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dows 에서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전통적으로 기본 설치 경로를 C:\Program Files\를 써 왔습니다.
대게는 C:\Program Files\(회사 이름)\(프로그램 이름)을 많이 선호하죠. 꼭 모든 회사가 그런건 아니고 블리자드의 경우 C:\Program Files\(게임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아마도 OS가 응용 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만들어 준 폴더이기도 하고, 굳이 안 쓸 이유도 없으니 다들 이 경로를 쓰겠죠.
몇몇 프로그램들은 C:\(회사 이름)\(프로그램 이름)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Nexon 의 게임들이 이런 경로를 선택하죠. 왜 C:\Program Files\ 를 피하는 걸까요?
블루스택의 경우 C:\ProgramData\ 하위를 선택합니다. 이 폴더의 용도는 정확히 잘 모르겠습니다.
어쨋든 C:\ 하위의 폴더를 선택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Windows가 보통 주 드라이브 문자를 C로 보장해주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여기 상식을 아늑하게 깨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Nox 앱 플레이어입니다.
초기 설치 화면입니다. 사용자로 하여금 무심코 누르도록 유도하는 "바로설치"가 중앙에 크게 배치되어 있고, "사용자지정"이 구석에 있네요. 사용자지정을 누르면
네 기본 설치 경로가 D:\Program Files 로 잡혀있습니다. D 드라이브. Program Files 라는 폴더는 존재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이 기본 설치 경로는 사용자 PC에 D 드라이브가 존재할 경우에만 설정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기본 설정을 악랄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D 드라이브가 무슨 용도인지, 무슨 장치인지 전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D 드라이브를 주기적으로 정리하는 캐시 용도로 운영하고 있었다면? 매우 느린 저장장치를 달아두었다면? 심지어 D 드라이브가 외장하드여도 선택합니다.
D:\Program Files 라는 이름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참 괴이합니다. 애초에 C:\Program Files 는 OS가 제공하는 공용 어플리케이션 설치 경로니까 그렇다 치고, 녹스 앱 플레이어 개발자는 대체 무슨 사상을 가지고 있길래 친히 D 드라이브에 공용 어플리케이션 설치 경로를 만들어 주고자 하는 걸까요?
가장 끔찍한 것은 이런 비상식적인 경로를 "사용자지정"을 누르기 전까지 숨겨놓는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회사에도 유저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실패한 UX 에요. 아니 그냥 일부러 한번 X 먹어 보라는 함정같습니다.
저는 이것을 1년 전쯤 발견하여 녹스 운영팀에 항의하였지만, 뭐... 사용자보다 프로그램에 대해 더 모르고 있는 녹스 운영팀이니 메크로 답변이나 받았습니다. 오늘 확인해 보니 여전히 이 기본 경로를 유지하고 있는데 참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