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깨다를 반복하다 예정보다 한시간이나 일찍 일어났습니다. 그와중에 아침에 엄청 추웠는데 어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전기매트가 있네요. 오늘은 꼭 켜야겠습니다.
아침에 할것도 없고 배도 고파서 강릉 시내를 돌아다녀 봅니다. 강릉역 부근이 다른 역과 다르게 인력소가 엄청 많더라고요.
영화관과 할인마트를 겸해서 그런지 유달리 크기가 컸던 건물. 아무래도 근처에 큰 건물이 그다지 많질 않아서 그런지 더더욱 커 보였던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침은 맥모닝으로 해결합니다. 생각보다 든든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앉아있기도 좋아서 이럴땐 맥날이 나쁘지 않습니다.
맥날에서 시간을 죽인 후 렌트카를 인수합니다. 회색 렌트카는 난생 처음이고 인수받는 사람보다 더 꼼꼼하게 확인하는 렌트카 업체도 처음입니다.
기름을 넣으러 갔던 대관령의 한 휴게소(정작 주유소는 없었습니다.) 가뜩이나 길이 험한데 길 군데군데 살얼음이 끼어있어서 운전하는데 꽤나 애먹었어요. 근데 정작 현지인으로 포터가 저를 제치며 쌩쌩 달리는 모습을 보곤 벙 쪘습니다....
첫번째 목적지는 삼양목장 입니다. 저는 대관령에 목장이 이것밖에 없는줄 알았는데 올라오면서 보니 이래저래 목장이 꽤 많이 있더라구요?
참고로 평소엔 버스를 타고 올라가는데 겨울에만 차를 끌고 올라가게끔 하는 모양입니다.
올라오면서 찍은 풍력발전기. 위의 휴게소에서 본 풍력발전기도 어지간히 가까이 있는거긴 한데 이건 훠얼씬 가깝습니다. 그래서 휴게소에서 봤을땐 그저 크다.... 정도로 생각했지만 여기서 보니 인간의 기술력에 그저 감탄을 금할수가 없었습니다. "붕~붕~" 하면서 돌아가는 소리를 듣자니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계속 올라오다 보면 차들이 이렇게 많이 주차되어 있는 장소를 발견할수 있는데 여기가 정상입니다.
이 눈길을 내려가면 전망대가 있습니다. 길이 미끄럽더라고요.
다만 오늘은 날이 생각보다 흐렸는지 아니면 생각보다 미세먼지가 많았는지 강릉이 잘 보이질 않았네요.
그렇다고 딱히 실망스럽진 않습니다. 이 경치 만으로도 눈 호강은 충분히 합니다.
내려오는길에 잠시 들른 사랑의나무. 열심히 기도를 했으나 아마 옆에 있던 커플들이 제 기도를 뺐어간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참고로 겨울엔 방목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입구쪽에 있는 시설에서 양들에게 먹이를 줄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저 건초가 먹이인줄 알고 먹이를 주려고 했는데 부담스럽게 들이대기만 하고 정작 건초를 먹질 않더라고요.
그와중에 저 빨간색 양이 파란색 양을 들이받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엄청 세게 들이받더라구요. 너무 깜짝 놀라서 양 먹이고 뭐고 줄 생각이 싹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제 먹이나 챙기러 갔습니다. 참고로 양 먹이는 여기서 팝니다.
삼양하면 라면이죠. 애시당초 마트에 식사로 먹을만한게 라면 빼면 별로 없습니다. 저 맛있는 라면이 어릴때 상당히 맛있게 먹었지만 요즘 파는곳을 거의 보질 못해서 종종 아쉬웠는데 여기 있었네요.
다만 추억은 추억으로 남기는걸로..... 맵기만 합니다.
그래도 아이스크림은 꽤 맛있습니다. 약간 비싼 감이 없잖아 있는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정직하게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걸 먹고 바로 주문진으로 갔습니다.
내려오는길도 꽤나 힘드네요. 가뜩이나 다리 힘이 살짝 풀린 상황이라 더더욱 말이죠.
참고로 여길 찍은 이유가 올라오면서 이 광경이 상당히 멋있다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대자연과 토목기술의 조화랄까요(?)
주문진을 갔습니다. 사실 주문진은 주문진항과 주문진해변 이렇게 두개가 있는데 적어도 전 누가 주문진 갔다고 하면 주문진해변을 갔다고 생각을 하렵니다. 너무 멋있었거든요.
제가 꽤나 어릴때 예전에 미국 사는 이모집을 놀러가서 한번 해변가를 놀러간적이 있었는데 여기는 사람도 별로 없고 차도 보이지 않고 횟집도 없고 노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평화롭고 고요한 그 풍경 때문에 정말 행복했었던 기억이 아직까지 납니다. 그리고 주문진도 여기 못지않게 조용하니 아주 마음에 듭니다.
다만 커피는 아주 마음에 안드네요. 시큼한 보리차 맛이 납니다. 나름 평 좋은곳을 골라서 갔는데 이러네요. 나중에 버렸습니다.
정동진을 본 후 7번 국도를 따라 윗쪽으로 끊임없이 올라갔습니다. 그저 드라이브가 하고 싶어서 발길 닿는대로 움직였습니다.
아마 정암인가 그렇습니다. 국도변에 졸음쉼터가 있는것도 퍽 신기한데 경치도 나쁘지 않고 살짝 졸음이 와서 잠시 쉬다 갔습니다. 경치에 비해 화장실이 아주 더러웠네요. 술 먹고 토한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휴지도 없고요.
