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천에 있는데요. 시험도 끝났고 시간도 많이 남아서 잠깐 서울 좀 돌아다니면서 관광명소 찾다가 들르게 된 곳입니다.
텰뜨ㅍ.. 아니 철도 동호인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는데요. 왜 1호선에 정신나간 사람들이 많... 아니 구로에서부터 두갈래로 분기될까, 구로-인천이나 구로-신창 중 하나를 아예 다른 열차로 분리해서 운행하면 될텐데 왜 굳이 1호선에 묶어놨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똑같은 1호선인데 가는 곳은 두 곳이니까 헷갈리잖아요. 헷갈린다라는 단어가 참 별거 아닌것 같아 보이지만, 사용자 친화성에서 적지 않은 점수를 깎아먹음을 의미합니다. 인천 처음 가던날 1호선이면 다 똑같지 하면서 신창행 타고 두시간동안 신나게 기다리다 GG친 적이 있어서요.
아무튼 간에 인천지역에서 의왕시를 전철을 통해 방문하려면 1호선 서울 청량리 방면 열차를 타서 구로에서 내린 뒤 다시 1호선 신창행 열차를 타고 가야 합니다. 전 용산까지 같이 방문했기에 그냥 용산에서 바로 탔긴 했는데, 아무래도 서울생활에 익숙치 못한 관광객 분들이라면 헷갈리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용산을 잠깐 들렀네요. 죽은자식 부랄만지는.. 이 아니라, 부랄튼... 아니 사이클링 컴퓨터 브랜드 중에 브라이튼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여기서도 몇번 소개했겠지만 간단하게 말해서 자전거용 GPS라고 보면 되는데, 페달 얼마나 열심히 밟는지 등등을 실시간으로 표시해주는 제품이라고 보시면 되겠읍니다. 자갤러들은 부랄튼이라고 부르더라구요. 휴대폰을 쓰면 시인성, 기능 및 내구성에서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하므로 라이딩 좀 한다면 이런 물건에 눈독들이게 되고, 그렇게 지갑이 점점 털려나가게 되죠. 장품인데도 전기능 정상동작하고 그러면서도 상상 이상으로 저렴하길래 자전거 손뗀지 오래임에도 불구하고 데려왔습니다.
자갤에서 부랄튼이라고 자주 불려지구요, 대만 회사 제품이고 직구가 저렴하면서도 가X처럼 이상한데서 수입품 유저와 정식수입품 유저를 차별하는 행태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통 직구해서 많이 씁니다. 그런 만큼 고장이 나면 수리하기가 힘든데, 특히 제가 부푼 배터리와 부러진 마운트 부분을 핑계로 저렴하게 얻어온 플래그십 모델 860의 경우에는 배터리가 3선짜리이고 백패널을 알리에서 따로 못 구하는데다가 나사도 T5 규격입니다. 수리에 골치가 아프고, 매핑 가능한 미니 핸드핼드 GPS가 수중에 없으므로 잠깐 이걸 쓴다는 생각으로 고쳤습니다.
똑 부러져서 매우 커다란 Glorious Hole이 생긴 백패널은 그냥 퍼티로 때워서 가방에 묶어 다니고 있고, 배터리는 용산 태극전기에서 수리했습니다. 3선짜리 배터리 + 안드로이드 기기 조합인 만큼 배터리의 보호회로를 그대로 사용하는 편이 좋아 반강제적으로 리필을 결정했고, 용산의 배터리 업체 두곳을 또 방문해 봤는데도 원래 용량만큼 큰 용량의 배터리가 없어서 그냥 좀 작은 용량의 배터리로 리필했습니다. 가격은 15,000원. 공임비 포함해서요. 굉장히 저렴합니다.
