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 내시경 (Capsule Endoscope)의 구조. 부피가 4cc 정도의 캡슐 카메라와 코인 셀 배터리, 신호 처리 회로, 무선 송신 회로 등을 넣었습니다. 코인 셀 배터리의 용량은 60mAh 이하로 그리 크지 않습니다. 이 작은 용량으로 8시간 이상 계속해서 촬영해야 하지요.
의료 현장에서 내시경은 검사나 수술 등에 씁니다. 대표적으로는 입이나 코로 내시경을 넣어 식도, 위, 십이지장 내벽을 관찰하는 상부 소화관 내시경 검사와, 항문에 내시경을 삽입해 대장 내병을 관찰하는 대장 내시경 검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남아있는 소화기관이 소장입니다. 소장은 길고 가늘고 구불구불합니다.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음식을 아래로 내려 보냅니다. 기존의 내시경을 쓰긴 적합하지 않으나, 최근에는 입이나 항문으로 풍선을 붙인 내시경을 넣어, 소장을 고정해 검사하는 방법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검사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환자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것이 캡슐 내시경입니다. 캡슐 내시경은 캡슐 형태를 한 내시경으로, 소화관의 내벽을 관찰하는 카메라(이미지 센서)와 촬영 조명용 발광 다이오드(LED), 무선 통신 회로, 신호 처리 회로, 안테나, 코인 셀 배터리 등으로 구성됩니다.
캡슐 내시경 검사에서 검사를 받는 사람은 수신기(여러 개의 안테나와 수신 회로로 구성)를 복부에 장착합니다. 그리고 캡슐 내시경을 물과 함께 입으로 삼킵니다. 캡슐 내시경은 식도에서 위,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에 도착합니다. 그 동안 캡슐 내시경은 촬영을 계속하며, 소장의 촬영을 끝내도 배터리 수명이 남아있는 한 계속 작동합니다. 마지막은 항문을 통해 배설됩니다.
캡슐 내시경은 촬영한 이미지를 지속해서 무선으로 전송합니다. 이 무선 신호를 수신기를 통해 이미지 데이터로 저장합니다. 또 촬영한 사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미 이런 시스템이 실용화된 상태지만, 한국의 카이스트(KAIST. Kore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는 이번 ISSCC 2018에서 고성능 캡슐 내시경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VGA 해상도 카메라 4개로 소장을 360도 촬영
카이스트가 개발한 캡슐 내시경 시스템의 특징은 다양한데, 가장 큰 것은 소화관 벽을 360도 촬영해 실시간으로 이미지 데이터를 무선 전송한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실시간으로 이미지 데이터를 전송하는 캡슐 내시경은 촬영 시야가 150도로 한정됩니다. 따라서 촬영하지 못한 부분이 남습니다. 예전에 360도를 촬영하는 캡슐 내시경이 개발된 적이 있었으나, 이건 촬영한 이미지 데이터를 무선 전송하지 않고 캡슐에 내장된 플래시 메모리에 이미지 데이터를 저장합니다. 따라서 실시간 모니터링이 안됩니다. 소장에서 이미지가 제대로 촬영이 됐는지를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항문을 통해 배출된 캡슐 내시경을 회수하지 못하면 망합니다. 대변을 샅샅이 뒤져 캡슐 내시경을 찾아야 합니다.
카이스트가 개발한 캡슐 내시경은 4개의 카메라(이미지 센서)를 탑재해 360도의 시야각을 달성했습니다. 시야각이 120도인 카메라를 90도씩 기울여 교차되도록 배치, 사각을 없앴습니다. 카메라는 캡슐 중심부에 달려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기존의 캡슐 내시경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기존에는 1개의 카메라를 끝부분에 달아 전방이나 후방을 촬영했습니다. 소장은 가늘기에 캡슐 끝이 소장 앞/뒤에 배치됩니다. 이런 카메라가 촬영한 이미지는 중앙이 어둡고 주변부가 밝습니다. 이에 비해 카이스트의 캡슐 내시경은 대장 내벽을 수직 방향으로 촬영합니다.
