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치아(Chia)코인때문에 좀 시끄럽죠. 기존 대부분의 가상화폐들과 다르게 저장공간 기반으로 채굴을 한다는 점이 특이하기도 하고, 비트토렌트 개발자인 브램 코언이라는 작자가 붙어서 유명세를 탄 것도 있고요. 보니까 중국쪽에선 SSD나 HDD 수요가 늘어나고 있길래 대체 뭐길래 이렇게 실수요를 이끌어내고 있는지, 스캠(사기)인지 아닌지 궁금해져서 좀 찾아봤습니다.
1. 치아코인은 뭘까
단순하게 말하면 그냥 가상화폐입니다. 채굴방법이 다를 뿐이죠. 저장소 기반 채굴, 브램 코언의 존재 때문에 토렌트 기능이나 그리드 네트워크기반 P2P, 클라우드 스토리지 같은 실용적 기능이 있을줄 알았는데, 전혀 없습니다. 네트워크의 효율성이나 구현 방식은 다르겠지만 결국 가상화폐고, 블록체인일 뿐입니다.
2. 채굴방법
치아코인의 채굴 과정은 플롯팅(Ploting), 파밍(Farming,=채굴)이라는 2가지 단계로 나눠져있습니다.
플롯팅 : 저장공간에 PLOT파일을 생성하며 이 파일은 파밍을 하는 용도로 쓰입니다. 현재 가장 작은 플롯파일 크기는 101.4GB(K값=32 기준)이고, 생성 과정에서 임시공간을 239GB 사용하며 쓰기는 1.4TB정도가 일어납니다.
쓰기량이 많기때문에 생성 과정에선 SSD를 사용해야 더 빠르게 플롯을 만들 수 있고, SATA SSD는 빠르게 임계점(고장)에 다다른다고 합니다. 치아코인측에선 NVMe SSD를 권장하더라고요. 플롯 한개를 생성할 때 SSD에선 6~10시간, HDD에선 3~4일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또한 플롯파일은 해시값의 집합이기 때문에 값을 생성하기 위해 계산과정이 필요합니다. 즉, 고성능 CPU일수록 계산과정이 빠릅니다. 메모리(RAM)도 1플롯당 약 4GB정도 잡아먹고요. 한번에 플롯 여러개를 생성(병렬)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CPU 코어가 많이 필요하고 메모리 용량도 확보되어 있어야 합니다.
파밍 : 생성된 플롯 파일을 여분의 저장공간(HDD)로 옮겨놓고, 채굴을 진행하게됩니다. 메인넷에서 해시값이 전해지면, 30초동안 내가 가진 플롯 파일들을 전부 스캔해서 타겟 해시값이 있는지 체크한다고 합니다. 해시값이 있다면, 라운드 경쟁(추첨)을 통해 최적의 해시를 가진 사람이 당첨됩니다.
따라서 플롯파일이 여러개 있을수록 타겟해시가 존재할 확률도 늘어나고,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거죠. 위에서 말한 K값 32기준으로 1플롯의 크기는 101GB지만, K값이 1 증가할 때 마다 플롯의 크기가 2배로 늘어납니다. K값이 난이도인 셈입니다.
일단 플롯파일이 생성되고 나면, 해시스캔 외에는 딱히 연산작업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CPU나 메모리, 네트워크 사용량이 적다고 하네요. 그래서 플롯파일이 들어있는 HDD를 라즈베리파이에 연결해서 채굴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게 치아코인이 내세우는 장점입니다.
3. 치아코인이 말하는 장점과 목표
치아코인이 자기들 입으로 내세우는 장점은 '친환경적'이라는 겁니다. 다른 코인들이 수많은 연산량을 요구하고, 엄청난 전력소모를 일으키는것과는 다르다는거죠. 심지어 그래픽카드를 일회용이라고 묘사해놨더라고요.
치아코인은 비트코인 백서와 비슷한 나름의 백서가 있는데, 그걸 Green Paper라고 해놨습니다. 채굴도 마찬가지로 Mining 대신 Farming이라고 하고요. 심지어 친환경적(Eco-Friendly)이며, 다른 코인과 다르게 탄소 배출량도 적다고 하고요.
치아코인 역시 다른 코인들처럼 블록체인을 다른 회사에 공급해서 상용화할 것이라고 합니다. 뉴욕 증권거래소 혹은 비슷한 규모의 미국 거래소에 치아고인 ETF를 상장시키고, 일상적인 상거래에서 암호화폐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합니다.
4. 기타등등
사실 치아코인은 VGA기반 혹은 ASIC채굴에 비해 친환경에 가까운거지 어쨌든 전력소모가 있습니다. 친환경은 그저 마케팅 용어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NAS굴리는분들은 아시겠지만 HDD도 24시간 내내 켜져있으면 소모전력을 무시할 수 없거든요. 또한 plot 생성시 쓰기가 엄청나게 일어나기 때문에 SSD가 빠르게 소모됩니다. 오히려 채굴에 사용되는 그래픽카드보다 SSD가 빨리 죽으니까요.
얼마전에 갤럭시에서 자사 SSD로 채굴하면 보증이 무효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에 치아코인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플롯 용량이 50~60PB정도 늘어나고, 총용량은 1.14EB를 넘어섰습니다. 아까 말한대로 플롯 100GB당 쓰기 1.4TB가 발생하므로, 쓰기량은 치아코인네트워크의 약 14배정도 된다고 봐야합니다. 15.96EB의 쓰기가 일어난거고, 이 와중에 SSD가 엄청나게 갈려나갔을겁니다. TBW가 높다고 소문난 시게이트 파이어쿠다 520 NVMe SSD 2TB 제품이 3600TBW를 가지는데, 이게 4,400개 넘게 있어야 저만한 양의 플롯팅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삼성 970, 980 PRO의 경우 1200TBW까지 보증됩니다.
그리고 치아코인 설립 회사가 이미 2,100만개의 코인을 들고있는데, 현재 결정된 채굴 시나리오대로 저만큼을 채굴하려면 21년 걸린다고 합니다. 아직 치아코인은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래가 불가능합니다.
참고사이트
치아코인 FAQ : https://www.chia.net/faq/
치아코인 네트워크 FAQ : https://github.com/Chia-Network/chia-blockchain/wiki/FAQ
치아코인 관련 칼럼 : https://ko.0xzx.com/20210416162674.html
68개플롯을 구성하면 21일에 한개쯤 캘 확률이 있다 : https://blog.naver.com/chu68yaw/222322313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