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D WIN 2
2009년 이후로 한동안 신제품이 없었던 UMPC 시장, 2016년에 GPD가 GPD WIN을 출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닌텐도 3DS와 거의 같은 크기에 x86 SoC인 아톰 x7-85750을 탑재하고,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 패드를 넣으면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그 GPD WIN이 2018년에 보다 성능이 높은 코어 m3-7Y30을 탑재하고 디자인을 대폭 수정해 GPD WIN2로 출시했습니다. 양산은 2018년 5월이지만 여기에선 프로토타입을 입수해 테스트했다네요.
물론 프로토타입이라 양산 모델과 다른 점이 몇가지 있습니다. 정밀도나 색상, 미끄럼 방지 그립의 유무, 인텔 듀얼밴드 와이어리스-AC 7265를 탑재했으나 전파 인증 관계로 무선랜 어댑터를 연결, 윈도우 10 홈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를 설치했지만 자동으로 가을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행. MS가 뭐 그렇죠.
더 크고 무거워지다
케이스 자체는 기존과 같은 클램쉘 형태입니다. 크기 162x99x25mm. 155x96x22mm에서 더 커졌습니다.
무게는 365g에서 95g이 늘어난 460g. 더 크고 무거워진 것이 느껴지나, 액정 패널이 5.5인치에서 6인치로 커졌으니 이 정도 변화는 당연하다 보입니다.
상판은 단순합니다. 중앙의 검은색은 탈착이 가능해 원하는 디자인을 넣을 수 있도록 할 거라고.
그립 부분이 생략됐는데 실제 판매 버전에선 추가될 예정.
오른쪽도 그립은 생략됐습니다.
USB 3.0 타입 C, 음성 입출력, USB 3.0, SD 카드 슬롯, 마이크로 HDMI 출력.
바닥. SSD 교체용 커버와 쿨링팬이 보입니다.
전원 버튼은 키보드 상단 중앙.
정교한 컨트롤러
아날로그 스틱의 조작감은 아주 좋습니다. PS 비타와 느낌이 비슷하다네요. 좀 더 무거워도 좋겠지만. 그리고 360도로 스틱이 움직입니다. 아날로그 스틱이 바깥에, 십자 키가 안쪽에 있습니다. 이건 호불호가 갈릴 듯. 스틱과 버튼 사이에는 공간이 있어 잘못 누를 일은 없습니다.
A/B/X/Y 버튼도 모두 느낌이 좋습니다. 버튼의 크기와 반발력, 클릭감이 모두 좋습니다. 다만 버튼의 색상은 좀 의아한게, Xbox 컨트롤러를 기반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A와 Y의 색 배열이 다릅니다.
예전에 올린 인터뷰에 나온대로 https://gigglehd.com/gg/2290754 L1 / L2 / L3와 R1 / R2 / R3 버튼은 3개 모두 느낌이 다릅니다. 눌러보면 바로 어떤 버튼인지 알 수 있습니다. 버튼의 어느 부위를 눌러도 제대로 반응합니다. 그러나 표면 재질은 다들 비슷비슷하기에 손가락을 올린 것만으로는 어떤 버튼인지 알 수 없습니다. 양산 버전에서 바뀌지 않는다면 여기에 스티커라도 붙이면 되겠지요.
본체 중앙에는 마우스 모드와 컨트롤러 모드 전환 버튼이 있습니다.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으로 마우스 포인터를, 왼쪽 아날로그 스틱으로 휠을, L2가 왼쪽 버튼, R2가 오른쪽 버튼이 되는 방식입니다. 터치 패널도 있으나 이런 조작을 선호하는 분들도 있겠지요. 또 게임 패드를 지원하지 않는 게임에서도 유용합니다. 게임기 바닥이 아닌 위에 있어 필요할 때마다 바꾸기 편합니다.
게임 컨트롤러는 XInput 모드만 지원합니다. 10년 전 게임을 목표로 삼은 GPD WIN에서는 Direct Input 모드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 듯.
