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사이트엔 속이 터지는 허황된 소리를 하는 자들이 간혹 출몰합니다. '지금 500만 원 정도 들여 가장 좋은 컴퓨터를 사면 10년은 쓸 수 있겠죠?'처럼 말이죠. 가능은 하겠죠. 쓸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10년 전에 하스웰이 나왔다는 걸 잊지 마세요. 지금 아무리 좋은 슈퍼컴을 사도 10년 후에는 똥컴 할배컴 고물컴 취급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차도 5년만 지나면 잡소리가 난다느니 보증 지나서 큰 돈 들어가기 전에 바꾸는 게 오히려 돈을 아낀다는 핑계를 대는 사람들이, 왜 컴퓨터는 전래 동화 속 주인공처럼 오래오래 행복하게 쓸 수 있을 거란 착각을 하는 걸까요? 새로 변화하는 하드웨어를 공부하기 귀찮아서일까요? 오히려 컴퓨터야말로 적당한 가격으로 신품을 사서 일정 주기로 꼬박꼬박 바꾸는 게 가성비가 좋은 행동입니다. 

 

 

아직도 지포스 GTX 1060 쓰세요?

 

이렇게까지 말해도 한 쪽에선 꼬박꼬박 반박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요새 컴퓨터 발전이 더뎌서 신제품을 사도 티가 잘 나지 않는다, 새 컴퓨터라고 해봤자 어차피 하는 건 롤 배그 디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등의 그럴싸해 보이는 이유를 대가며 말이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10년 전은 너무 오래되서 결과가 매우 뻔하니 적당히 타협해서 5년 전 메인스트림과 최신 메인스트림 시스템을 비교했습니다. 왜 5년 전이냐고요? 가상화폐 때문에 분위기가 흉흉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 시절 시스템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바꾸기 싫어서 못 바꾼 게 아니라, 이놈의 그래픽카드 가격이 진정되면, DDR5 메모리 값이 안정화되면 바꾼다고 이를 갈고 있다가 지금까지 눌러 앉은 경우죠. 이제는 바꿀 때도 됐습니다. 그런데 뭘 바꾸냐고요?

 

 

요새 이 악마 때문에 업그레이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디아블로 4도 나왔겠다 여기에선 게임 성능에 집중해서 테스트해 봤습니다. 게임 성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부품은 크게 2가지입니다. 컴퓨터의 핵심인 CPU와 그래픽을 도맡은 그래픽카드입니다. 그러니 이 두가지를 바꿔 보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업그레이드를 꼬박꼬박 미뤄온 사람들이라면 큰 돈을 쓰는 걸 두려워하겠죠? 그래서 싹 다 갈아치우기보다는 부품 일부만 바꿔서 어떻게 버텨보려는 쪽으로 생각할 겁니다. 그래서 5년 전 시스템 그대로, 거기에서 CPU(와 메모리와 메인보드)를 바꾸거나, 아니면 그래픽카드만 바꾸거나, 그리고 CPU와 그래픽카드까지 전부 바꾼 4가지 조합으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테스트에 쓴 부품은 5년 전 시스템이 코어 i5-9400F와 지포스 GTX 1060 6GB입니다. 코어 i5-9400F는 대표적인 메인스트림 프로세서인 코어 i5 제푼군이며, 5년 전까지는 아니고 햇수로 4년 전에 나왔지만 그 실체는 5년 전에 나온 코어 i5-8500의 재탕이니 5년 전 제품으로 퉁칠 수 있습니다. 많이 팔리기도 한 제품이고요. 지포스 GTX 1060 6GB는 설명할 필요도 없겠죠? 아직도 스팀의 하드웨어 인기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기에 다들 현역이라 생각하지만, 그 성능이 아직도 현역일까요?

 

현 세대 메인스트림 조합은 라이젠 5 7600과 라데온 RX 7600을 썼습니다. 둘 다 AMD의 최신 제품이죠. 라이젠 5 7600은 우수한 성능과 낮은 전력 사용량, 거기에 가장 중요한 저렴한 가격까지 갖춘 AMD의 주력 제품입니다. 그리고 간과하기 쉽지만 절대로 무시해선 안 될 스펙이 있는데 바로 바로 AM5 플랫폼입니다. 가성비가 좋다는 이유로 구형 플랫폼에서 어떻게 해보려는 사람들도 분명 있지만, 앞으로 업그레이드부터 지원 기간까지 길게 본다면 AM5가 더 오랫동안 쓸 수 있는 플랫폼임에는 분명합니다. 라데온 RX 7600은 AMD의 최신 세대 그래픽카드이며, 그 중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입니다. 그리고 그래픽카드는 가격이 저렴할수록 가성비는 올라가지요. 최신에 최저가라는 거, 이 두 가지만으로도 가성비 시스템에서 선택할 이유는 넘칩니다. 

