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은 12월 5~7일에 미국 하와이에서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을 열고, 이 자리에서 스냅드래곤 835에서 작동하는 arm 버전 윈도우 10이 공개됐습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835를 탑재한 윈도우 10 디바이스의 장점으로 장시간 구동하는 배터리, LTE 상시 연결을 강조했으니 성능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부스에 전시된 ASUS NovaGo나 HP ENVY x2도 윈도우 10 S를 사용하며, 윈도우 10의 특징인 Win32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의 x86 명령(32비트)를 arm v8 명령(arm 64)로 변환해서 실행할 순 없었습니다.
오직 가능한 건 미리 설치된 x86 버전의 오피스 2016(32비트)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것.
이번에 발표된 arm 버전 윈도우 10을 실패작이었던 윈도우 RT의 재등장이라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둘은 완전히 다릅니다. 윈도우 RT는 기능이 제한돼 x86 명령어 세트의 Win32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은 실행하지 못하고, 오직 윈도우 스토어를 통해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지금의 UWP)만 실행 가능합니다. 그러나 arm 버전의 윈도우 10은 x86 32비트 명령을 arm v8 64비트 명령으로 변환해 실행할 수 있어, 32비트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을 그대로 실행 가능합니다.
또 이번에 공개한 2가지 제품은 윈도우 10 S를 설치했습니다. 그래서 별도의 x86 프로그램을 설치하진 못합니다. 대신 윈도우 10 홈과 프로도 나올 예정입니다. 윈도우 스토어에서 프로로 업그레이드 가능하며, 이 경우 모든 Win32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합니다. 그럼 왜 이번에 공개한 제품은 윈도우 10 S 뿐일까요? 이건 배터리 구동 시간과 짧은 부팅 시간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윈도우 10 S라면 가격이 저렴합니다.
다만 전시된 시스템에서 Win32 벤치마크를 실행할 수 없었기에 스냅드래곤 835에서의 윈도우 10 디바이스가 얼마나 성능이 나오는지 숫자로 표기하기 어렵습니다. 업계에서는 체리트레일보단 빠르지만 코어 프로세서보다는 느리다고 보는 인식이 보편적입니다. 실제로 7세대 코어 i7 노트북과 비교했을 때 오피스 실행 시간은 인텔 쪽이 더 빨랐습니다.
운영체제의 코드는 arm 버전으로 만들어졌으며 엣지나 데스크탑의 기본적인 코드는 모두 arm 버전입니다. 오피스 같은 win32 프로그램은 윈도우에서 에뮬레이션합니다. 변환 과정이 스마트하고 메모리/디스크 캐시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변환, 빠르게 실행합니다. 애플리케이션이 DLL을 호출할 때도 arm으로 작동하기에 성능이 괜찮다고 합니다. 이것이 기존의 바이너리 변환과 큰 차이입니다.
그러나 윈도우의 바이너리 변환에서 처리할 수 있는 x86 명령어는 32비트 x86 명령 뿐입니다. 64비트의 x86-64 코드로 만들어진 애플리케이션은 변환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인즉슨 64비트 버전만 나온 애플리케이션이 19%, 상당수가 고사양 게임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런 게임으로 이런 제품에서 실행하는 사용자는 없다고 판단. 또 x64 바이너리 변환까지 수행하면 바이너리가 커져 성능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게임 외에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처럼 64비트 전용으로만 나오는 프로그램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가 arm v8을 지원하는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SDK를 배포할 예정입니다. 내년에 나올 이 SDK를 쓰면 애플리케이션을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를 통해 배포 가능합니다. 그리고 x86 32비트 오피스를 arm 버전으로 따로 포팅하는 건 부인했습니다. 이미 에뮬레이션으로 충분한 성능을 뽑아내기 때문이라고.
스냅드래곤 835를 쓴 arm 윈도우는 체리트레일 아톰보다 빠르고 코어 i3보다 느립니다. 즉 오피스를 쓸 순 있어도 사진이나 동영상 편집은 부족합니다. 대신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긴 것이 특징입니다. ASUS는 동영상 재생 22시간, HP는 20시간이 가능합니다. HP는 48Wh 배터리를 탑재하니 평균소비 전력은 2.4Wh입니다. 제품에 따라 다르나 인텔 아키텍처가 3W라면 좀 낮긴 합니다.
스냅드래곤 835는 SoC에 모뎀의 MAC이 들어가는데 인텔은 별도의 M.2 LTE 모듈을 장착하니, 네트워크에 연결된 상태라면 분명 스냅드래곤이 유리합니다.
그리고 이들 제품은 UFS 2.0 플래시를 사용합니다. 일반적인 SSD보다는 전력 사용량이 낮지요. 성능은 조금 부족한 감이 있지만.
추가하지만 arm 윈도우 10 노트북은 메모리가 4GB인 모델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에뮬레이션 처리에 쓰는 메모리 때문인 듯.
업계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에 스냅드래곤 845가 들어갈 거라는 관측이 있습니다. 서피스 프로는 몰라도 그냥 서피스는 스냅드래곤을 쓸 가능성이 있는데, 내년 2분기나 4분기에 나올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