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은 현재 국내에서 186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보다 6.85% 하락한 수치다. 이번 하락은 루나 사태를 부른 '죽음의 나선' 현상과 닮아 있다. 이자를 기반으로 사업을 해온 이더리움 대출 서비스가 '뱅크런' 우려에 휩싸이면서 관련 대출상품이 줄줄이 청산될 위기에 처했다. 대규모 청산이 이어지면 이더리움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다만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번 하락세가 이더리움 자체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루나 사태와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더리움이 큰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이더리움 기반 파생상품의 위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은 최근 채굴코인에서 비채굴코인으로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업그레이드가 끝나면 이더리움을 보유한 사람들이 블록체인 검증에 참여하고 이들에게 추가로 이더리움을 보상으로 나눠주는 구조가 된다. 참여에는 최소 32이더리움(현재가 기준 약 6000만원)이 필요해 소규모 개인투자자는 참여가 쉽지 않다. 이에 착안해 리도(Lido) 같은 회사가 크라우드 펀딩 개념의 서비스를 들고 나왔다. 개인들의 이더리움을 모아서 검증작업에 참여해주고 수익을 나눠주는 시스템이다. 이더리움의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완료될 때까지 맡긴 이더리움을 찾을 수 없다. 이에 리도는 이더리움을 맡겼다는 증표인 stETH를 발행해준다.
대출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셀시우스는 stETH 형태로 대부분의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다. 맡긴 이더리움을 찾으려는 고객이 갑자기 많아지면 지급 불능 상태에 처할 수 있는 이유다. 이런 상황을 먼저 직감한 고객들이 stETH를 빠르게 이더리움으로 바꾸려고 하면서 stETH 가격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이더리움과 1대1 교환이 안 되는 현상이 최근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