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이란 말이 흔해졌습니다. 게임 전용, 게임 특화, 게임 최적화임을 내세우는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본기는 하나도 없지만 그럴싸한 껍데기를 씌워두고 LED 몇 개 박아둔 후 게이밍이랍시고 허세를 부리는 제품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런 물건이 통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죠. 그런 게 아예 없다는 말은 아니지만, 브랜드가 아닌 제품 그 자체로는 경쟁하기 힘든 세상입니다. 지금 게이밍 시장은 누가 봐도 본격 게이밍 디바이스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스펙을 지닌 제품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리고 값도 쌉니다.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점수를 올리고 싶은 프로 게이머 지망생, 가끔 기분 전환이 필요한 고액 연봉자, 돈을 헛되이 낭비해도 괜찮은 금수저들이나 사는 물건이 아닙니다. 브론즈를 못 벗어나는 심해 생물인데 말도 하고 게임도 하지만 사람 맞냐고 의심을 사는 그런 존재, 일에 치이고 피곤에 쩔어 하루 한판 게임하기도 힘든데다 월급 명세서의 숫자까지 약소한 평범한 직장인도 살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해졌습니다. 그럼 게이밍 디바이스를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겠지요.
게이밍 모니터를 봅시다. 32인치의 훤칠한 크기에 144Hz의 부드러운 리프레시율과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커브드 게이밍 모니터가 얼마라고 생각하시나요? 가격 비교 사이트를 보길 게을리하거나 이쪽은 당연히 비쌀 거라 지레짐작했던 분이라면 놀랄지도 모르겠습니다. 브랜드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저렴한 건 20만원대까지 진입했습니다. 평범한 모니터도 아니고 144Hz 리프레시율의 본격적인 게이밍 모니터가 '1인치당 1만원'의 벽을 깨버린 시대가 온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데 놀라긴 아직 이릅니다. 32인치 144Hz의 커브드 디스플레이에 무결점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더했는데도 여전히 20만 원 대 중반이라면 어떨까요? 그것도 '이런 회사도 있었구나' 싶을 정도로 인지도가 부족한 회사 제품이 아니라, 메인보드부터 그래픽카드에 노트북까지 대놓고 취급하는 제품이 많은 글로벌 기업인 MSI라면요? 무엇보다, 144Hz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보다 더 높은 리프레시율이 나온다면요? 안 사면 안 될것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듯 합니다.
| 제품명 | MSI 옵틱스 AG32C 커브드 게이밍 144 |
| 패널 종류 | VA 패널, LED 백라이트, 커브드, 안티 글레어 |
| 화면 크기 | 31.5인치(80cm), 16:9 비율 |
| 가시 화면 영역 | 698.4x392.85mm |
| 권장 해상도 | 1920x1080 FHD |
| 픽셀 피치 | 0.36375x0.36375mm |
| 최대 표시 색상 | 1670만 컬러 |
| 명암비 | 3000:1 |
| 동적 명암비 | 100,000,000:1 |
| 곡률 | 1800R |
| 색영역 | sRGB 110%, NTSC 85% |
| 밝기 | 250cd/m2 |
| 응답 속도 | 1ms(MRRT) |
| 시야각 | 상하/좌우 178도 |
| 수직 주파수 |
144Hz(리뷰 제품은 165Hz) |
| 부가 기능 | LED 라이트, AMD 프리싱크, NVIDIA G-SYNC 호환, 플리커 프리, 크로스헤어 표시 |
| 입/출력 단자 |
DVI x1 DP 1.2 x1 HDMI 2.0 x1 |
| 소비 전력 | 48W 외장 어댑터 |
| 크기 |
723x512x209mm |
| 무게 |
본체 6.63kg 포장 8.94kg |
| 베사 마운트 | 100x100mm |
| 참고 | http://prod.danawa.com/info/?pcode=6836863 |
| 가격 |
259,000원(2019년 4월 11번가 프로모션 기준), 무결점 269,000원 |
휘어있는 31.5인치 모니터
어디서 많이 본 모니터가 나왔습니다. MSI 옵틱스 AG32CQ 게이밍 모니터 https://gigglehd.com/gg/4719001 와 똑같이 생겼습니다. 화면 크기에 커브드 디스플레이, 스탠드를 포함한 디자인까지 모든 부분이 같습니다. 여기에 144Hz와 165Hz까지 더하면 이 디자인을 쓴 AG32C 계열의 모니터가 3대가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는 복선이 숨어 있는데 일단은 떡밥만 던져놓고 회수는 아래에서 하지요. 어쨌건 모양이 완전히 같으니 기존 사진을 재활용하면 사진을 두 번 찍지 않아도 될텐데, 쓸데없이 성실한 성격 때문에 큰 유혹을 물리치고 전부 다시 찍었습니다. 겉모습만 같지 속은 완전히 달라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라도 결국은 꺼내서 찍긴 찍어야 하는 물건입니다.
