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필드나 샌디브릿지 같은 오래된 시스템을 아직도 쓰는 곳이 있습니다. 하드웨어 매니아 입장에선 喝을 외칠 일이죠. 아니 그 똥컴 조선컴 빗살무늬토기케이스컴 선사시대 공룡유적지 출토품을 어떻게 쓰냐고요. 그런데 정작 쓰는 사람들은 그냥저냥 잘 쓰더라고요. 이걸로도 인터넷은 되고 문서 작업이나 포스기, 산업 현장에서도 그럭저럭 돌아가는 건 사실이니까요. 그렇다고 지금 오래된 PC를 아껴서 잘 쓰면 된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그런 오래된 시스템은 모든 곳이 다 낡아서 유지 보수가 힘들거든요. 먼지 털고 써멀 바르면 당장 CPU 온도는 내려가겠지만 USB 3.2나 NVMe 같은 고속 인터페이스를 지원하지 않아 파일 하나 다룰 때마다 진득하게 참아야 하며, 최신 운영체제는 설치부터 거절하기에 보안 취약점을 달고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보안은 중요하다. 최신 인터페이스는 편리하다. 하지만 성능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런 경우에는 뭘 써야 할까요? MSI Cubi N ADL은 그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미니 PC입니다. TPM 모듈을 장착해 최신 운영체제를 설치할 수 있으며, DP Alt 모드까지 가능한 USB-C 포트부터 HDMI와 DP 포트, 무선 랜과 듀얼 랜을 갖춰 주변기기를 연결하기 편리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세 가지 덤을 붙였습니다. MSI 큐비 시리즈 특유의 작은 폼펙터로 2.5인치 드라이브와 NVMe SSD 장착도 가능하지만 모니터 뒤에 붙여도 될 만큼 작고요. 인텔 N100 프로세서를 탑재해 높은 전력 효율을 달성했으며, 20만원 대 초반으로 저렴합니다.
제품명 | MSI Cubi N100 ADL |
프로세서 | 인텔 N100(앨더레이크 N, 10nm 공정, 4코어 4스레드, 6MB 캐시, 클럭 3.4GHz, UHD 그래픽, 인텔 SoC) |
메모리 | DDR4 SO-DIMM 3200MHz 16GB까지 지원(테스트엔 DDR4-3200 8GB 사용) |
스토리지 | M.2 x1 2.5인치 x1 (테스트에는 킹스톤 OM8PCP3512F-AI1 512GB NVMe SSD 사용) |
사운드 | 리얼텍 ALC256 |
네트워크 | 리얼텍 RTL8111H 기가비트 랜 x2, 인텔 Wi-Fi 5 AC94662 무선 랜, 블루투스 5.1 |
전면 단자 | USB 3.2 타입 A x2 USB 3.2 Gen2 타입 C x1(DP Alt 모드 지원) 3.5mm 오디오 입출력 x1 |
후면 단자 | USB 2.0 타입 A x2 RJ45 랜 x2 DP 1.4 출력 x1 HDMI 2.1 출력 x1 |
배사 마운트 | 100x100mm |
전원 공급 | 65W AC 어댑터 |
크기 | 124x124x53.7mm |
무게 | 550g |
운영체제 | 없음(윈도우 11 지원) |
참고 | https://prod.danawa.com/info/?pcode=20181530 |
가격 | 23만원(2023년 8월 다나와 최저가 기준) |
크기는 작고 포트는 많아요
MSI 큐비 시리즈의 스펙은 세대마다 다르지만, 그 크기는 한결같이 작았습니다. 이번 세대에서도 0.66리터의 부피에 124x124x53.7mm의 크기는 여전합니다. 나름대로 작다는 소리를 듣는 미니 ITX 폼펙터만 되도 모니터 옆에 눕히진 못하고 세워서 두는 경우가 많은데 큐비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아무리 좁은 책상이어도 컵라면 한 개 수준의 물건을 둘 공간은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공간을 더 절약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모니터 암을 쓰지 않아 베사 마운트 자리가 비고, 본체를 주변기기를 자주 연결하거나 조작할 필요가 없다면 모니터 뒤에 붙여두면 되거든요. 규격은 대부분의 모니터에서 지원하는 100x100mm입니다.
그리고 그 작은 몸체를 여러 단자로 꽉 채웠습니다. 전면에는 5Gbps의 속도를 내는 USB 3.2 타입 A 포트 2개와 10Gbps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USB 3.2 Gen2 타입 C 포트가 1개 있습니다. 이 타입 C 포트는 DP Alt 모드를 지원해 4K 해상도의 디스플레이 출력도 가능합니다. 그 옆에는 마이크/헤드폰 콤보 포트와 전원 버튼이 있고요. 큐비를 모니터 뒤에 장착하는 경우에는 연장 케이블을 써서 전원 버튼만 따로 빼낼 수도 있습니다. 뒤에는 HDMI 2.1과 DP 1.4 포트가 하나씩 있습니다. 전면 USB-C 포트까지 쓴다면 총 3개의 디스플레이에 동시 출력이 가능하지요. 또 기가비트 유선 랜이 2개가 있고 무선 랜까지 지원해 다양한 상황과 조건에 맞춰 네트워크 연결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키보드/마우스 연결을 위한 USB 타입 A 포트도 2개 있습니다.
