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350주년 기념으로 350m 건물을 짓겠다는 용자기업이 있습니다.
일본의 스티토모 린교社입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목조 건축 기업이지요.
나무? 그거 잘 타는 거 아냐? 별로 안튼튼하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나무는 결국 나무고 백날 압착해도 철근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건축 자재의 10퍼센트 가량은 철근이 차지합니다. 바꿔말하면, 남은 90퍼센트 중 대부분이 나무가 차지한다는 겁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 걸까요?
정답은 바로 CLT라 불리우는 집성판의 등장입니다. 저도 중학교 시절 기술과 가정 수업 때 잠깐 배운 것이 전부인 이 재료는 나무를 적당 크기로 갈갈하여 접착재등의 재료와 함께 압착시켜 목판의 형태로 만들어집니다. 원목을 잘라 만드는 목재 대비 튼튼하고, 원하는 형태로 만들기가 쉬우며, 효율성도 좋습니다.
그렇다면 대체하고자 하는 철근과 콘크리트 대비는 어떨까요.
산업혁명 이래 대두되기 시작한 환경 문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라고는 해도 콘크리트를 짜올릴 때 결국 목재가 들어갑니다. 콘크리트 제조 과정에서도 많은 탄소가 대기중에 퍼져나갑니다. 앞으로 철근-콘크리트 건축물이 아닌 목조 건축물로 건물들을 짓게 된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최대 37%가량까지도 줄어들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나무라는 재질은 상대적으로 유연하기 때문에 최근 논란이 일는 지진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도 쉽습니다.
하지만 세상엔 장점으로 똘똘 뭉친 사기템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 많은 건물들을 나무로 짓게 된다면 그 과정에서 소모되는 목재는 어떻게 충당할까요. 결론은 언제나 같습니다. 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어차피 대세가 바뀌기까진 수십년의 세월이 걸립니다. 그리고 그 세월은 숲이 자연적으로 조성되긴 힘들어도 인간이 인공적으로 조성하긴 충분한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