31.5인치. 모니터의 한계에 도달한 크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보다 더 크게 만드는 게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화면은 크면 클수록 좋다고들 하지요. 실제로 이보다 더 큰 화면에 '모니터'란 분류로 팔리는 제품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니터를 올려 둘 책상의 크기와, 모니터와 사람 사이의 거리와, 그 안에 위치할 키보드와 마우스의 위치 선정까지 생각하면 31.5인치가 한계라 봅니다. 보통 31.5인치가 아닌 커브드 모니터라서 몰입감이나 체감하는 크기는 평면 모니터 이상입니다. 책상 위를 꽉 채운 모니터를 볼 때마다 부모님은 잔소리를 늘어놓고 배우자는 구박하겠으나, 모니터를 쓰는 사람은 어차피 따로 있잖아요? 보는 사람이 흐뭇하면 그게 옳은 길입니다.
화면이 크고, 그게 휘어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크게 눈에 띄는 부분은 없습니다. 모니터가 화면이 가장 잘 보여야지 다른 곳에 시선을 뺏기면 되겠나요? OSD 조작 버튼은 얌전히 화면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누르긴 편합니다. 스탠드는 묵직합니다. 중2병의 중증 환자라면 제법 쓸만한 둔기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특히 빨간 기둥과 신비로운 무기처럼 생긴 받침대를 높이 평가하겠지요. 그렇다고 이걸 휘두를 생각은 하지 마세요. 사람 치라고 묵직하게 만든 게 아니라, 지탱하기 까다로운 커브드 패널을 위해서 이렇게 만들었으니까요. 끓어 넘쳐 오르는 중2병의 기운을 주체할 수 없다면 모니터 뒤에서 빛나는 두 줄의 빨간 LED로 다스리세요.
박스 전면
박스 뒷면.
매의 눈을 가진 분들은 박스의 리프레시율이 144Hz가 아닌 165Hz라고 나와 있음을 발견하실 겁니다.
2단으로 나뉘어진 스티로폼 박스. 위쪽에는 설명서, 케이블, 스탠드가 있습니다.
HDMI와 DP 케이블, 전원 케이블과 전원 어댑터, 기둥과 받침대로 나뉘어진 스탠드와 조립용 나사, 그리고 설명서.
모니터를 아주 귀하게 모셨습니다. 보통 모니터가 아니라 휘어 있다보니 간수하기가 여간 까다롭지요.
그래서 스탠드 조립도 모니터 포장재 위에서 하길 권장합니다.
빨간 기둥을 모니터 뒷면의 소켓에 끼우고 2개의 나사로 조인 후 커버를 씌워서 깔끔하게 마무리.
받침대의 조립 역시 똑같습니다. 모양을 맞춰 끼우고.
나사로 고정하기. 여기에선 3개의 나사를 사용합니다.
스탠드 바닥 면의 끝부분에는 미끄럼 방지 고무를 붙였습니다.
MSI 옵틱스 AG32C 커브드 게이밍 144
시점을 조금만 달리 하면 1800R의 곡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드러납니다.
커브드 패널 제조사들들은 커브드 모니터가 눈의 피로를 줄이고 몰입감을 높여준다고 말합니다. 그게 잘 체감되지 않는 사람들도 물론 있지요. 하지만 특이한 디자인에서 오는 존재감만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정면의 빨간 기둥과 MSI 로고.
모니터 전면 우측의 OSD 조작 버튼과 LED. 버튼은 아래에, 앞쪽엔 OSD 기능 아이콘이 있습니다.
