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소유 건물에 설치된 엘리베이터의 관리자를 정하고, 교육을 받으라는 안내문이 왔습니다. 여기까지는 전혀 불만이 없습니다.
그런데 관리자 교육은 오직 한국 승강기 안전공단에서만 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 업체가 경쟁하는 게 아니라요. 이쯤에서 이게 엘리베이터세 아닌가 생각이 살짝 들기 시작하는군요.
뭐 교육 수준이나 방법이라도 괜찮으면 그런 생각은 안 들었을 겁니다. 유지/관리하는데 돈은 필요하고, 그럼 엘리베이터 가진 사람들한테서 걷는 게 맞을 거라고 생각했겠죠. 그런데 국세청 홈텍스 수준으로 형편 없네요.
일단 접속 상태가 이래요. 이건 부모님 집에서 아버지 핸드폰.
컴퓨터로 옮겨도 마찬가지. 이건 제 집으로 와서 크롬으로 시도해도 안 되길래 익스로 접속한건데 이렇습니다. 두 사진 사이에는 이틀의 간격이 있고요. 그러니 인터넷 문제는 아니죠.
코드 0 메세지 에러라면 디버그하는 애들은 이해할 수 있는건가...
로그인하고 강의 보기를 누르려 해도 아예 표시가 되질 않아요. 아버지께서 전화하시니 id와 비밀번호를 물어보는군요. 일처리 수준이 참 단순명료해서 좋군요.
우여곡절끝에 접속하면 요즘 세상에 플래시로 만든 문제가 나옵니다. 플래시 지원 중단 이야기가 나온 게 언젠데, 얘네들은 지금까지 거둬들인 돈으로 여태껏 마이그레이션을 안하고 뭘 했을까요?
터치하는 영역도 여기서는 화살표를 눌러야 하고 저기서는 다음 문제를 눌러야 하고, 앞에서 화살표를 눌러서 이번에도 눌렀는데 틀었던 거 다시 보여주고, 문제를 틀리고 다시 풀기와 넘어가기를 선택할 수 있는데 다시풀기만 네모 박스 안에 넣어두고 넘어가기는 저 구석에 있어서 다시 풀기만 무한 반복하게 만들어두고. 뇌가 장식이거나 인터페이스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도 안해봤거나, 혹은 외주 준걸 검토를 안했거나, 외주 받아서 만든 걸 높으신 분 맘대로 바꿨거나 넷 중 하나일텐데.
가장 큰 건 문제의 서술입니다. 사진 우상단에 보면 '다음 설명이 맞으면 O, 틀리면 X를 선택하세요'라고 나와 있지만 정작 아래 문제는 객관식입니다. 국어 선생님이나 교열 기자가 봤다간 빨간 펜으로 죽죽 그어댈만한 비문들이 수두룩해요.
이게 사실상 독점이고 강제다보니 이런 식으로 만들어 놔도 망하지가 않는군요. 역시 나라돈 땡기는 게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