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에 이사오기 직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저 동네가 상업지역의 건물들은 싹 밀어버리고 고층 오피스텔을 세우는 게 유행인데, 나중에 가서 보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을 것 같네요. 그런데 아무것도 없다고 DRX가 인증한 오류동이라서 다시 갈 일이 있을려나?
고양이 많은 동네를 떠났으니 고양이를 보기 힘들거라 생각했는데, 요샌 고양이 자체가 늘어난 것 같아요. 이사오자마자 한장.
애기 보러 내려간 동네. 신도시 아파트단지는 참 이뻐요. 돈만 있으면 저런데 살겠지만 돈이 없군요. 3~5백만원짜리 중고차나 살까 하고 올린 글에 1, 2천만원짜리 차를 추천하는 분들이 그렇게 많을 줄이야. 물론 제가 액수를 안 써놔서 그렇겠지만 전 돈이 없습니다.
비행기 타고 올라오면서. 시간대가 딱 맞아서 해 지는 풍경을 보는군요. 이럴줄 알았으면 창가 자리로 끊는건데... 빨리 내릴려고 가장 앞부분 복도측으로 골랐건만, 정작 활주로 한가운데 내려놔서 버스에 꾸역꾸역 채우느라 보람이 없었네요.
길 가다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지나쳤던 곳으로 되돌아갔더니, 건물 틈에서 나오던 고양이가 저를 보고 멈췄군요. 사람을 심하게 경계하니까 그냥 피해줬습니다.
반면 사람을 잘 따르는 고양이도 봤어요. 목의 목줄만 봐도 사람이 키우는 애인걸 알 수 있는데요. 사진을 차분하게 찍으려고 가장자리에 쭈그리고 앉았더니-
와서 비비고 갑니다. 어린 애라서 그런가 참 부드럽더군요. 그리고 검은색이 다른 색보다 묘하게 더 부드러운것 같단 말이죠.
조카가 노랑통닭 후라이드 말고 다른 치킨은 먹질 않습니다. 저것도 맛있지만 언제 한번 푸라닭좀 먹여보고 싶은데 비협조적이군요.
집 옥상에서 본 광경. 주변 집 옥상에 어미고양이와 새끼고양이가 삽니다. 저 집에서 키우는 것 같진 않아요. 사람이 옥상에 아예 안 올라오거든요. 그래서 바닥도 지저분하죠. 어미고양이가 옆집 지붕을 넘나들면서 다니는데, 먹을 건 어떻게 들고오고 또 새끼는 어떻게 대리고 내려갈건가...
초1 조카가 이 꼬라지를 보고 '삼촌 연구실'이라고 했습니다. 뒤쪽은 더 지저분합니다. 이렇게 지저분한 곳에 연구실이란 단어를 붙이다니 황송합니다.
10년 전에 하카다분코 앞에서 줄 설때는 라멘 먹기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요샌 어지간한 동네에도 라멘집이 있네요. 이것도 옆동네 라멘입니다. 하지만 이제 저는 라멘보다는 우동을 먹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는게 문제군요.
동네 꼬맹이들이 주차장 안으로 슬금슬금 가길래 고양이라도 있으려나 했어요. 진자 고양이가 후다닥 나오는군요. 지금까지 본 길고양이 중에선 역대급으로 덩치가 크던데, 잘 먹어서 찐건지 아니면 부은건지 모르겠군요.
동네 미용실에 '고양이 만지지 마세요'라고 붙여둔 곳이 있습니다. 그곳 앞을 지나갈 때마다 고양이는 못 보고 고양이 목줄만 봐서 정말 고양이가 있기는 한건가 싶었는데 오늘 봤네요. 그리고 저게 처음 찍은 사진도 아니고-
제가 서있으니 성큼성큼 옵니다.
지가 먼저 만저달라고 하는군요. 애가 붙임성이 참 좋은데, 억지로 만지고 괴롭히는 사람 때문에 만지지 말란 글을 붙여놨나 봅니다.
미장원 고양이답게 꼬리에도 멋을 냈군요.
핸드폰 사러 갔다가 본 다른 고양이. 도로 한켠에 고인 물을 허겁지겁 먹는데, 그것도 제 눈치를 보다가 차가 오니 도망가네요. 밥은 둘째치고 물이나 맘껏 마실 수 있으면 좋으련만. 현대 도시에선 동물들이 마실 물 찾기가 쉽지 않지요.
핸드폰 사고 오면서 본 공단. 신도림을 그렇게 자주 갔어도 공장 쪽은 처음 가봤는데 이런 분위기일줄은 몰랐습니다.
4, 50년 쯤 된 근현대의 낡은 건물들을 참 좋아하는데, 덕분에 구경은 실컷 했네요. 공장 중에는 이렇게 건물만 남은 곳도 있고요.
이곳을 지도만 보고 재건축을 대비해 딱지를 사두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사자고 해도 돈이 없으니 뭐..
코로나니 어쩌니 하지만 놀러 나온 분들도 제법 보이더라고요. 모처럼의 연휴인데 놀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그러니 비대면을 강조할 수밖에 없지 않나..
저도 사진좀 정리해서 올려야되는데 계속 찍다보니 다 흘러내려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