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FX 8300 프로세서는 작년 3월에 나왔습니다. FX 시리즈 아키텍처를 따지보면 몇 년은 족히 됐죠.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이 뻔한 CPU에 대해서 한달 전에 글을 올렸는데요( https://gigglehd.com/gg/220125 ). 예상 밖의 뜨거운 반응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사실 사용자 입장에선 이 CPU가 언제 나왔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격 대 성능비만 좋으면 괜찮은 제품이니까요.
멀티코어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이 늘어난 지금, FX 시리즈가 다시금 각광받는 것도 딱히 이상할 건 아닌데, 문제는 다른 데 있습니다. 전력 사용량? 발열? 직접 써보면 전력 사용량이 그렇게 심한 건 아니고 발열도 레이스 쿨러 덕분이라고 해야 하나 별로 높지도 않습니다. 정말 중요한 문제는 메인보드지요. 아무리 CPU가 출중해도, 이를 뒷받침할 메인보드가 없으면 말짱 황이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현 시점에선 AMD FX 프로세서를 위한 메인보드가 많지 않습니다. 아니 메인보드 이전에 칩셋부터가 문제가 있어요. 9 시리즈 칩셋 자체가 PCI-E 3.0을 지원하지 않고 USB도 2.0이 고작입니다. PCI-E 2.0만 되도 어지간한 그래픽카드 대역폭을 뒷받침할 수준은 되고, USB도 보조 칩을 달아 USB 3.0을 지원한다곤 해도 일단 칩셋 자체의 스펙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죠.
APU를 위한 FM2+만 해도 새로운 칩셋을 내놔 최신 인터페이스는 지원하곤 했는데 FX는 그것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앞날이 창창하냐 하면 그것도 아니에요. AMD는 이미 차세대 소켓을 AM4로 바꾸겠다고 공언했으니, 앞으로 새로운 메인보드가 나오길 기대하기가 상당히 어렵죠. 그러다보니 FX를 위한 메인보드는 지금 깔려있는 것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이게 많지가 않지요.
사실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AM3+ 소켓 메인보드가 그렇게까지 종류가 적은 건 아닌데, 국내에 들어온 건 그 중에서 일부다보니 더더욱 선택의 폭이 좁네요. 바꿔말하면 고르기 쉽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고를 게 많지 않으니 구입하게 되는 제품도 뻔하다고 할 수 있거든요. 제 경우엔 그게 ASRock 970M PRO3이었습니다. 비록 직접 고른 건 아니었지만요.
ASRock 970M PRO3 | |
폼펙터 | 마이크로 ATX |
CPU 소켓 | AMD AM3+, AM3 |
칩셋 | AMD 970 + SB950 |
메모리 |
DDR3-2400 XMP1.3/AMP 2400 듀얼채널, 슬롯 4개, 최대 64GB |
확장 슬롯 |
PCI-E 2.0 x16 1개 PCI-E 2.0 x4 1개(슬롯은 x16) 크로스파이어 X 지원 PCI-E 2.0 x1 1개 PCI 1개 |
내장 그래픽 | 없음 |
사운드 |
7.1채널 HD 오디오 리얼텍 ALC892 |
랜 |
PCI-E x1 기가비트 랜 리얼텍 RTL8111E |
스토리지 |
SATA3 6Gbps 6개 레이드 0/1/5/10, NCQ, AHCI |
핀 헤더 |
USB 2.0 헤더 2개(4포트) USB 3.0 헤더 1개(2포트, Etron EJ188H) 프론트 패널 오디오 커넥터 24핀 ATX 전원 8핀 12V 보조전원 4핀 CPU, 4핀 케이스, 3핀 쿨링팬 |
백패널 포트 |
PS/2 키보드 PS/2 마우스 USB 2.0 포트 6개 USB 3.0 포트 2개 RJ-45 랜 포트 1개 HD 오디오 라인 인/스피커/마이크 |
박스입니다. AMD 970이 최상위 칩셋도 아니고 폼펙터도 마이크로 ATX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8코어 프로세서를 쓰자는 게 현재 FX 프로세서의 컨셉인데 비싼 메인보드를 쓸 필요가 크진 않겠지요.
