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의 분의 글을 보고 과거 HDTV 방송 방식을 결정 했을 때, 그리고 그 때 당시의 논란에 대해서 새록새록 기억이 나는군요. 과거 CRT, 즉, 브라운관 TV 주사 방식은 미국의 NTSC와 PAL 방식이 있습니다. 이 둘은 호환이 안되죠. 거기서 디지털 방송으로 넘어가는데, 사실상 그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는 엄청나게 후발 주자였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개발을 마치고 방송 송출 준비를 하고 있던 차였죠.
뭐.. 지금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 개시 이러는데, 그 당시에는 일본식을 따라 갈 것인가, 미국식을 따라 갈 것인가 고민하고 있었을 때 입니다. 근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 변조 방식과, 비트레이트에 따라 오히려 주사 방식이 걸림돌이 됩니다. 바로 1080i로 할 것인가 720p(1080p가 아닙니다. 1080p로는 그 당시의 변조 방식으로 비트레이트를 맞출 수 없었습니다.)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입니다.
방송통신연합과 정부 등, 뭐 머리를 싸매고 엄청나게 고민했죠. 정부에선 방송 송출 데드라인 잡아놓고, 어떤 방식으로 송출하여 내보낼 것이냐 엄청나게 싸우다가 결국 1080i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지금 그 결정은 옳은 결정이었다고 생각됩니다. 720p를 주장하였던 진영은 꽉찬 화면에서의 열화 없는 주사로 깨끗한 화질을 주장했고, 1080i를 주장했던 진영은 차후에 변조 방식을 고려한 미래 진행적인 주사 방식이었거든요. 결국 더 이상 발전하지 않을 것 같아 보이던 변조 방식도 알고리즘의 발달로 개선의 개선을 거쳐 4K까지 밀어넣게 됩니다.... 참.. 공밀레의 승리이죠...
여기서 잠시 알고 넘어가면 좋은 부분은, 주파수를 대역대 별로 보면, 채널별로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7번, 9번, 11번, 13번 이렇게 나뉘게 되어 있습니다(6번의 SBS는 후발주자라 나중에 디지털로 5번을 할당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홀수만 나누어 준 것은 차후에 예비로 무언가를 집어 넣을 때 그 사이에 넣으라고 서로 띄어 놓은 것은 것입니다. 공중파 디지털 방송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즉 KBS 2 디지털 방송이 채널 8번 대역을, KBS 1 디지털 방송에는 채널 10번 대역을... 그렇게 배정하는 것입니다. 아날로그 방송에만 그 대역폭을 그렇게 넓게 쓰는데, 디지털 방송은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데이터를 꾸겨 넣고도 그 대역폭 안에 다 들어갑니다.
문제는 이제 1080i가 다 들어가느냐 입니다. 물론 다 들어갑니다. 제 기억으로는... 1080i가 비트레이트가 더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우걱우걱 끼워 넣어서 다 들어갔죠. 하지만 높은 여전히 높은 비트레이트와 낮은 화질 우려로 720p 진영이 많이 깠던 것으로 압니다. 그 당시 720p 쪽에서는 DVD 화질이 720p라는 화질을 내세워 그 당시 최고의 화질을 앞세웠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우여곡절 끝에 결정이 되자마자 디지털 TV의 HD화가 빠르게 진행되었고, 뭐 선진국에선 이미 다 결정된 사항이었으니 그대로 적용하여 국내에는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 말 잘 듣습니다. TV 사서 보라고 하면 사서 보고, 세탑박스 꼽아서 쓰라 하면 꼽아서 씁니다. 그다지 큰 문제 없이 무난히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이 진행되었죠.