 

 

테스트에 사용한 보급형 AM5 메인보드인 기가바이트 A620M 게이밍 X

 

5년 사이에 CPU 성능은 당연히 올랐겠지만, 메인스트림 제품에서 그 변화 폭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해 간단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본론인 게임 성능의 경우 대표적인 인기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를 테스트하고, 6월 2일부터 얼리 액세스를 시작해 지금 성역의 네팔렘이 아니라 서버가 펑펑 터져 나가고 있다는 디아블로 4의 결과를 넣었고요. 좀 많이 무거운 AAA 게임도 메인스트림 시스템에서 소화해 낼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레지던트 이블 4도 넣었습니다. 

 

5년 전 메인스트림 시스템 

CPU: 코어 i5-9400F

메인보드: ASUS PRIME B365M-A 

메모리: DDR4-2666

그래픽카드: 갤럭시 GALAX 지포스 GTX1060 OC D5 6GB    

 

신형 메인스트림 시스템

CPU: 라이젠 5 7600        

메인보드: 기가바이트 A620M 게이밍 X        

메모리: DDR5-5600        

그래픽카드: 사파이어 라데온 RX 7600 PULSE OC D6 8GB        

 

시네벤치 R23 멀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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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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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마크 타임 스파이: 그래픽

 

 

배틀그라운드: 평균 fps

 

 

배틀그라운드: 1% Lw

 

 

리그 오브 레전드: 평균 fps

 

 

리그 오브 레전드: 1% Low

 

 

디아블로 4: 평균 fps

 

 

디아블로 4: 1% Low

 

 

레지던트 이블 4: 평균 fps

 

 

레지던트 이블 4: 1% Low 

 

사실 테스트를 안 봐도 결과는 뻔합니다. 신형 시스템이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거든요. 하지만 그런 지당한 소리를 하자고 이런 글을 쓰는 건 아닙니다. 

 

 

게임 성능은 역시 그래픽카드 빨이 중요합니다. 5년 전 CPU와 메모리 등을 그대로 두고 그래픽카드만 신형으로 바꿨는데 성능이 크게 오른 게임이 있습니다. 지포스 GTX 1060이 지금 도저히 못 써먹을 그래픽카드라는 말은 아닙니다. 진짜 경제적으로 곤란해서인지 아니면 인터넷 꾸준글을 미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지포스 GTX 750 Ti로 버튼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거보단 낫겠죠. 하지만 현 세대 게임을 여유롭게 즐길만한 성능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픽카드는 PCIe 슬롯과 보조전원 커넥터만 맞으면 기본적으로 호환이 됩니다. 그래서 업그레이드가 상대적으로 자유롭지요. 지금 당장 마음에 드는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없거나, 비싼 제품을 구입할 의향이 없다면 라데온 RX 7600처럼 신형 그래픽카드 중에서 가성비가 괜찮은 제품을 거쳐서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겁니다. 

 

 

그러나 그래픽카드만 바꾼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 게임도 있습니다. 일부 게임에서는 CPU는 구형으로 유지하면서 그래픽카드만 최신으로 바꿨더니 오히려 성능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 폭은 크지 않았지만요. 아무리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발전했다 하더라도 CPU가 구리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고 해석됩니다. 흔히들 말하는 병목 현상이 바로 이거지요.

 

또 그래픽카드는 그대로 두고 CPU만 바꿨는데도 성능이 많이 오르는 게임도 있었습니다. 게임에서 그래픽카드가 중요하다고는 하나 CPU를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최신 게임을 위해 업그레이드를 하겠다면 그래픽카드만 챙기는 것으로 끝날 게 아니라 CPU도 어느 정도는 급을 맞춰줄 필요가 있습니다. 라이젠 5 7600은 앞으로 길게 보고 업그레이드하기에 유리한 AM5 소켓을 썼을 뿐더러, 신형 플랫폼으로 나온 CPU 중에서는 가장 저렴합니다. 성능 향상 역시 확실하고요. 지금 당장의 성능은 물론이고 앞으로 업그레이드까지 염두에 둔다면 가장 알맞은 선택이 되리라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