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
1화 :https://gigglehd.com/gg/8693895
2화 :https://gigglehd.com/gg/8729474
전 화 요약 : 일정이 늦어지는 바람에 한밤중에 영월에서 태백까지 산길을 뚫음.
주의 : 사진의 대부분이 액션캠 영상캡쳐라 화질이 10년전 똑딱이보다 못합니다.
아침 일찍 눈이 떠졌는데, 이불 안쪽은 전기장판으로 엄청 포근하지만, 머리맡의 창문쪽에서 한기가 솔솔 내려오길래 날씨를 검색했더니 기온이 무척이나 낮습니다.(같은 시각 서울 기온 8도)
이대로 아침먹겠다고 밖으로 나가면 얼어죽을수도 있을 것 같아 이불속에서 좀 더 꾸물거릴려고 했는데
해가 떠있는데 기온이 더 떨어집니다(??)
더 이상 꾸물거려봐야 소용 없다는 걸 깨우쳤으니 밥먹으러 황지시장으로 나가봅니다.
성당의 포스 비슷한게 느껴져서 찍었더니 알고보니까 교회입니다.
밥먹으러 시장으로 가고 있는데, 오른편에 보이는 공원이 눈에 들어옵니다.
공원은 작고 아담하지만, 낙동강의 시작점인 황지연못이 있고, 조경이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거기다가 단풍까지 드니 엄청 이쁘더군요.
저 혼자 여행객 티 팍팍 내며 셔터를 막 누르고 있는데, 강아지와 함께 산책나오신 로컬분들도 사진을 막 찍고 계신걸 봐서는 매일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닌것 같았어요.
(정작 시장에서 밥먹은 사진은 없네요)
가려고 했던 곳이 전부 아침에는 장사를 안 하셔서 시장에서 열어있는 집 아무 곳이나 찾아서 선지해장국을 먹었습니다.
뚝배기 그릇의 절반크기의 선지 덩어리가 인상적이었네요.
돌아오는 길 편의점에서 아메리카노에 평소에 넣지 않던 시럽까지 타서 마시고 슬슬 출발 준비를 합니다.
황지동을 벗어나려고 큰 길을 타자마자 맞은편의 높은 산과 제대로 든 단풍이 여긴 태백임을 상기시켜줍니다.
어제 태백시내로 진입했던 교차로를 지나 다시 31번 국도를 진입합니다.
다른 곳과는 달리 인도의 도로경계석을 크고 작은 돌들을 쌓아 만든게 인상적입니다.
잠깐만 실수하면 차 오른편을 종이처럼 구겨줄 옹벽길을 지나
고운 색동옷을 입은 산자락과 그 옆을 유유히 지나가는 강길을 지나가면
저 멀리 이상한 동굴이 보입니다.
가까이 가 봅시다.
길 따라 갔더니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은 없는것 같고, 암반에 구멍을 뚫어 차도를 만들어 놨습니다.
아무래도 오른편 다리 건너 공원 비슷한 곳이 주차장 같네요.
다시 한 바퀴 돌아 주차장을 찾아가면
깎아지른 절벽과 낮지만 가파르고 멋지게 솟은 봉우리가 반겨줍니다.
그에 비해 정작 구문소 자체는 별로 볼 것이 없습니다.
강물이 높고 단단한 암반에 저만한 구멍을 뚫고 지나간다는 점은 신기하네요.
공원 안에 예쁘게 물든 단풍이나 좀 더 구경하다가 이동합니다.
지금 부터는 어제 밤의 추위와 배고픔과 맞바꿔 온 태백의 구 31번 국도 구간을 지나갑니다.
길도 와인딩이 적절하고, 차가 많이 다니는 길도 아니라 뒤에서 막 찌르는 차도 없으니 천천히 풍경을 즐기며 이동합니다.
그렇게 가다보면 갈림길이 나옵니다.
구 31번 국도는 우회전해서 게속 가야 하지만
여기 풍광이 너무 좋더라구요
그리고 이런 곳의 자판기 믹스커피는 그냥 못지나칩니다.
좋은 풍경 아래서 믹스커피나 한잔 하고 가기로 합니다.
근데 여기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보니, 아까전에 도로 건너편의 풍광이 너무 좋아보여서
들어가서 사진을 또 찍고 있습니다.
여기서 보낸 시간이 구문소에 있었던 시간보다 더 길었던것 같네요.
사진은 이 쯤 찍고 다시 갈 길을 재촉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정말 작은 냇가를 끼고 협곡을 지나가기 때문에 제 양 옆과 앞으로는 거의 벽과 같이 서 있는 산맥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풍광은 더 없이 좋네요.
오래된 탄광의,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사택지를 지나
또다시 나오는 작지 않은 크기의 을씨년스런 사택지를 지나면
제대로 입체화된 현행 31번 국도를 탑니다.
여기서부터 청송까지는 길이 아주 좋습니다.
다만 통행량도 많고 속도 빠른 차도 많아서 느긋히 달릴 길은 아닙니다.
하지만 노루재터널을 빠져나와 31번 국도를 따라 갈림길로 빠져나오면
이렇게 느긋한 국도를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똥침놓는 차는 어딜 가지 않는군요 ㅡㅜ
가는 길에 사이클 타시는 분들도 만나고
길가에서 DSLR에 하얗고 큰 렌즈까지 끼고 풍경 촬영하시는 분도 뵙고 하면
깊은 숲 속 작은 터널을 지나 영양으로 진입하고
나오자마자 아름다운 단풍들과
기절할 것 같은 내리막 연속 급코너를 마주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살려주세요 (싹싹)
그렇게 해서 언덕을 내려오면 경사도 별로 없고 적절한 와인딩을 가진 시골길이 냇가를 따라 게속 이어집니다.
하지만 엄청나게 가파르게 깎아지른 절벽이 끊이지 않고 게속 보이는 게 여기가 경북 최고의 오지임을 게속 상기시켜줍니다.
그렇게 도로를 따라 영양읍을 우회하고
이런 곳에서 보기 드문 유리 궁전을 지나치면
(정수장인 것 같았습니다.)
자그마한 국도를 따라 교통량이 점점 증가하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앞에 가는 차들이 전부 어디로 가는 걸까요?
월천삼거리.
대부분의 차량들이 고속도로 방향으로 좌회전하지만, 저는 진보면소재지 방향으로 우회전합니다.
그리고 진보면 다 들어오자마자 좌회전을 한번 더 해주면
다시 2차선 국도를 타나, 이번에는 정비가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는 뜻은 여기도 교통량이 만만찮습니다.
양 옆의 나무들이 터널을 이룰듯한 예쁜 공원을 가로질러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4차선 국도를 쭈욱 뚫고 나가면
아랫배에서 신호가 옵니다 X_X)
급한 마음에 관광지로 사료되는 이정표를 따라 들어갑니다.
근데 관광지의 경사로가 심상찮고, 올라가기도 꽤 올라갑니다.
여기가 관광지가 맞나 의문이 들 때쯤
드디어 언덕을 올라 의성의병기념관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급한 용무를 보고(...) 탑박스를 열어 어제 마시지 못한 캔커피를 한잔 홀짝이다가 다시 출발 준비를 합니다.
(다음에....?)
함백산도 넘어보고 싶고.. 정선 영월 태백 사북 고한.. 이쪽 동네를 주욱 달려보고 싶은 ..
다음 글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