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가지 이유 때문에 LG G6에서 삼성 S8로 기변했습니다. 카메라 AF 오직 하나요.
에어컨 실외기 아래를 들쑤시는 야옹이. 쥐라던가 바퀴벌레라도 봤나 봅니다.
돌아다니는 사람 구경하는 동네 고양이.
시장에서 발견한 아기 고양이. 저 상자의 이름을 따서 '포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시장 아줌마가 은근히 뿌듯해하는 어조로 말하길, 저 고양이를 아무리 내려놔도 계속 저 자리로 올라온데요. 방울까지 달아둔걸 보니 키우는 거나 다름 없군요. 방울 소리는 고양이가 별로 좋아하진 않겠지만.
이상의 고양이 사진을 찍을 때 절반은 AF가 나갔어요. 제 사진 찍는 스타일에 문제가 있느냐? 그렇다고 보기에는 S7 쓸때는 그냥저냥 쓸만했습니다. 그래서 S8로 바꾸고, 핸드폰에 남아 있는 사진들을 몰아서 올려 봅니다.
어제는 밀린 일을 다 끝내고 모처럼 나갔던거라 사진이 좀 있네요.
건물 리모델링을 저렇게 하는군요. 최신기술을 처음 봤습니다.
점심은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다음지도에서 엄청난 수의 리뷰를 보고 들어간 명동교자. 먹어보니 유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만두 피가 엄청 얇아요. 그냥 고기소를 감싼 밀가루 막 정도? 거기에 보는 맛도 있지요.
비빔국수는 맛이 아주 강렬합니다. 클로렐라였나, 뭐 그런게 들어간 녹색이던데.
그리고 칼국수. 지금까지 먹어본 면 요리 중에서 가장 면발이 부드러웠습니다. 국물은 걸쭉한게 재료를 아낌없이 넣은게 틀림없군요.
어지간한 칼국수집 가면 맛있다 맛없다 이정도 평가는 바로 나오는데, 이 집은 평가가 안되요. 왜냐하면 이런 칼국수는 이집 하나밖에 없거든요. 리뷰 1200개 받아 마땅합니다.
목적지로 가는 도중 발견한 그림. 명동 한복판에 저런게 왜 있나 했더니만
요새 유행하는 건 다 붙였군요. 뭐 돈 내고 고용한 모델이니 전혀 상관 없지만.
처음에는 유니클로 저가형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온다기에 그거인가 했더니만.. 저 SPAO란 곳이 '이랜드'에서 유니클로 컨셉으로 운영한다는걸 알게 되니 흥미가 0으로 떨어졌어요. 믿고 거르는 이랜드.
명동은 환전 때문에 나름 자주 갔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글로벌한 김밥천국은 이번에 처음 봤습니다. 역시 모든 골목을 다 들어가보지 않는 이상 확신하면 안되요.
그리하여 어제의 목표는 피크닉. 사카모토 류이치 전시회를 한다기에 가 봤습니다. 전시회 그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1. 엄청나게 난해합니다. 저마다 머리 속에 저만의 세계는 있겠지만 이번에는 그게 극대화됐네요. 이게 DC의 누군가가 그림으로 그리면 싸이코패스라는 소릴 듣겠으나, 사카모토 류이치처럼 성공한 사람이, 많은 시간과 자본을 들여서 준비했다면 관심을 갖고 봐주겠죠.
2. 비교적 젋은 나이에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거장 음악가가, 소싯적에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음악은 다 해보고(물론 100% 다 그렇다는 말은 아닙니다. 엘로우 매직 오케스트라 시절 음악만 해도 머리 아픈게 좀 섞여 있으니..), 개인적으로도 힘든 시간을 겪은 후 이젠 '음악'에서 '악'을 빼고 '음', 소리 그 자체만 남겨둔게 아닐까 싶더군요. 메이킹 필름 보니까 소리에 엄청 집착을 하는것 같았어요.
3. 전시회 중간에 '영화 음악을 만드는 것처럼 작업했다는 다큐멘터리가 있던데, 이걸 보고 나니 이해가 좀 될랑말랑하네요.
결론: Merry Christmas Mr. Lawrence 같은 클래식/피아노 스타일의 영화 음악만 듣고 여기를 가야겠다고 생각하면 엄청 놀랄겁니다. 그거야 음악가 개인의 지극히 일부일 뿐이니.
건물이 꽤나 예뻐서 곳곳에 저런 안내문이 있더군요. 남의 공간에서 몰래 찍는걸 재주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남산 언덕 위에 있는 건물이라 접근성이나 구조가 참 기괴합니다. 그래도 전시회는 빼고 건물 자체만으로도 와볼만 하네요. 일단 풍경이 좋고, 1층 기념품 가게에 대단히 재밌는 물건들이 많고(아주 마음에 안 드는 물건들도 있지만), 미슐랭 원스타 레스토랑도 있더군요(비싸서 저랑은 상관이 없지만).
깊이 6m짜리 수조에 물방울을 떨어트리고 진동을 주는 전시물. 물이 깊으니 하나의 스크린같더군요. 전시 그 자체를 이해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이런 기술적인 부분은 꽤나 재미있었어요.
전시장 복도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 남산도 이렇게 개발이 중구난방인데, 다른 동네라고 해서 뉴타운이 제대로 될까 생각도 듭니다.
옥상에서 보는 풍경은 괜찮았어요. 저기에서 잉여하게 지낼 여유가 없어서 문제지.
저녁은 이태원 맥파이. 하와이안 피자를 먹었습니다. 여기는 맥주도 맛있지만 단순한 맥주집으로 소개하기엔 피자가 너무 맛있단 말이죠.
1인 1피자는 해야하니 버섯피자. 3종류의 버섯을 양념에 졸여서 도우 위에 올리고 그 위에는 허브를 잔뜩 뿌렸습니다. 버섯 양념이 조금만 덜 짰으면 아주 완벽했을터.
오늘은 라멘이 땡겨서 잠깐 다녀왔습니다. 부탄츄는 오래간만이네요. 라멘 자체는 괜찮은데 같이 시킨 카라아게가 튀김옷이 덩어리져 달라붙어있는 게 아쉬웠습니다. 기름덩어리 튀김옷 맛이 너무 심해지거든요. 튀겨낼 때 튀김 반죽을 좀 털어내면 덜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