모니터 왼쪽은 베젤 뿐.
베젤이 없진 않습니다. 전원을 켜기 전까지는 잘 보이지 않지요. 사실 전원을 켜도 화면 크기에 비해 베젤이 작은 편이라 거슬리지 않습니다.
스탠드가 차지하는 공간.
두께. 화면 부분의 두께는 얄은 편입니다. 휘어 있어서 두께를 따지는 게 의미가 없어 그렇죠. 거기에 스탠드가 차지하는 공간도 있고요.
각도 조절 범위.
모니터 뒷면입니다.
화면 뒤의 MSI 게이밍 시리즈 엠블럼.
하단 양 옆에는 빨간색 LED가 두 개씩 있습니다.
듀얼링크 DVI, HDMI 2.0, DP 1.2, 전원 입력 단자.
스탠드 기둥 주변의 100x100mm 규격 베사 마운트 홀. 스탠드 대신 여기에 월 마운트를 장착, 벽에 걸어두고 쓸 수 있습니다.
모니터 아래의 OSD 조작 버튼
제품 정보는 바닥에 있습니다.
MSI 엠블럼 아래엔 통풍구를 내 기판의 열을 배출합니다.
144Hz인 줄 알았던 모니터가 165Hz?
스펙은 간단 명료합니다. 풀 HD 144Hz. 해상도가 높을수록 체감하는 그래픽의 수준은 상승합니다. 하지만 그 뛰어난 그래픽이 뚝뚝 끊기는 상황은 아무도 바라지 않겠지요. 모니터가 제 아무리 잘났어도 거기에 화면을 그리는 건 그래픽카드의 몫입니다. 강하고 비싼 그래픽카드까지 장만하기 어렵다면, 해상도는 그냥 풀 HD를 유지하고 리프레시율만 높이는 쪽으로 가는 게 쾌적한 게임 환경 구축의 정석입니다. 그럼 이런 반론이 나오겠지요. '비싼 그래픽카드를 못 사는데 비싼 게이밍 모니터는 어떻게 사느냐?' MSI 옵틱스 AG32C 커브드 게이밍 144는 현재 프로모션으로 26만 원에 판매 중입니다. 23인치도 아니고 32인치 게이밍 모니터가 저 값이라면 비싸다고 말하진 않겠지요. 혹시 불량화소 강박증이 있다면 만 원만 더 보태세요. 그럼 무결점 모델이 옵니다.
이번 리뷰에선 상당히 혼동스러웠던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 모니터가 144Hz가 아니라는 거지요. 그런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144Hz를 샀는데 120Hz나 100Hz 짜리가 오면 누가 봐도 사기인데, 그게 아닌 165Hz로 작동하니 혜자롭다고 해야 맞을 겁니다. 165Hz로 인식되는 건 물론이고 프레임을 비교해도 165Hz며 프레임 스킵 증상 당연히 없습니다. 이게 제품 수급의 사정 때문인지 아니면 소비자들에게 은밀히 챙겨주고 싶은건지 그 속내는 모르겠지만 그런 사정이야 어찌됐건 상관 없습니다. 핵심은 144Hz가 아닌 165Hz로 작동하는 모니터라는 겁니다. 가격 비교 사이트의 상품 정보 댓글을 보니 이미 이런 경험을 한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군요.
프로모션의 힘으로 모니터를 싸게 파는 것도 모자라, 리프레시율까지 넘어주다니 이거 완전 개이득인 부분 인정? 하고 끝내도 되겠지만, 이건 리뷰니까 왜 이 모니터의 정가가 비싸게 책정됐었는지는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모니터를 평가할 때 주요 스펙 몇 가지만 뽑아보고 다 같은 패널을 쓴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똑같은 31.5인치에, 커브드 디스플레이라는 점도 같고, 리프레시율까지 동일하니까요. 게이밍 기능이라 해봤자 OSD에 추가하면 되는 것이고, 프리싱크를 지싱크 호환으로 넓히는 건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그러나 모니터의 스펙은 그게 다가 아닙니다. 은근히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 색영역인데요. 스펙에서 딱 얼마를 준수한다고 표기하는 모니터를 찾기가 은근히 쉽지 않습니다. 패널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기가 그만큼 어렵거든요. 양품으로 취급하는 범위가 넓어야 불량 처리 없이 더 많은 제품을 팔지 않겠나요? MSI 옵틱스 AG32C 는 색영역을 sRGB 110%라고 딱 못 박았습니다. 그 범위를 지키는 부품을 철저히 선별하고 관리해서 내놓는다는 소리지요. 그만큼 품질이 안정적이고 완성도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될 겁니다.