생긴것만 보면 수도권에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신도시 처럼 생겼지만 여긴 속초입니다. 여기 지나고도 신축 아파트가 어지간한 신도시급으로 많더라고요. 이 동네도 나름대로 발전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7번 국도를 타고 계속 올라가다가 이러다간 북한까지 가겠다 싶어 여길 갔습니다. 여길 올릴까 말까 하다가 어차피 정치적인 요소도 별로 없고 해서 걍 올립니다. 불편하면 말씀주세요.
인근에 이기붕별장, 김일성별장 등 여러 관광지를 묶어 3천원에 팔고 있었습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라고 씌여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국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가 아니란 말입니다.
현 시점에서 봐도 꽤나 대단한 학력인데 다소 신기한건 석박사간 차이가 5개월밖에 안되는게 꽤 신기하네요. 석박사통합과정일까요?
조금 올라오면 이런 건물이 있는데 여기가 별장인 모양입니다.
다만 내부는 다소 평범합니다. 그리고 저 프란체스카 여사의 얼굴이 살짝 무섭게 생겼....
이런곳도 있지만 여긴 정치적인 내용이 다소 있어서 스킵.
여긴 이기붕별장인데 예전엔 군 관사로 쓰였던 모양.
이승만별장이랑 내용물은 그닥 차이가 없습니다.
화진포의 성(김일성별장)은 언덕 위에 있습니다.
이름과 다르게 교외지역에 있는 별장처럼 생겨먹었어요. 한번 복원과정을 거치며 저렇게 된 모양입니다.
다만 김일성별장이라는 이름은 낚시에 가깝습니다. 김일성 관련한 내용은 저거 하나가 전부입니다.
그대신 홀 일가의 행적이 더 자세합니다. 똑같이 이곳을 별장으로 썼는데 누구는 낚시 소재로 쓰이고 누구는 이렇게 구구절절 소개를 해주는게 다소 억울(?) 할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홀 별장 이라고 하면 누가 오겠습니까. 막말로 저도 이름에 낚여서 온건데요 뭐.
아무튼 세개의 별장을 돌고나서 드는 생각은 참 돈값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꼴랑 3천원인데도 돈값 운운할 수준이라면 대충 어떤 수준인지 감이 올듯 합니다. 또한 볼거리가 적은것도 적은것이지만.....
근처에 제대로 된 가게가 없습니다. 식사시설은 고사하고 카페 하나 있는게 전부입니다. 바로 옆에 군 휴양시설이 있고 거기에 군 마트가 있긴 한데 아시다시피 군 마트는 민간인이 못쓰니 사실상 없는거나 다름 없습니다.
그래도 화진포가 꽤 볼만합니다. 특히 물이 상당히 맑아요.
밥은 속초에서 해결합니다. 가리국밥이라는 음식을 먹었는데 함경도 전통음식이라네요. 그건 그렇고 조합이 참 해괴하네요. 콩나물+쇠고기라니.....
근데 정말 맛있습니다. 너무너무 맛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보면 죄다 함흥냉면 아니면 순대국만 먹던데 이게 이해가 안갈만큼 맛있습니다.
대충 콩나물국밥+갈비탕+해장국을 섞은 맛인데 저 세개의 국밥의 장점만을 합친 음식입니다. 그러니까 콩나물국밥의 시원함과 갈비탕의 진한 맛과 해장국의 칼칼함만을 적절히 섞었다고 보시면 될것 같습니다.
가격이 9천원으로 다소 비싼게 흠이지만 쇠고기의 양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딱히 단점이라고 보진 않습니다. 여러분들도 속초를 가실 일이 있다면 한번 먹어보세요.
배가 부르니 구경 좀 하며 배를 꺼트립니다. 크루즈선이 있는데 생각보다 크게 느껴집니다. 해외 선사의 빌딩만한 크루즈들은 얼마나 큰건지.....
강릉으로 들어가는데 너무 피곤해서 커피 한잔 마시고 갑니다. 안그래도 한번쯤 가고 싶었던 곳이었어요. 한국 커피업계에서 꽤나 유명한 박이추 명인의 카페입니다.(정확히는 분점입니다. 본점은 근처에 있어요.)
이 카페의 특이한 점으론 사진과 같이 메뉴판도 있고 좌석을 한번 지정하면 옮길수가 없고 계산도 후불로 합니다. 사실상 음식점이랑 비슷한 시스템이에요. 이래서 사람들 사이에선 불만이 꽤나 많은걸로 알고 있는데 적어도 제가 갔을땐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딱히 불만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알바들이 불친절 하다는 말도 꽤 있었는데 제가 느끼기엔 꽤나 친절하더라구요.
그 유명한 파나마 게이샤를 마셔봅니다. 돈을 물쓰듯 하는 여행때나 마시지 언제 마시겠습니까.정작 집 근처 카페에서 파는 파나마 게이샤보다 더 저렴한건 함정.
제가 마시면서 느꼈던 점은 저 메뉴판의 설명과 90% 이상 일치합니다. 저기서 좀 더 보태자면 제가 어릴때 당이 전혀 안들어간 외국산 과일주스를 마셨을때 달긴 커녕 꽤 상큼하면서도 쌉쌀했지만 꽤나 향기로웠다고 기억을 하고 있는데 이게 그렇습니다. 꽤나 상큼하고 쌉쌀하지만 꽤나 향긋합니다. 그리고 그 무게감이 차의 그것과 비슷합니다.
헌데 마시면서 계속 드는 의문은 제가 왜 차를 마시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저는 분명 커피를 마시러 온건데 왜 차를 마시고 있지 하면서 말입니다..... 뭐 아직 커알못이니 나중에 이 가치에 대해서 잘 알게 되는날이 오겠죠.
이 커피를 마시고 이마트 잠시 들렀다 바로 들어왔습니다. 오늘 너무 많이 돌아다녀서 그런지 피곤합니다.
오늘은 블루문이랑 올드 라스푸틴을 마셔봅니다.
덕분에 이것저것 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