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마실을 거의 안하다가 2~3달에 한번 꼴로 몰아서 합니다. 홍대입구는 그렇게 멀지도 않고 먹거나 볼게 많아서 그럴 때마다 찾는 곳인데, 오늘은 무슨 베타 전시회 같은게 있다고 해서 겸사겸사 나가봤습니다.
한강이 얼어붙었드아아아. 아이 춥다아아아.
일단 점심부터 먹고 시작합시다. 만만한 라멘트럭. 맛이 살짝 바뀐것 같기도 한데 뭐 그래도 여전히 맛있네요.
예전에는 맛만 보면 되지 이랬을텐데, 이번에는 오래간만에 배를 채우겠다며 면/차슈/계란을 모두 추가.
베타 전시회 때문에 나왔지만 베타 사진은 없습니다. 그건 마누라가 보고 싶은거지 저는 아니거든요.
그 동안 앞에 까페에 앉아서 노트북 사용. 새 노트북을 본격적으로 써본게 오늘이 처음인데, 배터리가 은근히 새고 타이핑할 때 터치패드에 손이 닿는 문제가 있네요. 역시 리뷰하기 위해 반짝 테스트한 것과 실사용은 달라요.
이 까페는 한 8년 전에도 왔었던것 같은데, 사장님은 바뀌었을지 몰라도 까페 디자인은 유지중입니다. 호호미욜이라는 이름과 가게 한가운데를 차지한 폭스바겐 마이크로버스.
예전에 왔을때는 저 좁은 곳에 사람이 앉아서 음료를 만들어주고 있었거든요. 거 대단히 비효율적인 공간 활용이구나 싶었는데 오늘 와보니 자리로 바뀌었습니다.
버스 안은 좀 추워요. 그래서 전기장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버스를 처음 봤을 때부터 안에 들어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참을 수가 없어서 마누라가 나중에 왔을 때 자리 이동.
되게 작아보이지만 내부는 은근히 넓어요. 다마스를 생각했는데 그거보단 큽니다. 물론 봉고보다는 작아요. 두줄짜리 의자 놓으면 가운데가 대단히 널널하게 비는 정도.
이건 추가로 시킨 커피. 마실만 합니다. 솔직히 이정도는 되야 커피 맛을 즐기죠. 제가 엄청 맛있는 거랑 그냥 맛있는 걸 구분하진 못해도, 맛있는 거랑 맛없는 건 구분 잘하거든요.
똥냄새 나는 양산형 커피는 도저히 못마시겠어요. 그런 매장 들어가면 그냥 카페라떼나 카라멜 마끼아또의 단맛으로 커피 맛을 숨겨버리는 게 나을듯.
저녁은 고기!!!를 외치면서 규카츠. 처음에는 소박하게 스떼기동이나 먹을까 했다가 규카츠 더블로 내용물이 바뀌었습니다. 소고기가 확실히 양이 안차서 먹어도 먹어도 부족하네요. 밥도 좀 더 있었으면.
가격이 결코 저렴하진 않은데 마트에서 스테이크용 소고기 사는 가격을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비싼건 아니지 않나 생각도 듭니다. 집에서 튀기기도 힘들고요.
음식 맛은 좋아요. 고기 상태도 괜찮고. 마누라가 평가에 의하면 '일본 가서 먹은 규카츠보다 낫다'고 하는데, 별로 그걸 반박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초생강 찔끔 주는것과, 생와사비 갈아낸 것도 정말 조금 주지만 이것까진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화장실이 참 지저분해서 다음번엔 그냥 다른 지점으로 갈 듯.
다음은 고양이를 먹으러..가 아니라 보러 갔습니다. 장소는 오늘도 고양이. 여기에 간 이유는 메인쿤이 있다고 해서요. 근데 메인쿤은 한마리 뿐입니다. 다만 다음번에도 여길 올것 같네요.
일단 인테리어가 보기 드물고, 고양이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서 놀랐어요. 이 정도로 관리할려면 엄청 신경을 썼다는건데... 거기에 레몬에이드 맛이 괜찮아요. 대충 양산품 시럽을 탄산수에 타서 내는 그런게 아닙니다.
바로 그 메인쿤. 되게 불쌍하게 생겼습니다. 메인쿤이라면 위엄이 넘쳐야 하는데 그런거 전혀 없고 뭔가 불쌍해 보입니다.
딱히 사람한테 달라붙진 않지만 도망은 안가네요. 고양이 카페 애들이야 맨날 보는게 사람이니 뭐 이 정도 반응은..
여기 고양이들은 수가 많진 않은데, 종류가 중복되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다리 짧은 먼치킨, 털없는 고양이, 우다다하는 벵갈, 그리고 기타등등.
그리고 애들이 다들 잠만 자는게 아니라 낚시대로 농락하면 그래도 낚여 옵니다. 사람한테 치여서 아무것도 안하는 애들은 솔직히 재미가 없지요.
각고의 노력 끝에 찍은 오늘의 사진. 찍고 보니 배경이 완벽하진 않군요. 고양이는 예쁘지만 그래봤자 남의 고양이네요.
집에 이정도 공간은 있어야 고양이 좀 키울만 할텐데요. 돈 없으면 고양이도 키우지 말라는 거냐고 물으신다면.. 그게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세면대조차도 고양이. 참 여기저기에 신경을 많이 써서 만들었구나 싶습니다. 홍대입구에 이 정도 매장을 차리려면 돈이 적잖게 들었을거라. 좀 잘 됐음 좋겠네요.
이건 홍대는 아니지만 요새 이사가고 싶은 동네에서 발견한 짬뽕. 엄청 맵지만 양이 많고, 불맛이 들어갔고, 가격은 8000원입니다.
먹을게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지금 사는 동네를 뜨고 싶네요. 하늘에서 돈이 안떨어지나.
뭔가 사진은 찍혀 줄께 하는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