표기 스펙은 144Hz인데 시스템에서는 165Hz로 인식합니다.
윈도우 뿐만 아니라 그래픽카드 드라이버에서도 165Hz라고 나옵니다.
프레임 비교 테스트. 165Hz임에 분명하군요.
프레임 스킵 테스트. 억지로 리프레시율을 올렸다면 스킵되는 프레임이 나올텐데 그런 건 없습니다.
165Hz 테스트
144Hz 테스트
120Hz 테스트
100Hz 테스트
60Hz 테스트
144Hz와 165Hz가 눈에 확 띌만큼 크게 차이나지 않지만, 144Hz 이상으로 한 단계 올릴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장점입니다.
HDCP 지원.
1920x1080의 풀 HD. 해상도는 평면한 게이밍 모니터이군요.
픽셀 배열은 RGB.
명암 표현.
색상 표현.
좌우 시야각 178도.
상하 시야각 178도.
기본적으로 AMD 프리싱크 지원 모니터입니다. NVIDIA의 신형 드라이버에선 G-SYNC 호환 모니터로도 작동합니다.
G-SYNC 데모에서 확인해 봅시다.
G-SYNC가 작동 중임을 알 수 있습니다.
스파이더에서 측정한 색영역과 감마. 측정 환경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니 이 값은 참고만 하세요. sRGB 110%라는 표기 스펙은 일리가 있어 보이는군요.
노트북을 연결해 측정한 간이 인풋랙 테스트.
사진 표시.
동영상 표시.
게이밍 모니터니까 게임 플레이.
OSD는 화면 하단에 메뉴를 보여줍니다. AG32CQ와는 또 다른 형태지요.
각각의 항목은 큼직한 아이콘을 사용해 어떤 기능이 있는지를 알기 쉽게 보여줍니다.
밝기 조절에 따른 화면 표시 변화
밝기 조절에 따른 전력 사용량 변화
명암 설정에 따른 화면 표시 변화
동적명암비 설정에 따른 화면 표시 변화
화면설정에 따른 화면 표시 변화
색온도에 따른 화면 표시 변화
화면 비율은 자동, 16:9, 4:3이 있습니다.
입력 소스 선택. DVI, HDMI, DP
색상조정에선 감마를 설정합니다.
감마는 2가지 프리셋을 제공.
기타 옵션. 표시 언어, 타이머, 설정 초기화, 오버드라이버, 프리싱크 기능을 켜고 끕니다.
OSD 표시 언어
1분 후 자동 끄기. 입력이 없으면 자동으로 꺼지는 절전 기능입니다.
오버드라이브는 끄기, 노말, 익스트림의 세가지.
AMD 프리싱크 옵션. NVIDIA G-SYNC 호환도 여기서 켜면 됩니다.
MSI 옵틱스 AG32C 커브드 게이밍 144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제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 이 모니터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sRGB 110%를 준수하는 색영역으로 완성도를 높였으며, 144Hz라 써놓고 실제로는 165Hz의 성능을 내면서 일단 동급 제품들과 균형이 무너졌고, 여기에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더해지며 엄청난 가격 경쟁력을 지닌 게이밍 모니터로 재탄생했습니다. 31.5인치의 풀 HD 게이밍 모니터 중에서 가격 대 성능비를 논한다면 결코 빠져선 안 될 제품입니다.
리플 다신 분 중 2명을 추첨해 MSI 용용이 핸드폰 거치대를 드립니다. 신청하실 분은 [MSI 옵틱스 AG32C 커브드 게이밍 144 이벤트 신청]을 넣어 리플을 달아 주세요. 접수는 4월 28일까지, 발표는 4월 29일입니다. 선정되신 분은 발표 후 3일 안에 배송 정보를 보내주시고 수령 후 5일 안에 인증샷을 꼭 올려 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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