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이번 주말은 강원도 북동쪽으로 여행을 갔다 왔습니다.
친구 녀석을 꼬셔서 a6000을 지르게 만든 다음, 사진도 찍을 겸 맛집깨기도 할 겸 해서 갔다 왔지요.
맛집깨기는 절반의 성공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즐겁게 다녀왔습니다.
어떻게 사진을 고르고 보니 SEL24F18Z만 남은 것 같네요. 음식 사진이 많아서 불가피한 것일 수도.
일단 울진을 벗어나기 전에 대충 몸을 풀어 봅니다. 이런 사진을 찍을 때면 STF 렌즈를 들이고 싶다는 생각도...
그러니까 이런 사진 말이죠. 이번에도 삼척 황영조기념공원을 찍고 갔습니다.
원래는 첫 끼니로 삼척에 칼국수 잘하는 곳을 갈까 했는데, 시간이 애매해져서 바로 메인 디시 1번으로 들어갔습니다.
강릉에 있는 유명한 대구머리찜 가게입니다. 이게 소자입니다.
콩나물이 많아 보이지만, 콩나물을 걷어내면 대구머리가 끊임없이 나옵니다.
먹으면서도 이거 중자가 잘못 나온 게 아니냐 할 정도.
강원도 음식답게 감자가 아주 맛있고, 강릉 음식답게 두부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가까이서도 한 장.
꼬들꼬들한 대구 살 역시 훌륭합니다.
사실 이걸 먹고 나서 강릉에 로컬 분이 추천해주신 다른 음식점 두 곳을 더 갔습니다.
그런데 둘 다 영... 시원치 않은 관계로, 사진은 찍었지만 넘어갑니다.
특히 강릉 해○가는 비추천합니다. 가격대비 양은 많긴 한데 딱 그뿐이네요.
사람은 엄청 몰리는데, 정말 맛있는 물회가 뭔지 모르는 분들이 아닌가 싶을 정도.
맛있는 물회라면 강릉 사천항에서 먹은 장○회집 물회가 인생 최고의 물회였습니다.
그런 관계로 양양을 거쳐 속초로 속행했습니다.
양양에서 418번 지방도를 타고 내륙으로, 시골로 쑥 들어가니 광해가 적은 편입니다.
유성우가 떨어진다고는 하는데, 눈으로는 볼 수 있었지만 구름이 얕게나마 끼어서.
그리고 무엇보다 삼각대를 안 챙겨와서 자동차 루프에 적당히 올려놓고 찍었네요. 은하수 쪽입니다.
대충 차에서 자고, 아침은 너덜너덜한 상태로 속초 아바이마을에 가서 먹습니다.
아바이순대를 먹으러 온 건 아니고, 국밥류를 먹으면서 속을 돋구려는 속셈이죠.
반찬으로 시킨 5천원짜리 식해 맛보기랑,
5천원짜리 명태회 맛보기도 있습니다.
가자미식해는 이 동네에도 있습니다만, 여기도 훌륭하네요.
명태회도 달달매콤하고 쫄깃한게 맛있습니다.
다만 가뜩이나 국밥 가격도 8천원으로 비싼데, 기본 찬이 아니라는 점은 좀 그러네요.
저는 가리국밥을 시켰습니다. 사골국물에 사태, 토란대, 계란, 파 등을 고명으로 얹었습니다.
얼핏 보면 갈비탕처럼 보이지만, 다대기를 풀면 국물이 새빨갛게 변합니다. 물론 다대기 따로도 가능.
좀 더 가까이서 한 장. 김이 모락모락 피어납니다.
뜨끈한 가리국밥 한 숟갈에 가자미식해 한 점 척 올려서 먹으면 끝내줍니다. 초점은 좀 엇나갔지만요.
아침을 먹었으니 아바이마을을 나와서 중앙시장쪽으로 들어갑니다.
중앙시장의 명물 중 하나라는 호떡입니다.
가게명과 위치 외의 사전조사를 하고 가지는 않았는데, 마가린 여섯 덩어리를 통째로 넣고 그 위에서 튀겨내다시피 합니다.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지요. 하지만 그만큼 기름져서 많이 먹기는 좀 어렵긴 합니다.
가염 마가린의 짭짤한 맛과 씨앗, 그리고 견과류의 고소함, 설탕의 달콤함이 훌륭합니다.
원래 속초 중앙시장은 만○닭강정을 비롯한 닭강정이 유명하긴 합니다.
11년도 말, 12년도 초 즈음하여 택배로 두어 번을 시켜서 참 맛있게 먹었긴 합니다만...
12년도 중순이 지나고 먹어보니 뭔가 맛이 바뀐 모양새더군요.
심지어 이번에 간 김에 보니까 가격은 더 오른 모양.
그래서 닭강정이 아닌 새우강정을 먹어 봅니다. 중앙시장은 아니고 대포항에서 먹었지만요.
뭐, 괜찮긴 한데 굳이... 그다지... 가격은 비싸고 양은 적고, 맛은 그냥 그러네요.
대포항은 한 번쯤은 가볼 만 한 것 같긴 합니다만, 차를 끌고 들어갔다간 성질 좀 버리게 생겼습니다.
어쨌거나, 기름진 걸 너무 많이 먹은 관계로 강릉에서 지난번의 형○막국수로 맛있게 입가심을 하고 귀환합니다.
로컬 분의 어딘가 뭔가 이상한 맛집 추천으로 절반만의 성공이긴 하였습니다만, 그래도 꽤 즐겁게 주말을 보냈네요.
개인적으로 맛집깨기를 하기에는 양양이나 속초보다 강릉이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속초는 그냥 한 번 정도.
다음 번은 아무래도... 역시 호남쪽으로 나가봐야지 싶네요. 맛집깨기의 본산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