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식으로 공개된 윈도우 10 버전 2004(2020년 5월 업데이트, 빌드 19041)에서부터 정식으로 쓸 수 있는 새로운 기능 중에는 WSL(Windows Subsystem for Linux) 2가 있습니다. WSL 2는 MS의 가상화 기술인 Hyper-V를 응용하여 윈도우 10 내에서 리눅스 배포판을 이용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얼마 전에 나눔받은 Q6600을 올린 오래된 데스크톱에 오늘 아침 갓 받은 따끈따끈한 ISO 파일로 윈도우 10 2004를 설치하여 WSL 2를 써보려고 시도하였습니다. 그런데 WSL 1은 잘 되는데, WSL 2는 아예 작동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검색해 보니 [BIOS에서 가상화 기능이 꺼져 있으면 그럴 수 있다]는 답변이 나오긴 하는데, 정작 작업 관리자나 BIOS 등에서 확인해 보면 가상화 기능은 켜져 있었기 때문에 당황스럽더군요. 그래서 고민한 끝에 VMware Workstation 15를 설치하고 나서야 원인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WSL 2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Hyper-V가 구동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걸 만족시키는 CPU는 적어도 2010년대 혹은 그 이후 출시된 CPU더군요. 따라서 그 이전에 출시된 Q6600 CPU로는 애초에 Hyper-V를 비롯한 최신 하이퍼바이저를 쓸 수 없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Hyper-V의 작동에 필요한 CPU의 조건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x86-64 아키텍쳐
- NX 비트 지원 (인텔에서는 XD 비트)
- CPU 차원의 가상화 지원 (인텔에서는 VT-x)
- SLAT 지원(인텔에서는 EPT)
이 중에서 켄츠필드인 Q6600은 맨 마지막 항목인 SLAT(EPT)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찾아보니 이 기능은 네할렘 이후로 들어갔다는 모양이더군요. 참고로 VMware Workstation의 최신 버전은 적어도 2011년 이후 출시된 CPU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아 그 외에도 추가적인 하드웨어 기능을 쓰는 게 더 있는 것 같습니다.
뭐, 현 시점에서 출시된 지 10년쯤 지난 하드웨어까지 지원하는 것이니까 개발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배려를 해준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오래된 하드웨어를 써먹어보려는 입장에서는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WSL 2는 이걸로는 경험할 수가 없겠네요. 부가적이긴 한데 여기에 Docker를 설치해도 최신 하이퍼바이저를 적용할 수가 없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최신 컴퓨터를 쓰고 싶어지는군요.
암드는 당시 보급 라인 이었던 툴리만 이나 애슬론2 에도 들어간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