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ime이라고 하면 자고로 저렴하고, 그 가격대에서 괜찮은 공유기 정도로 인식됩니다. 그옛날에는 AnyGate와 시장을 양분했던것으로 생각되나, 현재는 iptime하나로 모든곳이 통일되어있죠. 그리고 이 균형을 깨트리기 시작한것이 외산 고급 공유기라고 생각합니다. AC68을 필두로 한 에이수스 공유기의 정식 발매는 저런것도 있었냐 라는 반응과 이만큼 워크로드를 걸어도 안뻗는단말이야? 를 얻게 하였죠. 미려한 UI는 덤이구요.
어느순간 iptime도 고급형 공유기를 내놓기 시작합니다. 단순히 몇만원이 아닌 10만원 넘는 공유기가 나오는가 하면 그 언저리의 모델들도 나오기 시작합니다. 제가 산 A8004T도 그 언저리의 물건중 하나입니다.
제 방에서 열심히 일하고있는 공유기 사진입니다. 옆에는 맥미니와 아래에는 KT UTP2가 돌아가고있네요.
잡설로 사진을 찍을때 하얀 배경은 리뷰사진의 정석이라고들 합니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고, 뭘 보여주는지 확실하니까요. 하지만 전 이렇게 현장에서 굴러다니는(...) 사진을 좋아합니다. 이게 가구사이에 들어갔을 때 어떻게 될지 견적을 보여주니까요. 그래서 사진을 지저분한 제 방을 찍었습니다
A8004T 를 처음 받으면 드는 생각은 "크다" 일겁니다. 옆에 상자는 원래 저 구석에 들어가있으나 잠시 비교를 위해 바로 옆에 갖다놨는데 진짜 크네요. 박스가 꽤 큽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다시한번 박스를 압축해서 넣어놓은 완충용 내부박스가 있습니다. 내부 구성물로는 퀵 가이드와 뭔가 있었는데 전 어차피 신경 안쓰니까 (...) 바로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고 저렇게 설치를 했습니다. 작고, 저렴하고, 고만고만한 성능만을 내줬다고 생각했던 제 인식이 깨질만큼 저 공유기는 큽니다. 타워형이라 그런가 바닥면은 작지만 높이가 꽤 높네요. 옆에 비교체험용으로 2.5인치 외장하드를 붙여놓았으니 한 번 비교해보세요. 꽤 높을겁니다.
iptime하면 생각나는 로컬라이징 편의성은 한 번 더 발휘됩니다. UTP를 꽂자마자 인터넷이 붙네요.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어찌보면 전혀 당연하지 않은 그런 편의성이니까요. 어떤 공유기는 인터넷 설정 마법사를 통해 한 번 잡아줘야 했는데 그런게 없었어요. 하지만 RJ-45를 꽂는데 힘을 좀 많이 줘야 했습니다. 이만큼이나 힘을 줘야한다고? 라고 생각될만큼 힘을 줘야 이게 꽂히는 소리가 났거든요. 맑고 명쾌한 띡! 소리가 나야 RJ는 꽂힌것이거늘 그 소리를 듣기까지 힘이 꽤 필요했습니다. 손이 미끌거린다면 꽂기 힘드니 이참에 손을 한 번 씻고오라는 EFM네트워크의 깊은 뜻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렇게 설치하고 나면 관리 페이지를 들어가게 됩니다. iptime은 전통적으로 192.168.0.1을 쓰죠. 크롬에서 잘 들어가집니다 :D 다른건 잘 모르겠네요. 안해봐서.
이미 변경된 이름과 암호때문에 저 초기화면을 볼수가 없어서 하위에 물려있는 A3003NS 로그인 화면을 끌고왔습니다. 어차피 저 3003NS말고는 똑같으니 그냥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새로고침 옆은 자동입력 방지 시스템이지만 보안상 가렸습니다) 비밀번호와 이름을 설정하고 나면
이렇게 변합니다. 자동입력 방지가 사라지고 이름과 암호만 남게됩니다. 이름과 암호를 치고 들어가게 되면 나 iptime 공유기요 하듯 자신의 소속을 정말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메인 페이지가 나오게 됩니다.
