니터 역시 그런 제품이 되고자 합니다. 업무 환경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제품으로 프로 시리즈로 공급한다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모니터 뿐만 아니라 다른 사무용 제품도 프로 라인업에 추가할 계획입니다.
G: 끝으로 소비자 분들께 하고 싶으신 말씀은 있으신가요?
M: 새로운 제품을 시작해 시장에 자리잡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만 노력해서 해결될 일도 아니고, 우리 제품을 선택해주는 소비자들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이번 인터뷰는 300만대 판매 기록을 알리는 것 외에도 소비자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려는 목적이 더 큽니다. 전세계에서 300만명의 고객이 선택해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그게 두번째, 세번째 선택으로 이어지는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MSI 모니터가 좋은 경험으로 남아 다음번에도 MSI 모니터를 믿고 선택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미흡한 부분이나 개선을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아낌 없이 피드백을 주시길 바랍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