입출력 포트의 글자와 버튼의 글자는 반대 방향으로 각인했습니다. 플레이 중에 L/R 버튼을 확인하려면 뒤집어 보기 때문일 듯.
포스 피드백 지원
GPD WIN2의 새로운 특징 중 하나가 포스 피드백 진동입니다. 스마트폰과 다른 진동을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툼레이더나 검은사막을 플레이해보니 차이를 느꼈는데, 스마트폰 진동은 주파수가 높고 단조롭습니다. 스마트폰의 진동은 '알림'을 위해 만들었으니 바로 끄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만드는 게 당연하지요.
그러나 GPD WIN2의 진동은 단단하고 강/약이 있고 주파수가 낮습니다. 모터가 가운데에서 회전한다는 느낌과 함께, 게임 장면에 맞춘 포스 피드백이 나옵니다. 화려한 이펙트로 공격할 때 강하게 진동하고, 날카로운 공격은 경쾌하게 움직인다는 느낌.
다만 Xbox 컨트롤러처럼 강렬한 진동이 나오진 않으며 강약이 아주 풍부하진 않습니다. 케이스 전체가 떨린다라기보다는 케이스 안에서 뭔가가 움직이고, 그걸 밖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식. 모터의 회전도 느리다는 느낌입니다. 다만 이런 종류의 제품은 진동이 너무 세도 안되니까 이 정도에서 타협한 듯 합니다.
개선된 키보드
컨트롤러뿐만 아니라 키보드도 크게 개선됐습니다. 키가 평평하지 않고 곡선이 들어가 주변 키와 구분이 됩니다. 키 피치가 9mm로 늘어나고 조작성이 향상됐으며, 키 특성을 최적화하 더 가볍고 클릭감도 확실합니다. 펑션 키는 F7~F12에 함게 들어 있으나 주요 키는 Fn 없이도 바로 입력 가능합니다. Alt + F4 같은 거라던가.
W / A / S / D 키에만 다른 디자인을 넣었습니다. 키보드로 게임을 플레이한다고 가정했기 때문이겠지요. 다만 평범한 마우스와 키보드를 전제로 깔고 만든 fps 장르의 게임을 이 키보드로 플레이하기란 어렵습니다. 시프트 버튼을 눌러서 달린다던가, C를 눌러서 앉는 동작을 바로바로 하긴 불편합니다. 그래서 게임 패드가 달려 있지요.
키보드이긴 해도 ID/패스워드, 이름 입력, 채팅 위주로 사용하고 게임 플레이 자체는 컨트롤러로 하는 걸 전제로 깔았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GPD WIN은 PS 비타나 닌텐도 3DS 같은 휴대용 게임기를 목표로 한 것이지, 키보드로 내용을 입력하는 게 중요한 제품은 아닙니다.
셀렉트와 스타트, 홈 버튼은 키보드 오른쪽에 모였습니다. L3를 여기에 넣은 이유는 불명.
의외로 낮은 발열
화면은 6인치로 커졌으나 해상도는 1280x720으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1920x1080과 비교하면 부족하나 6인치에서 100%로 보기엔 충분하며, 내장 그래픽의 3D 성능에 맞춘 해상도입니다. 3D 성능이 부족해 해상도를 타협할 바에야 처음부터 해상도를 맞춰 만드는 게 이상한 선택은 아니겠지요.
또 해상도가 낮다는 건 화소 배열에 여유가 있어, 백라이트의 소비 전력이 낮아도 밝기를 높게 유지하기 쉽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GPD WIN 2는 야외에서 사용할 수도 있는 제품이나 빍기가 높을수록 좋을 겁니다. 다만 패널 정보를 공개하진 않았네요. 시야각이 넓고 콘트라스트가 높으니 TN은 아닌듯. 응답 속도와 잔상 문제는 없었습니다.
