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지름신에 대한 유일한 치료법은 구매입니다.
며칠전 생활용품점에 갔는데, 전자제품 코너를 둘러보던중 짱깨말과 어색하기 짝이없는 영어로 어쩌고저쩌고 쓰여져있는 탁상시계를 발견했습니다.
앵간해서는 더이상 디지털시계라던지 이런분야에는 현타가 와서 관심을 안 갖지만, 왠지 모르게 이 물건에 꽂혀버렸습니다. 제조국치고는 생각보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온도센서 해상력이 0.1도시단위니 안 꽃힐수가 있나요.
그냥 사버렸습니다. 사고나면 항상 현타가 심하게 와버리지만 알게 뭡니까. 안그래도 원래있던 알람시계가 스누즈버튼 스매시 파워를 견디지 못하고 작살나버려서 새 알람시계가 필요했기 때문에... 7천 8백원이나 주고 이 물건을 사왔습니다. 흑우 ㅁㅌㅊ
LED 램프 버튼을 누르면 높은도 소리의 비프음과 함께 휘황찬란하면서도 중국티가 나는 청색 일루미네이션이 들어옵니다. 이 LED의 발동조건은 램프점등 버튼 뿐만 아니라 알람이나 타이머가 다되었을때 역시 포함하고 있습니다. 타이머 맞췄을때 불이 들어오는게 생각보다 멋있더라구여.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간지'의 관점이고, 본 목적인 반사식 LCD 백라이트로써 평가하자면 하타취 그 미만으로밖에 볼 수 없네요. 안그래도 잘 안보이는 파장의 색에, LED를 켜면 투명한 부분에 빛나는 휘황찬란한 조명으로 인해 정작 백라이트가 들어와야 할 LCD 부분에는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가독성 면에서는 이게 훨씬 낫습니다. 게다가 여긴 습도계도 들어있군요 ㅗㅜㅑ
LCD를 보시면 각각의 표시항목을 나눠주는 일직선 문양의 separator가 있거든요. 일반적으로 이 separator는 꺼져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원가 절감의 목적에서 LCD의 세그먼트가 아닌 필름으로 붙어서 나옵니다. 위 온습도계 사진의 'Day' 라고 써져있는 사각형이 그 예시가 될 수 있죠.
하지만 이 시계는 그렇지 않거든요. 모드가 바뀔 때마다 각 화면에 맞게 Separator 세그먼트가 적절히 켜졌다가 꺼젔다가 합니다. 위 사진의 경우는 알람 모드라서, 온도 줄 위에 있는 세그먼트가 전부 꺼진 것이구여. 이 점은 그래도 이 시계가 중국산 탁상시계치고는 상당히 고급스럽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암시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8:00 밑에 9는 무슨 뜻이냐구여? 굉장히 신기하게도, 이 시계에는 음악 재생 기능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시계가 MP3나 WMA를 디코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고, 마치 도스시절 PC스피커같이 모노톤을 재생가능한 피에조 스피커같은게 달려있어 내장된 9개의 멜로디를 재생가능합니다.
멜로디는 <아메리칸 패트롤> <윌리엄 텔 서곡> 등등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롭고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클래식 곡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삽입곡의 대부분은 다장조로 되어있어용. 근데 아메리칸 패트롤 아시는분 얼마나있나여? 제주변 사람들은 다 처음듣는 곡이라던데...
메인 시계화면에서 'DOWN' 을 누르면 지혼자 랜덤 멜로디 재생을 시작하지만, 귀갱이라 별로 권장할 만한 기능은 아닌거 같네요. 소리도 찢어지는 소리가 들려서 짜증나는데다가, 박자가 미묘하게 안 맞습니다... 이건 대체 왜그런지 알지를 못하겠네요. 명색이 시계인데 내장 클럭문제는 아닐테고.... 암튼 도스시절 그 PC스피커의 추억을 다시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권장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별로 좋은 소리는 아닙니다.
사실 이거사러갔습니다 ㅎ
색이 많이 바랬는데... 아예 낱장으로 파는걸 제가 다 가져와버렸거든요. 국산 디스켓은 새거를 갖고있지만 이메이션 컬러디스켓은 처음 만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