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10에서 WOL이 안 된다면 빠른 시작 기능을 꺼 보세요.
회사에서 집 컴퓨터에 원격접속을 좀 해야 할 일이 있어서 WOL 설정을 하는데, 도통 먹히지를 않습니다.
약간의 검색으로 위와 같은 내용을 발견했습니다. 사실 위 내용은 인터넷에 꽤 많이 퍼져 있어요.
그런데 "왜 빠른 시작을 끄면 WOL이 작동하는가?"에 대한 명쾌한 답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디깅을 해 봤습니다.
윈도우 트러블슈팅 페이지에 명쾌한 해답이 있네요.
컴퓨터 전원상태를 관리하는 ACPI는 몇 가지 전역 상태(Global state)와 수면 상태(Sleep state)를 정의합니다.
이 중 일부를 가져오면 다음과 같습니다.
Gx | Sx | 설명 |
---|---|---|
G0 | S0 | 정상 작동 중 |
G1 | S3 | 절전 모드(Sleep, Suspend to RAM). CPU는 꺼지며 RAM 데이터는 보존됨 |
S4 | 최대 절전 모드(Hibernation, Suspend to DISK). RAM 데이터를 비휘발성 디스크에 옮긴 뒤 시스템 전원을 끔 | |
G2 | S5 | 시스템 종료(Soft OFF). RAM의 데이터는 손실됨. 파워 서플라이의 대기 전력이 장치에 공급될 수 있음. |
G3 | 전원 분리 (Mechnical OFF). 전력 공급이 차단되어 부품을 분해해도 안전함 |
윈도우 8부터 "빠른 시작" 기능이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이 기능은 시스템 종료를 선택하였을 때 사용자 세션을
로그아웃 한 뒤 윈도우 커널은 살아있는 상태로 최대 절전모드(S4)에 진입하는 기능입니다.
커널을 처음부터 불러오는 것 보다는 그냥 최대 절전모드에서 깨어나는 것이 더 빠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여하튼, 사용자가 "시스템 종료"를 선택하였고 이는 PC 전원이 완전히 차단되기를 기대하는 행위라 판단하여
윈도우는 시스템 종료시 명시적으로 WOL 기능을 해제한다고 합니다.
WOL에 의해서 기대하지 않게 전원이 다시 켜질 수 있다는 이유로요.
S5 상태 또한 전원 OFF 상태이므로, 윈도우는 S5 상태에서도 WOL을 공식적으로는 지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럼 윈도우에서 WOL을 어느 상태에서 지원하냐 하면 S3과 S4 라고 합니다.
응? 좀전에 S4에서 안된다면서?
윈도우에서 S4로 진입하는 경우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빠른 시작"이 켜진 상태에서 시스템 종료이고,
다른 하나는 최대 절전모드를 수동으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후자의 경우는 장치 관리자에서 전원 옵션 설정에 따라 WOL을 켜 둘 수 있습니다.
즉슨, 윈도우에서 공식적으로 WOL이 작동하는 상태는 S3 (절전 모드) 또는 S4 (최대 절전 모드) 입니다.
시스템 종료를 선택하여 S4 ("빠른 시작") 또는 S5 (시스템 종료) 상태에서는 WOL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응? "빠른 시작"을 끄면 된다면서?
S5 상태에서는 윈도우 커널도 죽어버리니, 하드웨어 제어권한은 메인보드 펌웨어(BIOS)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메인보드 펌웨어에서 WOL 기능을 켜 두었다면 WOL이 작동하는 것입니다.
윈도우 7까지는 "빠른 시작" 기능이 없으니 상관없고, 윈도우 8 이후에서도 "빠른 시작"을 끈 상태인 경우
시스템 종료를 선택하면 S5 상태로 넘어가기에, 메인보드 펌웨어에서 설정만 잡아주면 WOL이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SSD가 보급되는 현 시점에서 빠른 시작 기능이 주는 부팅시간 단축 효과는 글쎄요 수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WOL이 더 유용한 기능이라 생각하기에 빠른 시작을 끄고 상시 WOL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했습니다.
뭔가 되게 복잡합니다만, 여하튼 요약하면 그렇습니다.
윈도우10은 "절전 모드" 또는 "최대 절전 모드"를 이용할 때에만 WOL을 지원합니다.
윈도우10에서 WOL이 안 된다면 빠른 시작 기능을 꺼 보세요. 그리고 메인보드 펌웨어의 WOL을 켜세요.
이번주말에 다시 세팅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