카이스트의 캡슐 내시경은 촬영 이미지가 고해상도라는 점도 특징입니다. VGA(640x480) 해상도에 촬영 속도는 최고 4fps. 기존의 캡휼 내시경은 340x340 정도입니다.
카이스트가 개발한 캡슐 내시경의 모양과 구조. 양쪽 끝의 금 전극에 무선 통신 안테나가 있습니다.
캡슐 내시경의 크기와 기판.
4개의 카메라를 배치(왼쪽), 이미지 캡쳐 타이밍(오른쪽).
이렇게 촬영한 이미지는 캡슐 양쪽에 달린 금 전극 안테나를 통해 무선으로 실시간 전송됩니다. 금 전극은 소장 내벽과 접촉해, 인체의 조직을 거쳐 이미지 데이터를 전송, 피부에 장착한 수신 회로에서 신호를 받는 방법입니다. 수신 안테나는 8개가 있으며 각각 수신 회로가 달려 있습니다. 인체 조직에서 전기 신호 손실이 크기에 캡슐과 수신 안테나의 거리는 20cm 안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인체 조직을 통해 촬영 이미지 데이터를 전송하는 원리. 배터리 수명을 늘리기 위해 송신 전력을 제한하고, 대신 수신 감도를 높여서 해결합니다. 수신 안테나에 그라운드 판을 더해 신호 대 잡음비를 높였습니다.
인체 조직을 통해 촬영 데이터를 고속으로 전송
캡슐 내시경의 촬영 해상도가 높고 카메라가 많이 달려 있다. 이건 전송해야 할 데이터의 용량이 크다는 소리입니다. 그래서 최대 데이터 전송 속도가 80Mbps인 무선 통신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40MHz 대역과 160MHz 대역의 두 주파수 대역을 사용, 40MHz 대역에서 4개 값의 위상 편이 변조(QPSK), 160MHz 대역에서 2개 값의 위상 편이 변조(BPSK)로 데이터를 전송합니다.
촬영 이미지 데이터를 전송하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캡슐 내시경의 위치를 탐색하는 데이터 전송 기간을 마련했습니다. 이 모드는 8개의 수신 안테나 중 캡슐에 가까운 4개의 수신 안테나만 선택해 씁니다. 이걸로 항상 최적의 수신 환경을 유지합니다.
캡슐 내시경이 내장된 송신 회로의 블럭. 촬영 화상 데이터의 부호화 회로 및 전송 데이터의 변조 회로, LED 구동 회로 등을 탑재합니다.
수신 회로의 블록. 수신 데이터의 복조 회로, 수신 신호 전력 검출 회로(캡슐의 위치 검출), 제어 회로 등을 탑재합니다.
수신 회로의 실리콘 다이 사진(왼쪽), 송신 회로의 실리콘 다이 사진(가운데), 회로의 주요 스펙(오른쪽).
돼지의 소장과 피부를 통해 캡슐 내시경 시스템의 동작을 확인
이 캡슐 내시경 시스템은 돼지의 소장과 피부, 인체 조직의 모델을 사용해 확인했습니다. 돼지의 피부에 수신 안테나와 수신 회로를 장착, 돼지의 피부에 인체 모델을 부착해 돼지 소장을 넣었습니다.
소장의 창자에 캡슐 내시경을 삽입하여 대장의 내벽을 촬영하고, 이미지 데이터를 수신 회로에서 수집해 호스트 PC로 전송했습니다.
이렇게 캡슐 내시경의 4개 카메라가 돼지 창자 내벽을 제대로 촬영했음을 확인했습니다. 캡슐 내시경의 소비 전력은 10.78mW로 매우 낮습니다. 55mAh 배터리에서 2fps의 속도로 촬영하면 12시간 사용합니다. 상용화하기 충분한 배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