GPD WIN 2는 스마트폰/태블릿용 패널을 사용했습니다. 5~6인치 크기에 작고, 가볍고, 얇은 패널이라면 그것밖에 없지요. 문제는 이들 패널이 세로로 세워서 쓰는 물건이라는 겁니다. 반면 GPD WIN 2는 가로 방향으로 놓고 쓰는 제품이지요. 그래서 드라이버가 불러와지지 않았을 때, 예를 들어 바이오스 화면이라면 90도 회전한 상태로 표시됩니다.
화면을 열었을 때
180도 개패 가능
최대 밝기
화웨이 P9의 최대 밝기와 비교
최소 밝기
화웨이 P9의 최소 밝기와 비교
GPD WIN 2에서 의외로 놀란 점은 스피커입니다. 모노에서 스테레오로 바뀌고, 위치도 바닥에서 손목 받침대 부분으로 이동했습니다. 음압, 음량, 음질이 이 크기에서 기대하기 힘든 수준으로 우수했다고 합니다. 고음 성향이지만 게임 플레이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을 정도. 헤드폰 출력의 경우 낮은 임피던스의 헤드폰과 연결 시 약간의 화이트 노이즈가 끼지만 음질과 음량 모두 만족할만한 수준.
손에 들고 쓰는 제품이다보니 발열이 걱정되는데 테스트 결과 별 일은 없었다고 합니다. 겨울에 테스트했으니 여름이 되면 또 다를지 모르겠지만 쿨링팬의 회전 속도는 아직 여유가 있었습니다. 발열은 SSD와 CPU 쿨링팬(오른손 안쪽)에 집중되며, 전면의 온도는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쿨링팬의 속도는 온도에 따라 자동으로 변화하며,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그리 불쾌한 소리는 아니라고 합니다. 다만 옆에 사람이 있으면 불편할 수 있음.
2배의 성능 향상은 겸손한 표현
GPD WIN 2는 GPD WIN보다 게임 성능이 2배라고 주장합니다. CPU-Z의 CPU 성능이 2배, 3D마크 밴티지와 3D마크 11의 GPU 성능이 2배, 다수의 게임에서 2배의 프레임을 실현했다는 게 그 이유인데, 실제로는 그 이상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GPD WIN은 다수의 게임에서 20fps, 잘 나와도 30~40fps였습니다. 게임 플레이에서 20fps는 최소 수준, 정말 참고 참으면서 플레이해야 합니다. 하지만 GPD WIN 2에선 40fps, 잘 나오면 60fps니 편안하게 플레이 가능합니다.
그래곤 퀘스트 X 벤치마크. 정말 두배의 점수가 나왔습니다.
3D마크. 아직 드라이버 최적화가 되지 않았지만 다이렉트 X 9의 아이스 스톰과 다이렉트 X 10의 클라우드 게이트는 종합 점수 2.77배, 그래픽 스코어 3.82배입니다. 다이렉트 X 11의 스카이 다이버의 종합 점수와 그래픽 스코어도 3배 이상.
검은사막. 텍스처 낮음, 그래픽 설정 매우 낮음으로 20fps
최적화 설정에선 50fps로 늘어나나 별로 게임하고 싶지 않게 됩니다.
GPD 포켓에선 최소 품질로 해도 10fps가 나오지 않았던 검은사막이지만, GPD WIN 2에서는 20fps가 나옵니다. 게임을 할 정도는 되지요.
5년 전에 출시된 툼레이더(2013)도 표준에서 36.1fps. GPD 포켓에서도 가장 낮음으로 돌아는 갔지만 이번엔 쓸만한 프레임이 나왔습니다.
CPU 연산 성능
CPU 멀티미디어 성능
CPU 암호화 성능
메모리 대역폭
메모리 레이턴시
메모리 대역폭
내장 그래픽
PC마크 10 점수
PC마크 10과 SiSoftware Sandra 2017의 벤치마크입니다. PCMark 10에서는 GPD 포켓보다 95%의 성능 향상이 있는데, CPU의 업그레이드와 스토리지가 eMMC에서 SSD로 바뀐 게 큽니다. 산드라는 카비레이크 프로세서와 비슷한 수준.