ASRock 970M PRO3은 8만원 정도의 가격에 아쉬운대로 있을 거 다 달려있다는 컨셉을 내세운 메인보드입니다. 이게 FX 프로세서의 시장 포니셔닝과 잘 맞아 떨어져서, FX 메인보드 중에서는 인기가 가장 좋은 편입니다.
설명서, 드라이버 CD, 백패널 커버, 그리고 SATA 케이블. 그 외에 다른 구성품은 없습니다. 메인보드 가격을 생각하면 지극히 당연하 할 수 있겠네요. 메인보드 포장에는 정전기 방지 비닐을 사용했습니다.
AMD AM3+ 플랫폼은 요새 보기 드문 2칩 구성의 메인보드 칩셋을 씁니다. 여기에 적지 않은 크기의 AM3+ 소켓과 4개의 메모리 슬롯, 4개의 확장 슬롯까지 모두 넣다보니 마이크로 ATX 폼펙터가 꽉 차 보이네요. 그래도 슬롯이나 포트 사이에 눈에 띄는 간섭은 없습니다.
메인보드의 상하 길이는 여느 마이크로 ATX 폼펙터와 같으나, 메모리 슬롯이 4개가 달려있다보니 보드의 폭은 꽤 넓습니다. 따라서 케이스를 고를 댄 엷으로 넓은 형태의 마이크로 ATX 폼펙터 메인보드가 들어갈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백패널의 I/O 포트입니다. 요새 쓰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싶은 PS/2 포트가 키보드와 마우스 2개가 있고, USB 2.0 포트는 6개로 상당히 많은 편이나 USB 3.0 포트는 2개밖에 안 됩니다. 이건 AM3+ 플랫폼 자체가 USB 3.0을 지원하지 않아서, 써드파티 칩을 넣어 지원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인듯 싶네요.
사운드 포트는 3개로 평범하며 기가비트 랜 포트가 하나 있습니다. AMD 하면 내장 그래픽을 먼저 떠올리실 분도 계시겠지만, FX 시리즈에 그런 게 있을리가 없으니 내장 그래픽 포트도 당연히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백패널 I/O 포트는 좋게 말하면 평범하고, 나쁘게 말하면 좀 빈약하다고도 할 수 있겠으나, 가격대를 생각하면 이 정도는 뭐..
AM3+ 소켓에는 AMD FX 시리즈 프로세서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최고 TDP는 140W. FX 9000 시리즈의 경우 TDP가 까마득하게 높기 때문에 이 메인보드에서 쓸 수 없으나, 그런 CPU를 쓰실 분들은 별로 없겠지요. FX 8000 시리즈는 여기에서도 충분합니다.
전원부는 4+1 페이즈 설계로 작은 방열판을 부착했습니다. CPU 보조전원은 8핀을 사용합니다. 파워라면 8핀 정도는 있을테니 별 문제는 아니겠지만, 이걸 가지고 저전력 컨셉이라고 부르진 못하겠지요.
4개의 메모리 슬롯엔 DDR3 메모리를 듀얼채널 구성할 수 있으며 최대 용량은 64GB입니다. 기본 클럭은 1333MHz, 인텔 XMP나 AMD AMP를 쓰면 2400MHz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메인보드 측면을 따라서 24핀 전원 포트와 3핀 쿨링팬 연결 포트, 6개의 SATA 6Gbps 포트가 있습니다. 소형 메인보드 중에는 레이아웃을 기괴하게 뽑아서 SATA 포트 위를 그래픽카드가 가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그렇지 않아 마음에 드네요.
메인보드 아래쪽 테두리를 따라 각종 핀헤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이크로 ATX라는 공간의 한계 때문에 가장 아래 슬롯에 확장 카드를 꽂으면, 핀헤더에 연결된 케이블을 관리하기가 좀 성가십니다.