좋게 말한다면 뭘 쓰더라도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을것이지만 나쁘게 말한다면 돈을 많이 썼는데도 변하는게 하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번에 찾아가는게 가장 편한 관리시스템이고, 저걸 몇번이나 본다고 미려하게 꾸미겠냐면서도 돈을 썼다면 묘하게 티를 내고싶고 어디서라도 비싼감이 좀 있으면 좋은게 사실이잖아요? 그렇다고 UI에다가 사이버 금칠이라도 할 수 없는 노릇이기도 한 모순은 결국 저를 용납시킵니다. 사실 메인페이지에 저거말고 띄울것도 없고, 저것만큼 중요한것도 없잖아요? 클라이언트 목록이야 메인페이지에 떴으면 좋겠으나 그러면 너무 난잡해지니까요.
제가 메인페이지 다음으로 자주 보는 화면이 여기라고 생각될만큼 전 이 화면을 꽤 자주봅니다. 혹시 누군가 우리집 와이파이를 끌어쓰지 않는가 하는 노파심에서 말이죠. 왼쪽은 IP리스트, 그다음은 MAC주소, 클라이언트 이름, 할당 유형으로 나오게 됩니다. ASUS는 대충 아이콘이라도 더 추가해주던데 그런건 없네요. 뭐 늘 그렇듯 이쁘려고 보는 화면은 아니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게 됩니다. 참고로 최상단의 내부 IP옆에는 공유기 MAC주소가 있습니다. 하얀색으로 지워버렸더니 너무 자연스럽게 날라갔네요.
무선 설정은 많이 바뀌지 않았습니다. 늘상 똑같은 화면, 똑같은 절차지만 언젠가부터인가 바뀐 기능이 하나 있습니다.
정말 친절한 기능중 하나라고 생각되는 그런 기능이에요. 예전엔 최적채널 찾기 하면 그냥 단순히 찾아주고 끝, 이었지만 이젠 이게 왜 최적인지 알려주거든요. 채널 1번의 AP 10개는 정말 끔찍한수준... 옆에 AP 리스트도 보여주나 마찬가지로 삭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공유기엔 USB포트가 하나 있습니다. 프린터로 쓸지, 간이나스로 쓸지는 사용자 마음이지만 집안에 있는 프린터가 WiFi를 잡아서 연결하는 방식으로 설치되어있어서 전 고민도 안하고 바로 외장하드를 연결했습니다.
사실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리뷰랍시고 올라오는 몇몇개의 후기를 직접 봤었는데 유독 이 부분만 없더라구요. 그냥 있어요~ 정도만 소개하지 이 속도가 얼마가 나오는지는 안알려주니까요. 그래서 사고도 걱정했었는데 테스트해보니 만족할만큼 속도가 나와서 다행이었습니다.
**내부 하드는 2.5인치 S-ATA2 하드디스크 입니다.
기대했던 간이 NAS 속도는 생각보다 준수합니다. 기가랜이 아니라면 저 속도를 다 못뽑아낸다는걸 생각하면 정말 많이 발전한 것 같아요. 초기에 2~3MB/s 왔다갔다 하던 그 간이나스가 아닙니다. 어느정도 큰 파일도 덤덤하게 옮길 수 있을만큼 많이 빠르네요.
전체적으로 만족합니다. 99000원이라는 진입장벽은 공유기에 쉽사리 돈을 쓰게하진 않지만 넓은 커버리지, 잘 뽑아주는 속도, 한국 친화적인 UI와 늘상 접해서 얻는 익숙함은 꽤 가치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하얀색 공유기는 드물잖아요. 하얀색이면 먹고들어가는 디자인의 +a는 저로하여금 몇년만에 다시 iptime을 들이게 했습니다. 속도는 하프기가 480MB/s 뽑아줘서 딱히 첨부는 안했습니다. 제속도 다 내주는데요 뭐. 그걸 못내줄때나 첨부하는것이죠.
추가1) 써놓고보니 사용기게시판을 이제야봤네요. 저기다 쓸걸 그랬나 (...)
핸드폰으로 192.168.0.1 들어가시면 예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