특히,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엄청난 특수효과를 누리며 HDTV의 보급과, 디지털 방송의 효과를 독독히 봅니다. 뭐... 물론 길거리 응원을 많이 나가셨겠지만요. 저는... 글쎄요... 거의 독일 월드컵 때부터 HD 방송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 때 당시 한두푼 모아서 한... 70만원 주고 32인치 TV를 샀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TV 아주 잘 써 먹었죠... 어쨌든, 그때 당시만 해도 HDTV라고 하면 "HD급"이었지 FHD는 눈씻고 봐도 찾기 힘든 시기었습니다.
그렇죠, 이번엔 또 LCD TV의 기술이 발목을 잡습니다. 뭐, 물론 당장 LCD TV가 1080p로 나온다 하더라도 1080i 밖에 되지 않는 HDTV를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결국 고화질을 원했던 분들은 꾹꾹 참고 있다가 1080p를 지원하는 FHD TV들이 나오자 돈을 쥐어들고 매장으로 뛰어들기 시작합니다. 블루레이의 태동과 함께 드디어 FHD가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죠.
하아.. 지금은 더 복잡해졌습니다. 방송? 후우.. 이제 이런건 관심도 없습니다. 4K를 넘어서 HDR에 음향도 겁나 복잡하거든요. 뭐, 관련 학과를 졸업한지도 20년이 넘었고, 관심을 둔지도 오래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지금은 방송쪽 보다는 게임이나 영화 영상쪽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즉, 방송국에서 어떤 방식으로, 어떤 변조방식을 써서, 어떤 코덱으로 송출하고 있는지 보다는, PC나 플스, 액박에서 출력하는 영상을 TV나 프로젝터에서 얼마나 더 깨끗하고 원본과 같이 출력할 수 있는 기기를 찾을 수 있는가에 더 집중하고 있지요. 어렸을 때부터 하도 집에서 TV만 보면 혼나서 TV를 원래 잘 안봐요. 대신 영화는 많이 보죠... 몰래 집 나가서 영화보고 왔거든요... -_-;
이러한 기술의 발달 덕분에... 다니던 회사도 망하고...... 열심히 벌어서 산 장비들도 무용지물이 되고... 그렇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그렇군요. 모두들 그랬죠. "CRT가 50년을 군림했으니 LCD가 그정도는 버틸거라고"... 뭐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네요... 지금 TV의 기술의 절반은 LED가 결정하니까요. 요즘은 액정 디스플레이라고 불러야 할지, LED TV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도 LED, LED 거리니까... 어짜피 망치로 두둥기면 액정 나가는건 매한가진데... -_-;
이번에 LG의 QNED나 삼성의 Neo QLED나 LCD 액정 패널을 달고 나오는건 매한가지입니다. 정 궁금하면 망치로 두둥겨 보세요... (진짜 그러시진 마시구요..) 그럼 왜 LED가 계속 붙느냐!? OLED를 쓰면 좋긴 한데... 대형화는 둘째치고 번인 때문에 참 문제입니다. 그리고 삼성이 만든 마이크로 LED TV의 가격 하락화는 아직 멀었구요.... 그럼 결국 화질 업그레이드 시킬 녀석은 요 LCD 패널 가지고 만지작 거려야 하는데, LCD 패널이야 뭐 더 이상 고쳐 쓸건 없겠고... 이녀석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는 뒤에 백라이트를 조지는 수 밖에 없더라 이거죠. 그래서 나온게 QNED, Neo QLED라는 거라군요. 이건 이번에 구독한 유튜브 컬러스케일이라는 채널을 보고 알았습니다. 아주 유익하더군요. 근데 이 얘기 왜 했지? -_-;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HDMI 라인을 타고, DP라인을 타고 움직이지만 여전히 그 기술들의 기반은 NTSC와 PAL에서 기반한 것들을 베이스로 합니다. 즉, 위에서부터 아래로 스캔하면서 내려오는 방식을 쓰지요. 뭐... 귀요미님에 질문에 답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 저의 생각은 이러합니다.