잘 동작합니다. 옆에꺼 가민 몬테라랑 비교하면 성능이 진짜 졸라 처참한데요. 심지어 10년 전에 나온 동일한 사이클링 컴퓨터 모델인 가민 810도 저렇게 끊기지는 않습니다. 사실 가민이 GPS 기술로는 최고봉이라, 몇년동안 가민 GPS만 봐오다가 저런걸 보면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폰 GPS도 비슷하게 모양이라, 저건 진짜 들고 다니는 의미 자체가 없습니다. 본목적인 사이클링 컴퓨터 용도로도 그닥인게, GPS의 정확도는 그렇다 치고 안드로이드 OS 짱깨식 커스텀 해놓고 초저전력 CPU 대충 박아둔거라 동작속도가 답이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가성비로만 쓰는 제품입니다. 그나마 QZSS + Beidou 위성 수신 가능한건 좋지만, 그건 최근에 나오는 가민제 멀티밴드 리시버에서도 다 되는 기능이라. 이건 취향좀 타겠지만, 최소한 디자인 하나만큼은 가민보다 이쁘네용.
수리 이후 배터리 타임이 약 6-7시간 정도 가는거같은데, 확실히 부족합니다. 근데 방법이 딱히 없어서요. 그냥 참고 써야죠. 사실 브라이튼 자체가 성능으로 쓰는게 아니라서 말이죠. 이렇게 쓰면서 생각해본건데, 저 정도 사이즈가 핸드헬드 GPS로 쓰기에 딱 적합하다고 생각했네요. 물론 버튼 위치 좀 옮기고 베젤을 더 줄여야겠지만. 근데 아직 저런 형태의 핸드헬드 GPS가 세상에 없어요. 덕분에 여행 관련된건 전부 Foretrex 601 가방에 박고다니면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파란색 Etrex 10은 더럽게 두꺼우면서 건전지를 쓰는데 배터리 타임도 영 거지같고.. 성능이나 기능이나 그저 쓰레기 그 자체였던데다가.. 이제 제 수중에 없네요.
GPS 기기에 관심을 가지고 이쪽이 취미의 일종이 된지도 꽤 지났는데, 아무래도 여행과 라이딩을 좋아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중요시 여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쪽에 관심이 많아진 것도 있지만, 사실 그냥 기기에 표시되는 값을 보고만 있어도 재밌어요. 내가 지금까지 어디로 왔는지, 어디를 갈 지, 얼마나 이동하고 있으며 지금의 속도는 몇인지. 21세기 스마트폰 시대라면 이 모든 정보들은 폰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갤럭시 S22의 배터리 용량은 음악만 켜놓기에도 부족합니다. 그거 따지기 전에 20세기엔 그렇게 정밀한 gps가 없었는데?
가민 피닉스 5S 플러스 배터리도 좀 갈아달라고 했는데 저런 배터리는 아예 재고가 없다네요. 가민 천호점에 전화해서 동일모델 리퍼비용 21만원 확인하고, T5 스크류 사와서 직접 교환하려고 벼르는 중입니다. 신품가 100만원짜리 시계를 완전 새걸로 리퍼하는게 21만원이면 싼거긴 하지만, 지금껄 팔고 21만원을 더하면 중고로 피닉스 6을 살 가격이 되므로 합리적인 선택은 아니죠.
기왕 간거 센서 클리닝도 할 겸 소니 서비스도 들렀네요. 가서 SLK1i 오디오용 리모컨 있냐 몰어봣더니 없답니다. 직원피셜 오디오는 다기능 리모컨 하나로 이것저것 제어하는게 안된답니다. 결국 그건 못사고 돌아왓슴다.
신창행 열차를 타고 의왕역에서 내립니다. 의왕시가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닌 듯. \
사실 제가 박물관에 가고싶다 하면 보통 컴퓨터 및 전자 박물관류일겁니다. 전 그런게 너무 좋아서요. 감성도 감성이지만, 그 당시 온갖 workarounds를 동원하여 힘겹게 구현하여 자랑하던 기능들이 지금 시점에서는 매우 당연한 기능이라는 사실이 정말 신기하거든요. 근데 정작 그런 곳은 아직 못 찾아서 가본적이 없는데, 수도권 전철로 접근 가능한 곳에 있다면 아무곳이나 추천 부탁드립니다. 진짜 방문해 보고 싶어 미치겠으니까요.
