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쭉 논란이 되어왔던 삼성 기본 내장 앱의 광고는, 어디까지나 '애플리케이션', 즉 응용 프로그램의 단계에서 실행되는 광고였을 뿐입니다. 앱은 언제든지 대체제가 있고, 내키지 않으면 그냥 사용을 안 해버리면 그만이죠. 물론 삼성 앱들이 휴대폰의 내장 기능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앱이니 비활성화하고 말아버릴 정도로 가벼운 문제는 아니지만, 적어도 후술할 문제에 비하면 새발의 피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2021년형 삼성 QLED TV는 말이죠. 아예 TV를 구동하는 'OS' 안에 광고 호출 기능이 짱박혀 있습니다. 지금 저기 보시면 TV의 리모컨에 있는 홈버튼을 눌러 홈메뉴를 호출할 때 뜨는 광고거든요?
네 진짜 얘네들은 이제 하다못해 앱이 아니라 무려 OS 레벨에까지 광고를 적용해버리는 정말 정신이 나간 회사가 맞습니다. 여러분이 보고있는 이 사진은 조작없는 실화가 맞고요. 그나마 다행인건 언제나 뜨는게 아니라 간헐적으로 뜬다는 점이지만, 그래도 보통 이틀에 한번은 보는것 같네요. 차라리 브라비아 TV를 샀으면 이러지는 않거든요.
아 그리고 말이죠, 차마 글자 용량 몇 바이트가 아까울 정도로 매우 당연한 이야기지만 삼성 TV용 앱에도 광고가 있습니다. 차라리 여기에라도 없으면 말을 말지.
진지하게 이거, 핸드폰으로 따지면 제조사 커스텀된 안드로이드 OS안에 광고기능이 통합되어있어 홈화면이나 앱서랍 메뉴를 눌렀을때 광고가 뜨고 루팅해서 시스템을 헤집지 않는이상 비활성화가 불가능한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고보니 부팅화면과 상단바는 벌써 통신사가 장악하긴 했지만 그래도 최소 얘네들은 자기 기계들 유통해주는 회사니까 뭐...
원래 TV 메뉴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광고가 뜨는 위치는 바로 저기죠.
차라리 상단에 작게 따로 떳으면 최소 사용자가 조작하는 UI 영역을 침범하지는 않으니 그나마 나은 디자인일 수 있겠는데. 저건 뭐 위치도 애플리케이션 서랍과 기타 상세 메뉴에 해당되는 영역을 밀어버리고 우리들 광고가 느그들 앱 사용하는거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하는것 같구요. 그걸 떠나서 대체 무려 홈화면 메뉴에 광고를 적용한 담당자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랬을지 참 궁금해지네요 ㅎ.
여담인데 TV는 그냥 TV랑 HDMI 수신하는 기능이랑 HDMI CEC 컨트롤기능 잘지원하게 해서 저렴하게 팔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요새 저런 TV를 구매할 정도면 영상 시청용 셋톱박스는 다 하나쯤 가지고 있잖아요. 안 갖고 있더라도 요새는 각종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셋톱류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게임콘솔에서도 영상을 시청할 수 있으며 화질을 따진다면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살 수도 있죠. 그리고 그전에 한국은 IPTV가 보급이 잘 되어있고요.
애초에 TV라는게 백색가전의 성향이 짙은 물건이고 요새 TV기술의 상향평준화로 TV의 백색가전화가 차츰 더 빠르게 진행될겁니다. 당장 2015년 TV랑 2020년 TV가 거의 차이 안난다는 증언도 있고요. 근데 스마트 기술들은 그렇지 않잖아요. 물론 얘네들도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가 되어가고 있긴 해도 2015년 폰과 2020년 폰의 차이를 못느낄 정도는 아닌데다가 어차피 TV같은 물건에는 고속 프로세서를 장착해주지 않을거라 TV 내장앱의 구동속도가 빠른 것도 아닙니다. 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화질좋고 볼만한 TV의 소프트웨어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는 사실은 말하지 않아도 다 아시겠죠?
물론 없는 것보다는 낫긴 하지만, 이 기능이 MSRP 상승의 원인이 된다면 전 과감히 빼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잡다한 기능들 잔뜩 들어가서 가격이 살짝 비싼 TV보다는, 깔끔하게 이런 기능들 다 빼고 저렴하게 파는게 더 나은거 같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