- 제가 졸업하기 전 대충... 한 2003년도 까지만 해도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바꿔주는, 그러니까 DAC 변조 방식이 그 당시만 해도 QAM 모듈레이션과 같은 기술은 정말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제 머리가 딸려서 그런지 몰라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거기가 한계였고 와... 저거 생각해낸 사람 정말 대단하다.. 저거 이상이 나올까.. 했는데 지금은 더 어마어마하죠... 즉, 더 엄청난 량의 데이터를 더 빠르게 내보냅니다. 아울러, 데이터 압축도 과거에 MPEG에서 h.264를 거쳐 이제 AV1까지 엄청나게 빠르게 발전합니다. 이 압축 기술도 학교에서 배웠는데, 진짜 원본 데이터의 수백, 수천, 많게는 수만배까지 압축이 됩니다. 그러면서도 볼만한 화질이 나옵니다... -_-; 즉, 거실의 TV는 그 당시에는 필요하지 않았던, 1080p가 필요치 않았던 시절의 TV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사실 HDMI 시대가 와서야나 1080p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PS2때만 해도 컴포짓 단자가 주로였고, 좀 있는자에겐 S-Video, 정말 좋은 TV라면 Y, Cb, Cr 케이블을 쓸 수 있는 단자가 달린 TV가 있었죠. 심지어 겁나 부자는, 6개 단자가 달린... 그 뭐다냐... CRT 모니터... 기억이 안나네... 그런데 그래 봤자 최고 해상도가 1600x1200인가? 그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표준 영상쪽으로는 YCbCr 케이블로 커버 가능한 해상도가 1080i가 제한입니다. 심지어, 다음 세대 게임기도 이 규격을 사용합니다. 제 엑박 360이 그렇네요. 나오자마자 구매해서 지원하는 가장 좋은 해상도가 1080i입니다. 그래서 지금 나오는 최신 TV에는 연결 조차 불가능하고, 컨버터를 사거나 우회 방법을 써야 합니다. 다행히(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리시버를 쓰기 때문에 리시버에서 모든 입력을 받아 한번에 HDMI로 영상 기기로 옮깁니다. 하지만 이 짓도 이제 슬슬 끝내야 합니다. 이제 곧 HDMI 2.1 시대가 오거든요. -_-; 근데 HDMI 2.1 지원 리시버가 너무 적어요....
- 의외로 1080i와 720p의 비트레이트는 차이가 좀 납니다. 근데 이게, 방송 송출하는 입장에선 조그만한 차이에도 목슴 걸고 달려듭니다. 뭐... 네트워크 담당자라면 잘 아실거예요. 1MBps에 목슴걸거든요. 그래서 720p로 하자고 계속 노래를 불렀던 것도 있구요.
지금도 우리가 보는 영상은 어떻게 하면 인간의 눈을 최대한 속이면서도 최대한 화질을 떨구지 않고 최대한 화려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해서 만드는 영상들입니다. 특히나 유튜브가 그런 것들에 고민을 많이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유튜브를 통해 게임 영상을 잘 보지 않는 편인데, 게임을 직접 하는 것과 너무 괴리감이 큽니다. 유튜브를 통해 보면 아무리 고화질로 올렸다고 해도 그 영상이 게임을 하는 영상을 따라오지 못하기에 차라리 안 할 게임이면 모를까 왜 저걸 보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유튜브 영상들은 그냥 "참고용"으로만 봅니다. 4K, HDR 이런 것들도 다 그냥 "참고용", 어짜피 실제로 보면 다 틀리니까요(하지만 난 4K도 아니고 HDR도 지원 안되는 모니터자나...).
하암... 쓰다보니 길어졌군요. 그럼 도움이 되셨길...
그러고보니 음향에 비해 영상코덱은 눈 반짝하는 사이에 새로운 기준이 나오고 또 나오고 하는군요.
아무리 네트웤이 발달해도 늘릴 수 있는 대역폭은 한계가 있어서 그 안에서 쥐어짜다보니 가장 덩치가 큰 걸 줄일 수 있는 것 부터 수요가 있어서 그런가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