박스 전면
박스 뒷면
박스 내부
전원 어댑터, 전원 케이블, 2.5인치 드라이브 고정용 나사, 설명서, 베사 마운트 브라켓, SATA 케이블, HDMI 케이블을 제공합니다.
65W 출력이 가능한 전원 어댑터.
크로바 케이블이라 불리는 전원 케이블을 사용합니다.
어댑터와 케이블의 무게는 350g
MSI Cubi N100 ADL.
전면 포트입니다.
USB 3.2 타입 A x2
USB 3.2 Gen2 타입 C x1(DP Alt 모드 지원)
3.5mm 오디오 입출력 x1
전원 버튼/LED, 디스크 액세스 LED
측면 통풍구
반대편엔 켄싱턴 락과 전원 버튼 확장 케이블을 연결하는 포트가 있습니다.
후면 포트입니다.
USB 2.0 타입 A x2
RJ45 랜 x2
DP 1.4 출력 x1
HDMI 2.1 출력 x1
윗면의 MSI 로고.
바닥의 제품 정보.
갤럭시 S21과 크기 비교.
2.5인치 드라이브와 흔한 충전기와 크기 비교.
크기 124x124mm
두께 53.7mm
무게 550g
번들된 브라켓 어댑터를 써서 100x100mm 규격의 베사 마운트 홀에 큐비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메모리와 스토리지 업글 가능
큐비보다 더 작은 미니 PC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스템들은 업그레이드는 고사하고 분해 자체가 안 되는 것들이 대부분이죠. 큐비는 다릅니다. 메모리와 스토리지를 직접 장착해서 쓸 수 있거든요. 메모리는 DDR4 SO-DIMM 슬롯이 한 개가 있으며 DDR4-3200MHz 16GB까지 지원합니다. 스토리지는 SATA 6Gbps 드라이브 한 개를 케이스 내부에 장착하고, 메인보드 위에는 M.2 2280 규격의 SSD 한 개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또 유지 관리도 어렵지 않습니다. 메인보드 아래에 달린 쿨러를 분리해서 써멀 그리스 재도포와 쿨링팬의 먼지 청소까지 할 수 있거든요. 초소형 미니 PC나 노트북에서는 하기 어려운 작업이지요.
받침대의 나사 4개를 풀어내면 바닥판이 열립니다. 나사가 바닥판에서 분리되지 않는 구조라 나사를 간수하기 편합니다.
바닥판 내부. 베사 마운트 고정 홀 2개 외에도 4개의 구멍이 더 있는데요.
2.5인치 드라이브를 장착하는데 사용합니다.
MSI Cubi N100 ADL의 내부.
DDR4 SO-DIMM 메모리 슬롯이 한 개 있습니다. DDR4-3200MHz 16GB까지 장착할 수 있습니다.
듀얼 랜 포트가 달린 제품답게 랜 필터도 2개가 있네요.
NVMe M.2 2280 규격의 슬롯도 하나 있습니다.
SSD 아래엔 무선 랜/블루투스 카드가 있습니다.
큐비를 모니터 베사 홀에 장착해두고 쓸 경우, 전원 버튼을 누를 때마다 손을 뒤로 뻗어 조작하기가 불편하겠죠? 연장 케이블을 써서 전원 버튼만 따로 빼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메인보드를 분리하려면 저 전원 버튼 포트 커버를 먼저 빼야 합니다.
메인보드 안쪽입니다.
무선 랜카드와 연결된 안테나 케이블.
인텔 Wi-Fi 5 AC94662 무선 랜.
메인보드 위를 덮은 쿨러.
윈도우 11을 설치하려면 TPM 보안 기능이 필요한데요. MSI Cubi N100 ADL은 칩셋에 내장된 fTPM이 아니라 별도로 분리된 dTPM 모듈을 사용해 TPM을 제공합니다.
쿨링팬 끝에 연결된 히트싱크.
5V 0.5A 규격의 쿨링팬.
크기는 50mm.
쿨링팬을 떼어내면 CPU 위를 덮은 방열판과 히트파이프가 보입니다.
쿨러를 제거하면 인텔 N100 프로세서가 나옵니다.
하나의 굵은 히트파이프를 써서 히트싱크와 연결된 쿨러.
