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리눅스를 처음 접한 게 2012년 즈음 됐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사라져서 없지만 우분투를 윈도우에 설치해서 사용해볼 수 있는 WUBI라는 게 있었는데요,
이걸 실제로 사용해보려고 하니 잘 작동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버추얼박스 같은 가상머신으로 리눅스를 돌려봤습니다.
근데 문제는 컴퓨터 사양이 안 좋은 데다가 가상 머신으로 돌리니 반응 속도가 매우 안습이었어요.
그래서 고민 끝에 위험을 감수하고 한 번 윈도우와 리눅스를 듀얼부팅해보기로 결심합니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윈도우와는 달리 다양한 데스크탑 환경이 존재해서 여러 배포판마다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리눅스도 계열이 있어서 데비안 계열, 레드햇 계열 이런 거 다양하게 골라잡을 수도 있고 맘에 들긴 해요.
대표적으로 Elementary OS라고, 되게 맥 느낌 비슷하면서도 아름다운 배포판도 있습니다.
The thoughtful, capable, and ethical replacement for Windows and macOS ⋅ elementary OS
CutefishOS도 매우 아름답구요.
CutefishOS – Cutefish OS Built on Ubuntu (cutefish-ubuntu.github.io)
근데 솔직히 다른 사람한테 권하지는 못하겠더라구요.
이유인즉 다음과 같습니다.
(리눅스 알못이라서 틀린 부분 있을 수 있으니 귀엽게 봐주세요. 리린이는 고인물이 무서워요ㅠ)
1. 매번 암호 요구
한 때 윈도우에서 UAC 때문에 논란이 된 적이 있죠. 자꾸 뭘 확인창이 뜨는 거냐며 사람들이 매우 짜증을 냈었는데,
이건 리눅스에 비한다면 약과에 불과합니다.
UAC는 그냥 확인 버튼만 누르면 되지만 리눅스는 암호를 매번 입력해야하거든요.
프로그램 설치할 때도, 프로그램 제거할 때도, 하여간 꽤 많은 상황에서 암호를 요구합니다.
보통 사람들 입장에선 매우 귀찮죠.
2. 어려운 프로그램 설치
물론 크롬 브라우저 같은 프로그램들은 DEB 파일이나 RPM 파일 같은 윈도우의 EXE와 비슷한 파일들을 제공합니다만,
상당수는 터미널(CMD창)에서 명령어를 입력해서 설치합니다.
이거부터가 장벽이죠.
그리고 이것마저도 어렵다하면 직접 소스 파일 가지고 빌드해야....
빌드는 아직도 어케 하는지 어렵습니다 진짜. 성공한 적이 손에 꼽네요.
그리고 리눅스 사용하다보면 느끼는데, 터미널 창을 안 열 수가 없습니다.
윈도우는 왠만하면 CMD 창 안 열고 사용 가능한데, 리눅스는 매우 힘들어요.
3. 정보가 거의 없거나 나에게 맞는 정보 찾기 힘들다
리눅스 데스크탑 유저 숫자도 적고, 그 중에서도 한국 유저는 더 적습니다.
그리고 리눅스 배포판 종류가 엄청 다양하고 데스크탑 환경도 종류가 엄청 많아서 나한테 적용할 정보 찾는 건 더 힘듭니다.
같은 명령어라도 리눅스 배포판 종류에 따라 안 먹힐 수도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결책 찾기도 힘들고, 찾으려면 영어로 찾게 되며, 해결책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윈도우마냥 마우스 커서로 해결하는 게 아니라 터미널 명령어 쳐서 해결하라는 내용의 글일 경우가 거의 100퍼에 가깝습니다.
4. 별의별 게 다 안 됨
윈도우에서는 마우스 스크롤 라인 수를 조절할 수 있는데 그런 기능이 없거나 하기도 합니다.
5. 한글 입력 설정을 따로 해야 함
요즘 리눅스 민트같은 배포판은 기본적으로 지원해주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한글을 지원하는 입력기 종류에 따라 잘 작동하는 프로그램이나 상황이 다르기도 합니다.
특히 세벌식 같은 거 사용하시는 분들은 고역입니다.
윈도우에서야 날개셋같은 게 있지만, 리눅스는 훨씬 부족합니다.
(특히 세벌식 최종같은 것도 아니고 신세벌식 이런 거면 진짜 빡셉니다.)
6.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이 지원 안 됨
이게 제일 중요한 이유인데요, 오피스365나 카카오톡은 기본적으로 리눅스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카카오톡은 와인이나 PlayonLinux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설치해야하는데, 이것도 좀 빡세더라구요.
요즘은 Hamonikr OS 같은 곳에서 카카오톡이 기본 설치되어있는 상태로 배포하기도 하는데 리눅스 민트나 우분투 같은 데다가 설치하려면 빡셉니다.
게임이요? 스팀이 있어서 요즘은 좀 나아진 편이긴 한데....
여러분의 자녀가 게임 중독이다 하면 여러분의 자녀 컴퓨터에 리눅스를 깔아주세요(?)
(윈도우)
대신귀
여운리
눅스를
드리겠
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