근데 왜 갑자기 철도박물관이냐 하면, 사실 여기도 평소에 가 보고 싶었던 곳 중 하나였거든요. 전 지금까지 철도 동호인들이 대체 왜 철도에 관심이 많은지 전혀 이해를 못 했었습니다. 남자가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교통계열 취미인 자동차나 오토바이는 본인이 그걸 안 좋아하더라도 최소한 이게 어떤 면에서 멋있고 재밌는지는 한번에 와닿는데, 철도는 사실 그런게 잘 안 와닿는다는 점이 사실이죠. 그니까 즉 그저 레일을 따라 정속도로 달려서 정시에 멈추는, 매우 편리하긴 하지만 재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교통수단인데 대체 여기에 왜 열광하는가? 같은 의문점 같은 게 끊임없이 제기된다는 말이죠. 뭐 v모 회원처럼 맨살을 까고 초고속으로 질주하는 전동킥보드라던지 험지에서 내리꽂으면서 점프하는 MTB라던지 꼭 이런 이상한데 빠져살면서 1년에 몇번씩 무릎 갈아먹는것보단 훨씬 나을지도?
그런데 본인이 이제 수도권 광역전철에 접근 가능한 범위에 거주하게 되면서, 광역전철 시스템에 대해 어느 정도 숙지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습니다. 신창행 열차를 타고 왜 인천에 안가는지 묻는 실수는 한 번도 과하기 때문이죠. 뭐 그런거도 있고, 서울이 1년에 한번 냄새 맡을까 말까였던 지방충 시절에는 얼씨구야 노래 나오면서 이번역은 용산 용산역입니다 내리실문은 왼쪽입니다 ITX인지 KTX인지 뭐시기 어쩌고 갈아타실 분은 어디로 가라 해도 뭐가 뭔지 잘 몰랐는데, 서울을 자주 여행하고 서울에 대해 긍정적인 추억이 생기기 시작하니까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기게 되더군요. 게다가 무전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전철은 싫어도 타야만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철도에 어느정도 관심이 생기긴 했습니다. 물론 자칭 철도 동호인이라고 하는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고 싶은 것이 사실이죠. 모든 분들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지만... 이른바 S차다 나이스로 대변되는 이른바 악성 철도 동호인들도 있고............ 무엇보다도 제가 현재 철도에 관심이 생기는 이유와 구체적으로 어디어디에 관심이 있냐에 대해서도 그들과는 크게 차이나기 때문에, 철도 동호인이라고 칭해야 하나? 도 잘 모르겠습니다. 쉽게 설명해서 기차를 좋아하는 것과 기차여행을 좋아하는 것은 다르죠?
철도박물관에 가는 것조차 일입니다. 킹무갓키에도 서술된 부분이긴 한데,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죠. 그래도 나름대로 의왕시의 큰 랜드마크 중 하나인데 표지판도 부실하고, 네비가 찾아줬지만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지도 몰라서 박물관 주변을 한바퀴 돌아 그제서야 갈 수 있었습니다.
갔다와서 안산까지 갈려고 했지만 철도박물관 정문 바로 앞에서 잼민이 + 크루즈 컨트롤 오작동 덕분에 정문앞에서 한바퀴를 신나게 굴러서, 결국 안산에는 못가고 빠꾸쳤읍니다. 의왕시 하나로마트 직원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간석역입니다. 경사로에 세 칸짜리 계단은 대체 왜 만들어 둔거죠? 요새 장애인 이동권 관련해서 논란이 많긴 한데, 정치적인 이야기랑은 별개로 이런 디자인은 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럴려면 경사로를 대체 왜 만들어 둔건지, 그냥 계단과 실질적인 차이가 없게 되네요. 경사로라는게 장애인들만 쓰라고 만들어 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즉 이 요상한 구조로 인해 불편함을 겪는 사람의 수가 예상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