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게이밍기어, 특히 화려한 RGB에 미쳐버린 현 게이밍기어 시장에서는 별의 별 물건들이 나오곤 합니다.
그냥 rgb스틱이 15만원인 물건도 있으니 말 다했죠
하지만 제가 할건 이 게이밍기어중에서도 음악좀 자주 듣는다 싶은 분들은 정말 극혐에 극혐을 마다않는 분야가 있죠.
게이밍헤드셋입니다. 이유야 드라이버 유닛은 있는대로 키워놓은 주제에 싸구려 중국제드라이버+극한의 베이스부스트위주의 프리퀀시에 허접한 마감까지... 화려하게 감싸는 RGB는 덤이구요.
사실 레이저도 그 반열의 한 축에 당당히 들어가 있는 브랜드입니다. 당장 레이저 브랜드들 자체가 그러니깐요...
하지만, 그렇게나 화려한 RGB를 추구하던 레이저가 잠시 눈을 돌려 아주 재미있는 물건을 만들었습니다. 바로 항공기 헤드셋을 닮은 게이밍 헤드셋, 레이저 블랙샤크 V2 입니다.
아주 수수하게 생겼죠. 흡사 항공기나 전차 조종수 헤드셋을 연상하게 하거나,
KOSS의 Pro-4AA가 연상되는 디자인입니다.
이제 구성품을 보도록 하죠. 헤드폰 파우치와 삼두사 스티커, 보증서와 마이크, 본체가 있습니다.
레이저 USB사운드카드도 있는데,
분리가 가능하고 4극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 USB카드가 없다면 이 헤드폰의 진가인 THX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THX. 루카스필름의 자회사였던 곳이었지만 크리에이티브를 거쳐 레이저에게 인수되었는데요, 이 THX는 뒤에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왼쪽을 보면 마이크 음소거 버튼, 마이크 단자, 볼륨노브가 있습니다. 이 볼륨노브가 툭 튀어 나와있지만, 그래도 한손에 잡혀서 바로바로 음량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은 마음에 들더라고요. 50%기준으로 구분감있게 딱딱 넘어가는 것 역시 인상깊었습니다.
헤드셋의 윗면 역시 레이저 로고가 음각처리 되있습니다. 전체적인 질감과 마감은 나쁘지 않네요. 괜히 15만원짜리가 아닙니다.
이번에 새로 도착한 레이저 베이스스테이션 크로마에 올려보았습니다. 저저저 삼두사 로고가 밝게 점등되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해 상당히 아쉽습니다... 아마 언젠가는 블랙샤크 크로마가 나오지않을까 기원해봅니다...
이제 연결도 다 했겠다, 시냅스에 들어가보면 레이저 USB SOUND카드가 잡힙니다. 블랙샤크는 사실상 별도로 시냅스에서 인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블랙샤크V2의 열화판인 V2X의 경우에는 저 레이저 사운드카드가 동봉되있지 않아 레이저에서 제공하는 가상 7.1채널 프로그램키를 제품에 있는 코드를 사용하여 다운로드 받습니다.
시냅스에서 보면, 이렇게 THX 오디오 음장효과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음향에 공간감을 확실하게 주는데요, 왼쪽 오른쪽뿐 아니라 앞, 뒤, 정면, 뒤쪽까지 아주 확실하게 구분갑니다.
THX 오디오 음장효과를 지원하는 게임을 하게 된다면 그 몰입감은 더더욱 늘어났었고요.
그렇다면, THX오디오가 뭐냐? 하실 수도 있을텐데, 이 THX는 미디어시스템의 한 규격으로 이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THX의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쳐서 인증마크를 받고, 매 년마다 다시 테스트를 받아 통과해야 그 인증이 계속 유효합니다.
국내에는 영등포 CGV에 유일한 THX인증을 받은 영화관이 있습니다.(1관)
출처 : https://www.soundguys.com/razer-blackshark-v2-review-36783/ (Soundguys's Razer BlackShark V2 Review)
실제로도 레이저 블랙샤크의 프리퀀시 리스폰스는 여타 다른 게이밍 헤드셋과 달리 V자형 베이스부스트 성향이 아닌 플랫에 가까운 설정입니다. 드라이버 역시 트라이포스 50mm 티타늄 드라이버가 사용되어 중음역대가 묻혀버렸던 다른 게이밍헤드셋의 문제를 잘 잡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여러 노래를 들었을 때, 초고음역대가 약간 아쉬웠을 뿐(치찰음이 약간씩 들립니다.) 한번 들었을때 '이게 내가 알던 레이저였나.' 싶을 정도였거든요.
마이크 역시 마이크 볼륨과 마이크 부스트, 게이트값조절 및 이퀄라이저 설정이 가능합니다. 아주 세세히 분류되어 있어 놀랐습니다. 마이크 역시 디스코드 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음질은 걱정 안하셔도 될 것같아요. 레이저 헤드폰의 고질적인 마이크 문제가 거의 해결되었다고 자부할 수 있었습니다.
여지껏 제가 2주동안 레이저 블랙샤크 V2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점들이었습니다.
가장 크게 놀랐던건, 여지껏 저음성향이 강했던 게이밍 헤드폰에 대한 편견을 이 제품이 가볍게 떨쳐줬습니다.
생각보다 음감용으로도 나쁘지 않은 성능을 보여줘요. RGB를 포기하였지만, 그만큼 디자인적 부분에서도 무난한 디자인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차음성 역시 좋아요. 액티브 노이즈캔슬링까진 아니어도 왠만한 소리들은 다 걸러줍니다.
무게도 가볍고(260g) 이어컵도 메모리폼처리가 되어있어 편안하게 착용이 가능했었습니다.
더군다나 보증기간도 2년이니 레이저 코리아의 수리정책(일단 사용자 과실이 아닌 고장은 보장기간 내에 무조건 새 제품으로 교환하는 미친정책)을 고려한다면, 아주 나쁜 가격도 아닙니다. 문제는 해외에선 $99지만, 한국에선 15만원이라는걸 뺀다면요.
다만 아쉬운점이라고 한다면, 헤드셋의 헤드 조절부 철사가 너무 얇아보여요.. 살짝 힘주면 구부러질것같이 말이죠.
물론 음질과 가격 둘 다 챙기자면 너무 좋은헤드셋들이 많지만, 저처럼 레이저뽕에 취하시거나, 취할 예정이 있으신분들은 이 물건으로도 입문을 하기엔 적절하다고 생각해요.
레이저가 은근히 하드웨어가 나쁘진 않아요. 내구성하고 가격이 좀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