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10일, 세 친구와 대만을 다녀왔어요.
덥고 습하고 걸핏하면 비가 내리던 대만이었는데,
어? 말도 안 되게 날이 좋았습니다.
나흘 내내 보송보송한 대만이라니, 믿을 수 없어요. (기온 20~24도)
날이 구릴 걸 예상하고 먹투어를 계획했거든요.
숙소에서 기분좋게 나와 찾아간 아점 첫 스팟,
'텐진총좌빙'입니다.
중국의 아침 포장마차에서 사 먹던 '빙' 보다는 도톰하고 쫄깃한 식감이 좋았습니다.
다른 토핑 없이도 한국의 납작만두보다 속이 제법 알차고 든든하군요.
가격은 25원. 한국 돈으로 1천 원쯤 됩니다.
다음 먹이를 찾아 어슬렁어슬렁.
으...두번째 스팟인 '딘타이펑'입니다.
샤오롱바오를 잘 만드는 본점이라 웨이팅이 만만찮아요.
낮 12시쯤 번호표를 뽑아뒀는데도 입장에 걸린 시간은 1시간 반.
음... 주문을 합시다.
미쉐린이 인정한 글로벌 맛집이라 한글 패치 수준은 괜찮군요.
가격은 한화로 대략 5.4만원
이날의 딘타이펑 한상차림. 이정도면 훌륭하지 않나요?
전혀 모닝하진 않지만 메뉴판에 없는 '공심채' 정도는 시켜야 인지상정.
아, 당연히 샤오룽바오는 정석대로 먹어줘야죠.
젓가락으로 만두피 옆을 쿡 찔러 터져 나온 육즙을 쓰읍 빨아마시고,
간장에 살짝 저민 생강채를 몇 개 올려 입에 가져갑니다.
으음 맛이 좋구나.
자글자글한 버블티 스웩으로 다음 스팟을 찾아갑시다.
걷다 지치면 택시나 우버 짭을 부르면 되니까 상관없어요.
힙하디 힙한 로컬 상권을 뒤지다
명동의 뒷골목이 떠오르는 곳을 발견했죠.
그렇습니다. 세 번째 스팟인 '아종면선'입니다.
울면처럼 걸쭉히 끓여낸 곱창국수의 짭조름한 맛을 오롯이 즐기셔도 좋지만,
기호에 따라 고수와 다진 마늘을 넣으면 더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가격은 한화로 2천원이면 됩니다.
대만 가정식 식당 '진천미'를 털어봅시다.
크흠...
ㅇ
깍뚝 썬 두부를 부쳐서 간장에 조린 것인가...했는데,
엌 연두부...o_O
계란찜보다 몽글몽글하고 부드러워,
제 어설픈 젓가락질에 쉽게 찢어발겨 버렸습니다.
잘못했네요. 스푼으로 떠먹을 것을.
청경채와 공심채 그 사이.
아, 이거 예전에 비린내 나는 생선찜에 하나씩 올려먹던 거였는데...
생각이 안 나는군요.
역시 반찬은 고기죠.
철판에 자글자글 익어가는 간장제육을 외면하면 벌받습니다.
전분을 살짝 묻혀 부친 새우랑 파인애플에
마요네즈 소스를 끼얹어 버무린 반찬.
칵테일새우보다 말랑하고 보드랍습니다.
아 제육만 먹으면 소화가 안 되니까(?)
등갈비찜도 하나 추가해 봤습니다.
뼈와 고깃살을 발라내는 게 너무나 쉽군요.
으음~~ 고기 맛이 참 좋구나.
숙소로 향하는 뒷모습입니다.
이대로 씻고 자도 기분좋게 살이 차오를 밤입니다......
만
천고마비의 계절이니
더 열심히 살을 찌웁시다.
치파이랑 전병, 오코노미야끼처럼 부쳐낸 부침개 정도?
두루두루 골라 사 먹습니다.
자잘하게 먹고 마실 걸 샀더니 다해도 2만원이 채 들지 않는군요.
다음 편에 계속...
배부른 하이에나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진천미 꼭 가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