PCI-E 슬롯 상단의 노스브릿지 방열판은 높낮이를 다르게 해서 그래픽카드를 꽂을 때 간섭이 생기지 않도록 만들었으나, 솔직히 카드 꽂고 뽑을 때 불편합니다. 그래도 PCI-E x1을 가장 위로 넣고, 요즘 세상에 누가 쓸지 몰라도 없으면 허전할 수도 있는 PCI 슬롯을 가운데에 넣는 등, 확장 슬롯 레이아웃은 신경을 썼다고 봅니다.
방열판을 떼어낸 AMD 970 노스브릿지 칩셋입니다. 이 위치는 위로는 CPU, 아래론 확장 슬롯, 옆으론 메모리 슬롯이 위치하고 있으니 가히 노스브릿지가 들어갈만한 명당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쪽은 SB950 사우스브릿지입니다. SATA 포트 바로 옆에 위치합니다. 아래쪽의 프론트 패널 연결 핀헤더는 칙칙한 검은색이긴 해도 어떤 게 어떤 핀이며 +/- 극 표시도 제대로 했으니 연결이 불편하진 않습니다.
방열판. 솔직히 말해서 써멀 상태는 별로입니다. 이쯤 되면 쿨링보다는 그냥 칩 보호용이라고 해야 할듯. 성능이나 안정성을 더 높이고 싶다면 써멀은 좀 손을 대야 하지 싶습니다.
4포트의 USB 3.0을 제공하는 Etron EJ188H입니다. 백패널의 USB 3.0 포트와 전면 USB 3.0 핀헤더 바로 사이에 위치해 레이턴시를 줄이겠다는 발상은 이해가 가지만, 전면 핀헤더가 백패널 가까이에 위치한지라 USB 3.0 핀헤더 케이블이 메인보드를 횡단하는 불상사가 일어나게 됩니다. 케이스에 따라선 케이블을 빙 돌려서 넣으려 해도 길이가 짧아 안 닿을 수도 있습니다.
USB 포트와 상관이 없는 이야기지만, 핀헤더 바로 옆에 바이오스 배터리가 있는 건 마음에 듭니다. 바이오스 리셋을 확실하게 시키기 위해 점퍼도 바꾸고 배터리도 빼놓곤 하는데, 어떤 메인보드는 이게 그래픽카드 아래에 가려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리얼텍 RTL8111E 기가비트 랜입니다. 평범한 구성이지요. 이것도 랜 포트 바로 옆에 있네요.
바이오스입니다. 전에 A88X 메인보드 https://gigglehd.com/gg/196081 를 소개할 때도 한 말이지만, 애즈락 UEFI 바이오스는 스크린샷 기능이 있는데, 이게 뭘 누르면 되는지 설명이 없습니다. 요새 나오는 건 좀 달라졌을까요?
언어는 영어와 중국어만. 메인보드 바이오스 중 한글화가 100% 완벽하게 된 회사/제품이 없다고는 해도,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 건 좀 아쉽네요.
첫번째 탭인 메인 항목에서는 시스템의 기본적인 정보를 보여줍니다.
바이오스 진입 시 우선적으로 보여줄 페이지를 따로 정할 수 있습니다. 오버클럭을 위해 재부팅을 반복할 경우 OC 트위커를 지정하면 편하겠지요.
OC 트위커입니다. CPU와 메모리의 클럭과 전압, 오버클럭에 영향을 주는 각종 옵션을 바꿀 수 있습니다.
CPU Active Core Control은 CPU의 코어 수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모든 코어 사용, 1코어, 1유닛 당 1코어, 2코어, 4코어, 6코어로 설정 가능합니다.
CPU 배수 조절. 클럭을 조절하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이나, CPU마다 들어갈 수 있는 한도가 다르지요.
전압 설정. CPU마다 약간씩 다르게 들어갑니다. 오버클럭을 생각한다면 전압을 여기서 좀 더 높여야 되겠고, 저전력 저발열 셋팅을 원한다면 좀 더 낮춰줘도 되겠지요.
