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어머니와 동생과 셋이 제주도를 갔다왔었답니다.
제주도는 외가라 어머니는 자주 갔었는데 저희 둘이랑 셋이 가는 것은 7년만인지라 두근두근 했어요.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짐을 풀고
(제주도 가는 날 새벽에 구한 호텔, 노숙하는건 아닐지 걱정했더랬지요)
외할아버지가 며칠 뒤에 수술하셔서 병원으로 병문안을 갔었어요.
병원에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 미리 사간 다운점퍼 드리구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다가
어머니 친구분이 놀러 오셔서 같이 회를 먹으러 갔어요.
스끼다시로 나온 굴이랑 새우랑 문어를 야무지게 먹고
메인메뉴인 해물 모듬회를 먹었답니다.
멍게랑 소라랑 전복이랑 이것저것이 있었는데 전부 맛있어서 술이 아주 술술술 들어갔지요.
(제주시 '시골 못난이')
둘째날에는 유명한 해장국집에 어제의 어머니 친구분이 데려다주신대서 아침부터 쫓아갔어요
(전날 술이 술술 들어간 여파)
고기반 선지반 당면 반인 맛난 고기해장국 'ㅁ'//
선지를 더달라고 하면 더 주셔서 알차게 추가해서 먹었답니다.
(제주시 '은희네 해장국' 본점)
그리고 동문시장에 가서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끝자락에서 문어/새우 꼬치를 발견하고 사먹어봤어요.
탱글탱글히 잘익은 새우와 문어가 일품이었어요.
막 토치로 퐈아아ㅏㅏㅏㅏㅏ 하면서 익혀줬는데 불맛이 아주 낭낭했지요.
동문시장을 거쳐서 어머니 친구분 차를 타고 산굼부리를 보러 갔어요.
사유지여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왔는데 곳곳에 커플들이 가득가득..
날이 그렇게 좋지는 않아서 아쉬웠지만 좋은 가족사진이랑 이것저것 기념할만한 사진들을 남겼어요.
오래 걸어서 지친 몸을 이끌고
어머니 동창분이 하시는 전복 물회 가게를 갔어요.
순옥이네물회/전복물회/뚝배기 이렇게 세 종류를 시켰답니다.
삶은 문어는 어머니랑 어머니 친구분 덕분에 서비스로 나와서 허겁지겁 먹었어요.
순옥이네 물회, 소라랑 전복이랑 들어있는 시원한 물회에요.
전복물회, 위와 구성은 비슷하지만 소라가 안들어가고 전복이 더 맣이 들어가요.
둘다 맛있게 먹고, 뚝배기에 밥 싹싹 말아서 완식했어요.
(제주시 순옥이네 명가 본점)
마지막날에는 외할아버지께서 수술하시는 날이라 일찍 병원에 갔어요.
가서 할아버지 뵙구 수술 잘끝난거 확인 하고
(아침부터 병원 여기저기 심부름 하느라 기진맥진했었네요)
그래서 기력을 회복하고자 한라병원 근처의 '자매 국수' 집으로 갔어요.
면은 치자면을 쓰는데 쫄깃하고 면발이 살아있는게 일품이었어요.
수육인 돔베고기가 낭낭히 나와서 고기랑 면이랑 같이 먹으면 배가 따뜻하니 좋았었지요.
그러고 나서
바다를 보겠다고 무작정 버스를 타고 바다로 갔어요.
협재해수욕장에 갔는데 겨울이라 사람이 별로 없어서 다행이었네요
날이 그리 좋지 않아서 예쁜 바다가 곱게 찍히진 않아서 아쉬웠지만 모래사장을 뛰어다니며 동생이랑 철없이 놀았답니다.
구리구리한 날... 핸드폰에 흐린날 기능을 써서 그나마 밝게 찍었네요.
(쪼꼬미 동생)
(주책없이 팔짝팔짝 뛰어노는 몜드라고라)
이틀간 함께 해주셨던 어머니 친구분이 마지막날에도 차량 기사님을 자처해주셔서
단골가게이신 제주시 횟집인 '해모루'에 갔어요.
예약손님이 있어서 못먹을 뻔 했는데 어머니 친구분 빽으로 예약 손님 비는 타이밍을 기막히게 잡아서 앉아 먹었답니다.
(현지인 만세)
스끼다시로 나왔던 낙지와 전복.
3일 내내 전복을 먹었더니 물리긴 물리더라구요.
그래도 맛있긴 맛있었지만 //ㅁ//
이어서 나온 광어/고등어/연어 회.
동생이 고등어회를 안먹어서 헐 대박 이득을 외치며 냠냠 먹었어요.
그리고 이어 나온 메인 회.
방어회였던거 같은데 무슨 회였는지는 가물가물
게눈감추듯이 먹고보니 테이블에 영롱한 옥돔 구이가 뙇!
여기에 사진으로 찍진 못했지만 ㅜㅜ 지리탕이랑 게우밥(전복내장밥)이 나와서 옥돔구이랑 같이 야무지게 먹었어요.
게우밥은 계속 생각이 나는게 명절 끝나면 어머니 꼬셔서 다시 제주도 갈까 고민고민...
뭔가 여행은 안하고 먹을거만 잔뜩 먹은거 같지만,
한림농원도 가서 공작새랑 같이 걸어도 보고
(닭둘기처럼 사람을 안무서워하더라구요? ㅎㄷㄷ)
시비거는 냄새나는 타조랑 눈싸움도 해보고
(위험위험)
제주의 노을도 잔뜩 보고 왔답니다.
아주 어릴때 빼고는 제주를 이렇게 다녀본적이 없었는데 오랜만이라 그런지 감회가 새로웠어요.
다음번엔 아버지랑 같이 네식구가 가서 더 야무지게 먹부림 하다 와야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