쿨러와 히트파이프의 두께.
메인보드.
인텔 N100 프로세서와 전원부, 주변 칩.
메인보드에 장착된 여러 컨트롤러 칩.
고성능이 아니라 고효율
앨더레이크 N의 성능 절대값은 높지 않습니다. 이 글을 시작할 때 샌디브릿지 이야기를 했는데, 앨더레이크 N의 성능은 정말 샌디브릿지 코어 i5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출시된지 십년도 더 된 구형 프로세서와 자웅을 겨루다니 가슴이 웅장해진다고 받아들이실 분도 있을텐데요. 고성능 데스크탑 프로세서와 비교하면 성능이 처지는 게 맞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저전력에 맞춰진 보급형 프로세서임을 잊어선 안 됩니다. 인텔이 펜티엄이나 셀러론 이름을 붙여서 내놓은 저전력 보급형 프로세서 중에는 샌디브릿지가 아니라 그 이전 세대보다도 성능이 처지는 제품들도 있었습니다. 오히려 앨더레이크 N 정도면 괜찮은 편입니다. 전력 사용량이 얼마나 낮기에 저전력을 자꾸 강조하냐고요? 시스템 전체 사용량이 20W가 채 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CPU 하나가 아니라 시스템 전체가요. 이 정도면 컴퓨터가 아니라 스마트폰과 비교해야 될 정도로 낮은 숫자지요.
그리고 샌디브릿지보다 확실하게 높은 성능을 보여주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건 바로 스토리지 성능입니다. 구형 시스템은 잘해봤자 SATA SSD고 그 이상을 원한다면 참 손이 많이 갑니다. 그러나 큐비 N100 ADL에는 NVMe M.2 SSD가 바로 달립니다. 고성능 스토리지 덕분에 전체적인 사용 경험은 훨씬 더 쾌적합니다. 내장 그래픽의 경우 게임보다는 동영상 가속과 디스플레이 출력에 그 의의가 있습니다. 4K 해상도의 AV1이나 VP9 코덱도 버벅거림 없이 볼 수 있었고요. 디스플레이 출력은 4K 해상도를 3대까지 동시에 표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용이 아니라고는 했지만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게임 플레이도 어느 정도는 가능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정도라면 풀 HD 해상도에 옵션 타협 없이도 플레이엔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인텔 N100의 작업 관리자
HDMI, DP, USB-C 포트를 통해 4K 해상도를 출력할 수 있습니다. 3대의 동시 출력도 가능합니다.
CPU-Z에 표시된 인텔 N100 프로세서와 메인보드의 정보
인텔 UHD 그래픽의 정보.
테스트엔 DDR4-3200 8GB 메모리를 사용했습니다.
메모리 대역폭
동영상 인코딩의 하드웨어 가속 기능 덕분에 4K의 고해상도 영상 재생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NVMe SSD와 USB 3.2 Gen2 10Gbps의 고속 스토리지를 지원합니다.
CPU-Z 17.01
CPU-Z 19.01
CPU-Z AVX2
시네벤치 R23
wPrime 연산
7Zip 압축 테스트
vRay 렌더링
X.264 인코딩
코로나 벤치마크
블렌더 렌더링
PC마크 10
Specperview 2020
3D마크 CPU 프로파일
3D마크
리그 오브 레전드. 풀 HD 해상도에 매우 높음도 플레이할 정도의 성능은 됩니다. 옵션을 타협하면 더 여유가 생기고요.
다만 롤보다 무거운 게임은 플레이하기 어렵습니다.
시스템 전체 전력 사용량. 65W씩이나 되는 어댑터를 넣어주지 않아도 됐을 것 같네요.
온도는 풀로드에서도 60도가 되지 않습니다.
시스템 표면의 온도.
소음을 들어볼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런 차이를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바이오스 구성
MSI 센터에서 제공하는 여러 기능
MSI Cubi N100 ADL
MSI의 대표적인 미니 PC, 큐비는 작은 크기에 풍부한 확장성을 갖춘 모델입니다. 이 모델의 경우 2.5인치 SSD와 NVMe SSD를 모두 장착할 수 있으며, 듀얼 랜과 트리플 디스플레이 출력, USB-C 3.2 10Gbps 포트까지 갖춰 인터페이스의 수와 양에서 모두 뛰어난 스펙을 갖췄습니다. 거기에 가격, 성능, 효율에서 모두 뛰어난 제품이기도 합니다. 국내에서 판매중인 미니 PC나 베어본을 보면, 큐비 N100과 비슷한 가격대에선 제미니레이크 아톰이나 그것과 비슷한 수준의 셀러론 프로세서가 탑재된 시스템이 많은데요. 큐비 N100에 탑재된 인텔 N100의 성능은 그보다 훨씬 높으며 더욱 효율적이기에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