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 사진은 아마존에서 파는 BD-XL 3 layer M-DISC입니다)
USB나 외장 하드가 발전해서 최근 10년 정도는 광미디어를 굽거나 읽을 필요가 없었죠. 그런데 코로나 기간 동안에 심심풀이로 요즘 광미디어는 몇GB나 기록할 수 있을까를 찾아보다가, M-DISC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개발 업체의 주장으로는 레이저로 물리적 변화를 일으켜서 10년 이상 보존할 수 있다!라는데, 보존 기간은 둘째치고 M-DISC의 읽고 쓰는 속도라던지 가격 같은게 적혀 있는 사용기가 거의 없다시피해서 이 글을 작성합니다.
기록용 드라이브
Hitach-LG Data Storage 에서 제조한 Blu-ray Disc Rewriter 모델 BH16NS55 을 구입했습니다. 구입하기는 2022년 초에 구입했는데, 계속 창고에 처박아 놨다가 M-DISC 기록용으로 사용해보기는 오늘이 처음입니다. 혹시라도 드라이브를 구입할 때 스펙을 잘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M-DISC에 종류가 여러가지가 있는데, DVD-R (4.7GB짜리) 포맷의 M-DISC도 있고, Blu-ray 1층짜리 M-DISC도 있고, BD-XL 3 layer, 4 layer 짜리 M-DISC도 있습니다. 다나와나 아마존 같은 곳의 상품 설명에는 이런 부분이 정확히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서 잘못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품 설명에 읽고 쓰는 스펙을 되게 혼란스럽게 적어놔서, "M-DISC 지원! BD-XL 지원!" 이라고 적어 놓았는데, 정작 쓰기는 DVD-R 타입의 M-DISC만 지원하고, 읽기는 BD-XL까지 지원하는 드라이브 설명도 보았습니다. 구입하신다면, 쓰기 포맷이 어디까지 지원되는지 체크하십시오. 쓰기가 되면 읽는 것은 지원 되니까요.
기록용 매체 M-DISC BD-XL
제가 구입한 M-Disc는 Verbatim 상표로 Mitsubishi Chemical Media에서 제조한 BD-XL 100GB 짜리 M-Disc입니다. 요새 광미디어가 인기가 없어서 상표가 Verbatim 아니면 소니 정도 밖에 없을 겁니다. 기록 가능한 용량은 100GB == 3층 (TL; Tripple Layer), 125GB == 4층 (QL; Quadrapple Layer) 입니다.
미디어를 선택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이 1KB == 1000 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HDD 제조사는 1000을 사용하고, Windows는 1024를 사용합니다. 즉, 100GB 짜리 디스크라도 실제로 기록 가능한 용량은 Windows 식으로 대충 90.2GB 정도입니다.
또 하나 유의해야 할 점이, M-DISC에 종류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DVD-R 타입, BD 싱글레이어 타입 (25GB), BD-XL 타입 등이 있습니다. 용량 잘 보시고 구입하셔야 합니다.
BD-XL 기록용 소프트웨어
윈도우 11에 탑재된 CD 굽는 기능은 BD-XL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한때 유명했던 공개 소프트웨어인 InfraRecorder는 Windows 11에서는 계속 크래시가 나서 실제 사용은 불가능해 보이지만, 얘도 BD-XL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저는 네로 버닝롬으로 구웠습니다. 혹시 적당한 공개 소프트웨어 아시는 분은 댓글 바랍니다.
BD-XL에서 배속 표기 기준
블루레이를 따라갑니다. 1배속 = 4.5MB/s. 따라서 4배속은 대략 18MB/s 정도입니다. 여기서 B는 byte입니다.
단순 계산으로 100GB 미디어를 18 MB/s 으로 기록하면 5555초, 즉 93분이 걸립니다.
실제로 쓰고 읽는 속도
제가 사용하고 있는 드라이브는 제조사 홈페이지(https://hitachi-lg.com/kr/products/odd.view/?v=26#tech)에서는 BD-XL TL 8배속 쓰기 지원이라고 나와 있는데, 네로 버닝롬은 4배속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CPU 점유율은 2-3% 대 (RYZEN 5600X입니다, 6코아 12쓰레드).
45GB 기록하는데 대충 50분 정도 걸리는군요.
읽는 속도는 데이타가 디스크에 기록된 위치에 따라 변하는군요. 처음 시작은 2.6배속으로 읽다가 중간부터는 5배속 이상으로 읽습니다.
백업 미디어로써 가격 경쟁력이 있는가 (2023-08-06 기준)
- 일본 아마존에서 M-DISC BD-XL 100GB 10장 팩이 9900엔. 요즘은 환율 변동폭이 큰걸 감안해서 대충 기가당 90~100원 정도입니다. M-DISC가 아닌 BD-R은 절반 정도의 가격입니다.
- 삼성 MicroSD EVO 512GB 가 다나와 최저가 기준 대략 33710원. 기가당 65원 정도.
- 시게이트 5TB 2.5인치 외장하드가 다나와 최저가 기준 대략 21만원, 기가당 42원 정도.
또 하나 염두에 두셔야 하는 부분이 물리적 인터페이스 부분입니다. 외장 하드는 USB, MicroSD는 전용 리더기가 필요하지만, 규격 자체는 표준화되어 있습니다. 외장 하드나 MicroSD나 매년 용량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아마 현재 용량의 두배가 되더라도 USB나 카드 리더기 규격 자체는 변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BD-XL은 새로운 기록 layer를 집어 넣는 것으로 용량을 늘리는데, 거기에 맞춰서 광학 드라이브(ODD)를 교체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드라이브를 바꾸지 않는한 매체의 용량이 늘어나지 않고, 많이 쓰이지도 않으므로 매체 가격이 내려갈 것 같지도 않습니다.
총정리
- BD-XL을 기록하는데 걸리는 시간: x4배속으로 기록하는 경우에 1GB 당 1분. 90GB 정도면 1시간 반 소요 예상.
- 발열: 30분째 기록하고 있는데, 드라이브 자체는 미지근함. M-DISC가 "물리적으로 식각한다"라고 설명이 되어 있어서 아주 뜨거울 줄 알았는데, 예상 밖입니다.
- 가격: 일본 아마존에서 M-DISC BD-XL 100GB 10장 팩이 9900엔, 장당 1만원이 안 되는 가격. 다만 MicroSD나 외장 HDD에 백업하는 편이 Giga당 가격이 더 싸다.
- 진짜 10년 이상 보존 가능한가? 10년 지나봐야 알겠는데요. 10년 후에 이 포맷을 읽을 수 있는 드라이브를 적절한 가격에 구할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입니다.
이게 늦어도 2010 년 정도의 상황이었으면 괜찮은 백업 솔루션이었을거 같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고용량 MicroSD나 2.5 인치 하드가 잘 나와서 백업 솔루션으로라도 쓸 가치가 있나, 없는거 같은데? 싶죠. 단순 계산으로 요즘 외장 하드에는 5TB가 담기는데, 같은 용량이면 50장이 필요하죠. CD 50장 보관하는데 필요한 부피랑 외장 하드의 부피를 비교해보면, 제가 보기엔 백업용은 외장하드 쓰는 편이 낫겠습니다.
BD XL 기록속도 보니 광매체 몰락 할수밖에 없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