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는 다양한 고양이 카페가 있지만 개중에 유기묘를 모아 운영하는 곳은 드뭅니다.
작년 겨울에 방문했던 고양이카페 <집사의 하루>는 지대 높은 강남의 유일한 유기묘 카페였습니다.
서른마리에 가까운 고양이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아픈 고양이는 병원에 가 있기에 실질적인 고양이 두수는 적습니다.
숨어 있는 냥이들도 있고요.
위의 설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품종묘가 굉장히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왜 유기묘 카페인데 품종묘가 이렇게 많은가 했는데
사장님이랑 대화해보니 값이 비싼 품종묘일지라도 버려지는 건 매한가지임을 느꼈습니다.
대개 펫샵이나 인근 고양이카페가 망하면서 유기되는 애들이더라구요.
물론 직접 사람이 고양이 카페 앞에 유기하고 가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이 고양이카페는 2개의 작은 구역과 큰 공동 구역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작은 구역의 책장에 올라가있는 러시안 블루.
잠이 덜 깬 모습이 귀엽습니다.
구석에 숨어있던 메인쿤
사실 메인쿤이라고 하기엔 좀 작은 친구라 믹스인가 싶습니다.
금방 현관쪽 찬장에 올라가서 자리매김 하더라고요.
머즐이 두꺼운게 제 취향입니다.
땡글
요염한 자태
덩치가 작길래 암컷인가 했는데 수컷이었습니다.
캣타워 위에서 못마땅히 내려보는 저 냥이의 아빠묘거든요.
먼치킨 장모인 고양이도 있습니다.
쉽게 볼 수 없는 종의 친구인데 이친구도 어디서 많이 구르다가 왔답니다.
풍선한 꼬리
먼지떨이인줄
좌식 탁자와 비교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작습니다.
아기냥이 같지만 그래도 성묘입니다.
생선 인형 근처에서 자고 있길래
장난을 쳐봤습니다.
먼치킨은 귀엽지만 연골도 약하고 척추도 약해서 유전병이 많은 종이어서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음을 느끼는 종이기도 합니다.
역광이지만 늠름한 벵갈
이 친구의 이름은 앨버트인데
이 카페의 엘러베이터에 케이지째로 버려져서 앨버트 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고양이카페를 여럿 다녀봤지만 이친구만큼 큰 벵갈은 처음 봤어요.
덩치도 무늬도 쇼에 나갈만큼 고퀄리티의 친구인데 어쩌다 버려졌을까요.
강남이니 돈 많은 사람들이 키우다가 버렸으려나...
이 친구는 아비시니안 아비입니다.
귀가 안들리는 친구라 고개를 모로 기울이고 다닙니다.
성묘임에도 엄청 작아서 아깽이 같습니다.
장애가 문제이려나요
역광사진이 또 나왔군요. 고양이의 옆태는 정말 사랑스러워요.
정말 작아서 성인 여성 팔뚝만했습니다.
페르시안으로 추정되는 하얀 친구.
저기서 내내 안내려오더라구요
이쁘니까 봐줌
페르시안으로 추정되는 까만 친구
못마땅하니 쳐다봅니다.
움직이 많지 않아요.
식빵 굽기 전의 앨버트
쇼파 위에서 식빵 굽는 앨버트
천장에 설치된 구조물에서 내려다보는 스코티쉬 폴드.
두툼한 볼살이 인상적입니다.
졸린가봅니다
그 옆에 떡이 된 스코티쉬 폴드2
동글동글합니다.
씽나게 노는 앨버트와 아비
이것은 냥팽이인가 싶습니다 슝슝.
아비는 청각장애가 있어서 그런지 작은 움직임에도 예민하게 반응해서
오뎅꼬치가 흔들리기만 해도 미친듯이 점프하더라고요
신기했음
아까 그친구 인 것 같은데 아무튼 기글의 가해하매님댁 엘리를 닮은 스코티쉬 폴드.
납작한 이마가 포인트입니다. 귀여워.
이 친구는 이름이 기억 안나는데
제 무릎을 차지하고 앉은 요오망한 샴 냥이입니다.
다리 저려서 그냥 쫓아냄.
아까 자던 친구
도도합니다
동그란 얼굴 귀여웡...
고양이카페 공동구역의 모습.
중앙의 캣타워가 탐났습니다.
크고 아름다워...
아비와는 다른 아비시니안
예쁘고 도도했습니다.
구석의 아메숏?
귀엽습니다.
어느새 일행의 자리를 뺐은 고양이.
졸린지 금방 잠듭니다.
잠듭니다....
잠..듭..니..다....
고양이카페가 대개 그렇듯이 고양이들이 금방 지치고 잠들어서 2시간정도 있다가 나왔습니다.
굉장히 품종묘가 많고...
유기묘다보니 순화에 몇 주, 몇 달이 걸리는데 그 새에 새끼를 배는 경우도 있고 해서 개체수가 많습니다.
이건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어서...
사장님이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으시고, 수의 테크니션 했던 경험으로 고양이를 케어하시는데
사장님과 유대를 쌓고 중성화를 시키는 타입이시더라고요.
그러다보니 그 사이에 새끼냥이가 생기고...
고양이 분양도 하신다는데 유기묘 중 품종묘는 안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사람들이 대부분 메인쿤이나 벵갈, 먼치킨 친구를 데려가고 싶어해서 그런가봅니다.
고양이 카페가 폐업하게 되면 유독 유기묘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다수는 다른 고양이 카페로 가거나 공장에 가서 새끼 낳는 기계가 되죠.
이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도 그런 냥이들을 여럿 데려와서 기르고 계십니다.
집에 40마리, 카페에 30마리, 삼청동 카페에 30마리 넘게 케어하고 계시다니 대단하시지요.
저는 정말 브리티쉬숏헤어의 동그란 얼굴과 메인쿤의 큰 덩치를 좋아하지만,
묘연이 닿지 않는다면 유기묘를 들여야지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입니다.
야심한 밤, 귀여운 고양이 보시고 좋은 꿈 꾸세요.
굿나잇.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