메모리는 최고 2400MHz까지 사용 가능합니다. FX용 AM3+ 소켓 메인보드 중에서 이런 고클럭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많지 않죠. FX 시리즈에 고클럭 메모리를 꽂는다고 해서 성능 차이가 많이 나진 않겠고, 가성비 위주로 셋팅할 시스템에 비싼 메모리를 쓰진 않겠지만.
어드밴스드 탭에선 메인보드의 각종 부가 기능을 설정합니다. 차례대로 보시죠.
CPU 설정입니다. CPU의 전력과 발열 관리, 보안 가상 머신에 관련된 기능을 설정합니다.
노스브릿지 설정입니다. 이쪽은 별로 바꿀만한 옵션은 없네요.
사우스브릿지 설정입니다. 내장 오디오와 랜 등의 사용 유무를 결정합니다.
스토리지 설정에선 현재 SATA 포트에 연결된 스토리지를 확인하고, SATA 모드 등의 기능을 설정합니다.
슈퍼 IO 설정은 별거 없습니다. 적외선 포트의 사용 유무만 설정.
ACPI 설정입니다. 키보드나 마우스, PCI 디바이스를 통해 대기모드에서 벗어나는 기능을 설정합니다.
USB 설정에선 USB 컨트롤러의 사용 유무와 레거시 USB의 지원을 결정합니다.
툴 탭입니다. 메인보드 정보를 확인하고 드라이버나 새 바이오스를 설치하는 기능을 제공하지요.
시스템 브라우저에선 내부 슬롯은 물론이고 백패널의 포트에 연결된 디바이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원격 관리의 작동 시간을 설정하는 탭입니다.
운영체제 설치에 필요한 드라이버나 바이오스는 인터넷에서 직접 다운받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다운에 걸리는 시간은 꽤 길더군요.
시스템의 온도와 전압, 쿨링팬의 회전 속도를 확인하고 설정하는 H/W 모니터입니다. CPU 온도에 맞춰 쿨링팬의 회전 속도를 다르게 적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부트 탭입니다. 부팅 디바이스와 순서, 빠른 부팅과 로고 표시 등의 옵션이 있습니다.
보안에선 바이오스 설정 비밀번호를 정합니다.
메인보드에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큽니다. 다만 성능의 경우 메인보드보다는 CPU나 메모리의 스펙에 크게 좌우되는 편이며, 메인보드는 성능보다는 안정성이나 확장성, 등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편이죠.
ASRock 970M PRO3 메인보드를 사용한 FX 8300 프로세서의 성능은 다음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s://gigglehd.com/gg/220125
메인보드 온도의 경우 풀로드에서도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CPU 쿨러의 작동 속도를 820rpm으로 낮췄으며 다른 쿨링팬은 쓰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SB950 사우스브릿지에서 제공하는 SATA 6Gbps 포트의 성능입니다. AMD의 구형 칩셋이 최고의 스토리지 성능을 제공하는 건 아니지만, 실생활에선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USB 3.0 포트에 장착한 샌디스크 익스트림 메모리의 성능입니다. 이쪽도 특출난 건 아니나 무난히 쓸만한한 편.
ASRock 970M PRO3은 AMD 970과 SB950 칩셋을 사용하는 마이크로 ATX 폼펙터 메인보드입니다. 칩셋 자체가 나온지도 시간이 꽤 된지라 PCI-E 3.0 같은 최신 인터페이스를 지원하지 않으며, USB 3.0은 써드파티 칩으로 해결하고, 마이크로 ATX 폼펙터에 넣을 수 있는 확장성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전원부나 쿨링, 부가 기능 등의 구성도 딱히 특별할 건 없지요.
허나 성능이나 확장성에서 특출나진 않아도 무난히 쓸 정도는 되며, 8만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FX용 상위 칩셋 조합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FX 시리즈가 절대적인 성능보다는 가격 대 성능비로 승부를 보고 있는 지금, 고급형보다 적절한 가격에 무난한 기능을 갖춘 ASRock 970M PRO3 같은 메인보드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AMD도 슬슬 세대교체가되어 보급형에 m.2 슬롯을 넣어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