배터리 구동 시간은 프로토타입이라 그런지 잔량 표시가 불안정했습니다. 100%인 상태에서 게임을 30분 동안 플레이해도 100%, 2시간 반이 지나면 40%, 30분 더 하면 갑자기 전원이 꺼지는 식. 어쨌건 3시간 반~4시간 정도의 게임 플레이는 가능하다고 보면 됩니다. 출퇴근하면서 게임하면 되겠군요. AC 어댑터는 GPD 포켓과 마찬가지로 12V/2A 출력을 지원하는 USB 타입 C입니다. USB PD 2.0 고속 충전을 지원해 45분만에 50% 충전이 가능합니다.
낮선 설정이 많은 바이오스 설정
GPD WIN 2 인터뷰에서, 이 제품은 바이오스 설정을 모두 개방했다고 밝혔습니다. 모바일 디바이스에선 이례적인 선택이지요. 설정 항목이 가장 많은 Advanced 탭은 27개의 메뉴가 있으며 그 안에도 여러 설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모두 다 작동하진 않습니다. 예를 들어 CPU 배율은 코어 m3-7Y30의 상한선인 26배보다 더 많이 들어가진 않으며, 여기에 달려있지 않은 썬더볼트 3와 리얼센스처럼 설정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항목도 있습니다.
사용자에게 가장 유용할 것 같은 부분이 Advanced 탭의 Power & Performance, CPU - Power Management Control, Config TDP Configurations 설정입니다. 여기에서 CPU의 Power Limit 1(PL1), Power Limit 2(PL2)라는 CPU 공급 전력을 설정하는 항목이 있습니다. PL1과 PL2는 제조사가 직접 설정하는 항목인데, PL1는 지속적인 부하가 있을 경우 공급 전력의 상한, PL2는 순간 부하에 공급하는 전력 상한입니다. 오버클럭용 CPU에서 PL1과 PL2는 무제한입니다.
GPD WIN 2는 PL2가 표준인 15W, PL1는 7.5W입니다. PL2에서 PL1로 바꾸는 데 걸리는 시간은 28초. CPU-Z에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한 결과 첫 28초는 CPU의 코어 2 터보 클럭 상한선인 2.4GHz로 올랐으나, 그 다음에는 2.3GHz, 1분이 지나자 2.2GHz까지 떨어졌습니다. Configurable TDP Nominal / Up / Down 값을 15W(15,000)로 끌어 올리고 PL1 진입 시간을 128초로 설정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75초 전후에서 클럭이 2.3GHz로 줄었습니다.
다양한 바이오스 설정 항목이 서로 다른 설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Intel Dynamic Platform & Thermal Framework(DPTF)는 작동 온도에 따라 CPU 클럭을 제어하기에, 이쪽 설정이 우선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걸 조절하면 성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게 가능할지도.
세로 화면으로 돌아간 것을 다시 회전해 4:3 비율로 리사이즈해서 촬영한 바이오스 화면.
가장 항목이 많은 어드밴스드 탭
데스크탑 메인보드 수준의 CPU 기능 설정
CPU - Power Management Control의 설정
열 설계와 소비 전력에 관련된 Config TDP Configurations 설정
여러 설정이 있지만 변화가 잘 와닿진 않습니다.
PL1이나 플랫폼 설정도 있습니다.
C 스테이트 대기 시간 설정
DPTF 설정. 원래는 제조사가 출고 시 설정하나, 이걸 개방했습니다.
플랫폼 전체의 발열 관련 설정.
윈도우 3D 게임을 즐길 수 있는 PC
전작인 GPD WIN이 여기에서 구동되는 게임을 찾아가며 설정하는 재미가 있었다면, GPD WIN 2는 게임을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는 제품이 됐습니다.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 게임까지 커버하며, 기존 제품 대비 2배의 성능은 쾌적한 게임 플레이를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