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르진 않지만 밥은 먹었으니 이제 뭘 할까 생각해 봅시다. 원래는 마지막 날 진주만을 가려 했으나 도저히 시간이 안될것 같아서 월마트나 가기로 했습니다.
굴절한 굴절버스.
백팩을 짐 보관함에 쑤셔 넣습니다. 나중에 꺼낼 때 안 열려서 곤욕을 겪었는데, 직원분이 문을 누르면서 열라고 하시더군요.
난난난난난 난난난난난 해피- 해피- 해피 아 이게 아니지.
하와이니까 알로하한 티셔츠를 파는군요. 기념으로 한장 샀습니다. 하와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오아후 섬이 그려져 있는걸로요.
알로하의 선물을 주세요. 일단 눈도장만 찍어두고 다음 코너로 건너갑시다.
하와이가 일본인들이 워낙 많아서 일본 식재료를 많이 팔더군요.
솔직히 말해서, 일본 슈퍼 가면 먹고 싶은게 많았거든요. 지금은 방사능이다 뭐다 해서 먹기가 찝찝해졌으니 그냥 포기했는데.
그런데 미국 슈퍼에서 파는 과자들은... 크게 땡기지가 않아요. 입맛의 차이인가 봅니다.
2층에 가니 TV를 파는군요. VIZIO를 여기서 보다니.
게임도 팝니다. 처음에는 신기하다 생각했는데, 한국도 대형 마트에서 파는 것들이네요.
가장 신기한건 이거. 카트 전용 에스컬레이터입니다. 한국처럼 길게 무빙워크처럼 늘이는 게 아니라, 급격한 경사를 카트만 넣어서 내려가고 올라오도록 만들었네요.
대단히 사고 싶었으나 6개를 묶어서만 파는군요.
미국 물가가 이럴 땐 싸요. 인건비 덜 드는 건 대체적으로 싸다고 하면 되겠네요.
옷을 좀 갈아입고 싶은데 화장실이 안 보이는군요. 월마트 화장실은 물건 판매구역 안에 있는데, 월마트에서 산 옷을 월마트로 도로 들고 가서 갈아입는 그림도 좀 애매해서...
그래서 화장실을 찾아서 다운타운을 헤멥니다. 거대한 푸들이 지나가는군요.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정보지-라고 쓰고 광고지가 곳곳에 많이 보입니다. 한국어도 한종류인가 있어요.
참새.
하와이 말은 가게 이름이나 길 이름, 지명에서는 많이 쓰더군요.
화장실은 못 찾고 다운타운만 계속해서 빙빙 돕니다.
카메하메하 대왕이십니다. 업적은 하와이 통일.
예수도 알로하
알로하는 단순히 헬로우가 아니라 온갖 좋은 의미는 다 들어있는 줄임말입니다.
A-Akahai (아카하이): 친절, 부드러움
L-Lokahi (로카히): 통합, 조화로움
O-Olu’olu (올루올루): 화합, 기쁨
H-Ha’aha’a (하아하아): 겸허, 겸손
A-Ahonui (아호누이): 참을성, 인내
선인장이 저를 툭툭 칩니다.
쌍무지개를 보는군요. 제주도에 처음 갔을 때 이후로 얼마만인가...
비가 오다 말다 해서 무지개가 잘 보입니다.
크게 한 장.
소나기가 쏟아지니까 어딜 가기도 애매하고, 어디 앉기도 애매하고, 화장실은 보이지도 않는군요.
노숙자들이 처마 밑을 점령하고 있는 걸 보니, 공공 화장실을 개방하지 않는 것도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한시간을 돌아도 화장실을 못 찾았을 줄이야.
버스 운전 연수를 이런 식으로 하네요. 운전 기사분 외에 두명이 뒤쪽에 더 계셨어요.
엣날 집이군요. 어새신 크리드 3이 생각나는 그 집. 게임 이야기하니까 생각났는데, GTA SA가 라스 베이거스 재현을 참 잘했어요(?)
결국 화장실이고 뭐고 포기하고 다시 공항에 가기로 했는데 그것도 문제입니다.
구글 지도를 보고 정류장까지 가서 버스를 기다림 -> 구글 지도에서 버스가 도착했다고 뜨는데 버스가 안 옴 -> 길 건너편 정류장에 그 버스가 지나감 -> 그런데 버스 진행 방향으로 보아 건녀편에 지나가는 버스는 절대로 공항에 가지 않음 -> 10분 정도 더 기다려봤지만 버스가 안 옴 -> 망했구나 싶어서 우버 호출 -> 나는 알라 모아나 센터에 있는데 우버는 와이키키 한복판에서 출발 -> 그 와중에 공항가는 버스가 옴 -> 버스를 타고 우버는 취소해서 쌩돈이 위약금으로 나감 -> 버스가 손님으로 가득 찼는데 정류장마다 서면서 느릿느릿하게 감 -> 휠체어 탄 분이 버스를 세우고 탑승을 요구 -> 공간이 없으니 다음 차를 타라고 버스 기사분이 말해도 소용 없음 -> 결국 타고 나중에 내리느라 시간 소모 ->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우버 탈걸.
사진은 버스 손잡이입니다. 평소에는 저렇게 위로 올라가 있다가 저걸 잡으면 아래로 꺾입니다.
공항은 공항대로 또 대환장 파티인게, 출국 수속 전에 보안 검사만 하는데 1시간이 걸려요. 분명 여유 있게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보안검색을 강화해서 사람마다/짐마다 일일이 검사를 하더라고요.
2시간 전은 택도 없고 3시간 전에 와도 부족하군요.
어쨌건 겨우 출국 수속을 마치고 파인애플 섭취. 와이키키의 파인애플 주스는 결국 다시 마시지 못했군요.
점심도 못 먹어서 비이싼 핫도그를 샀습니다. 생각해보니 소스도 안 발랐군요.
한숨 돌리려는데 카운터에서 저를 불러요. 이젠 또 뭔가, 짐이 비행기에 안 실렸나 등등의 생각을 하면서 카운터에 가니, 저를 호출한 직원은 다른 곳으로 갔더군요. 아니 왜 사람은 불러놓고 다른 데로 간거야.
용건은 옆자리에 애기가 타니까 자리를 바꿔주겠다고. 갑자기 불길함이 증폭되는군요.
하지만 비행기 자리 1/3이 비어 있어서 몹시 편하게 왔네요. 애가 별로 울지도 않은 편이고요.
올때 밥은 한식. 이 비행기는 한국에서 귀국편까지 다 실어오나봐요.
중간밥은 신라면...인데, 물이 뜨겁지 않아서 불린 라면에 가깝습니다.
마지막 밥은 샌드위치.
그리고 한국에 왔습니다.
갈 때는 온갖 신기한 것들을 보고, 돈 많은 사람들이 유유자적하게 즐기는 모습만 봤어요. 하와이 희망편 쯤 되려나.
올 때는 비를 피하는 노숙자들만 많이 봤네요. 사람 사진을 안 찍어서 올릴 건 없지만. 그래서 하와이 절망편이 되겠군요.
라스 베이거스도 마찬가지. 처음에는 스트립을 안 벗어나니 화려한 것만 봤고요. 마지막 날에 우버 타고 진짜 사람들이 사는 곳을 보니 분위기가 확 달라졌어요. 사진은 없지만.
한국에 오는 관광객들도 서울역에서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