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정비사인 평범한 드라이버 입니다.
그런데, 차를 고치는 정비사인 제가 하기 싫어하는 일 중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자기 차 고치기" 입니다.
남의 차 고치기도 빡세 죽겠는데 제 차 마저 고장이 나 있다면 진짜 고치기 싫어요.
그런데 결국 일이 터졌습니다.
용산 다녀오는데 서울 한복판에서 브레이크가 밀려 사고가 두어번 날뻔하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차가 기름을 많이 먹는 주제에 힘도 없습니다.
의심되는 부위를 점검해 봤더니... 우려했던 일이 터졌네요.
이 부품이 고장이 났습니다.
휠 실린더라고, 드럼 브레이크에서 브레이크 라이닝에 힘을 가해주는 장치인데, 이게 완전히 쩔어서 꼼짝도 안합니다.
제 자가용엔 쉐보레 스파크는 앞에 디스크 브레이크, 뒤에 드럼브레이크를 쓰는 차량인데
앞브레이크가 정상작동해도 뒤 브레이크가 제대로 걸리질 않으니 급브레이크를 아무리 밟아봤자 차가 쭈우우욱 앞차 엉덩이를 향해 달려갈테고
그렇다고 브레이크가 제대로 풀리지도 않으니 엔진이 비명을 질러라 밟아 제껴도 실제로는 차가 나가질 않겠죠.
가차없이 이 부품을 고철장에 버리고, 새걸로 달아준다음 필수 정비 절차를 거치고 나니 정상이 되었습니다.
차가 잘 멈추고, 잘 갑니다.
원인이 뭔가 싶어서 한번 이 휠실린더라는 부품을 터트려 봤습니다.
부품에 녹이 있습니다.
원래 자동차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작동시키는데 사용하는 브레이크 오일은 수분을 머금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수분은 철에 부식을 일으키죠.
따라서 브레이크 오일을 잘 갈아줘야 하는데, 이 차는 전 차주가 브레이크 오일을 잘 교환하지도 않은탓에 결국 녹이 나서 움직여야 하는 부위가 녹으로 쩔어붙은거죠.
물론, 이 휠 실린더의 재질 자체가 녹이 잘 나는걸로 만들어졌다는 증언도 있기에 꼭 전 차주를 욕할 상황도 아니겠지만요..
탈것은 주기적으로 정비를 잘 해줘야 합니다.
누군가는 그거 돈벌려는 수작아님? 이러면서 폄하를 하기도 하지만
고장나면 사람목숨 잡아갈수 있는 부분은 돈 아껴서 좋을게 없습니다.
바퀴가 4개 넘게 달렸던, 딱 4개 달렸던, 세개 두개 한개던...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