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는 소모품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가격 비싸고 버튼 많이 달리고 전용 프로그램까지 설치해서 쓰는 마우스를 종류별로 써 봤으나, 매번 나오는 결론은 늘 같았습니다. 이게 두고두고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소모품이라는 거지요. 요새 게이밍 마우스는 높은 내구성을 지닌 고급 스위치를 장착했다고 주장하지만, 그래봤자 언젠가는 스위치가 망가져 말썽을 일으키더라고요. 좌/우클릭 버튼이 멀쩡해도 안심할 순 없습니다. 휠 버튼이나 측면 버튼이 먼저 말썽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게이밍 스위치가 광고대로 내구성이 높은지는 모르겠지만, 사용 빈도가 낮은 측면 버튼까지 그걸 잘 쓰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나온 결론은 이겁니다. 굳이 비싼 마우스에 메달릴 필요가 없다는 거죠.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게 직업이고, 매크로 설정 때문에 똑같은 마우스를 몇 개씩 쌓아두고 쓰고 있는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닌것 같지만,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밥먹고 잠자고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프로게이머가 아니라, 출근하고 공부하고 사람도 만나고 틈틈이 게임하는 보통 사람이라면 저렴한 가격에 적당한 스펙을 갖춘 마우스가 부담없고 가성비 좋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MSI가 출시한 GM20 ELITE는 딱 그런 마우스입니다. 6400dpi 센서, DPI 조절에 5버튼, 무게추 탈부착. 거기에 23400원의 가격까지.
제품명 | MSI GM20 ELITE |
센서 | Pixart PAW-3309 |
DPI 설정 | 400/800/1600/3200/6400 |
버튼 | 5버튼+DPI 조절 |
응답 속도 | 1000Hz |
메인 버튼 |
옴론 차이나 백축 D2FC-F-7N(20M) 스위치 수명 2천만번, 클릭압 0.74N(140g) |
LED | RGB, 3영역 |
인터페이스 | USB 2.0, 금도금 처리 |
케이블 길이 | 2m |
크기 | 129.5x83.2x41.2mm |
무게 | 98~109g(케이블 제외, 무게추 3개로 조절) |
참고 | http://prod.danawa.com/info/?pcode=13846172 |
가격 | 23,400원(2021년 5월 다나와 최저가 기준) |
외형과 그립감
전형적인 오른손잡이 전용 디자인의 게이밍 마우스입니다. 마우스가 다 거기서 거기겠거니 생각했지만, 처음 잡았을 때 생각과 다른 느낌에 꽤나 놀랐습니다. 상당히 가볍고 아주 날렵합니다. 이건 원래 쓰던 마우스가 무겁고 버튼 많은 돼지같은 녀석이라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벼운 마우스로 가볍게 칼바람 나락 한판 돌리고 나니 무게추를 다 넣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걸 다 빼고 나니 더욱 가뿐해졌네요. 109g에서 98g으로요. 마우스 무게에 대한 취향이야 사용자마다 다르며 MSI도 거기에 맞춰서 무게추를 3개 제공하지만, 기본적으로 GM20 엘리트는 상당히 가벼운 무게의 게이밍 마우스라 보입니다. 가벼운 마우스는 쓰고 싶은데 휴대용 컨셉으로 나온 건 너무 작아서 노트북 가방에나 넣는다면 모를까 게임용으로 쓰기 불편하고, 요새 은근히 자주 보이는 등짝에 구멍 숭숭 뚫린 건 너무 숭해서 보기 싫다면 MSI GM20 엘리트 선에서 타협할만 합니다.
무게추 다 빼고 98g이 아주 가벼운 무게는 아닙니다. 그런데도 날렵하게 움직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센서가 엄청나게 좋아서라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PixArt PAW-3309 게이밍 센서는 최대 6400dpi로 작동하고, 폴링 레이트는 1000Hz입니다. 꿀릴 건 없지만 게이밍 마우스 시장에서 이보다 더 높은 스펙은 많거든요. 이 센서가 어떤 것인가 찾아보고 싶었으나 아직은 이걸 채택한 제품이 MSI GM20 엘리트밖에 없는 듯 합니다. PAW3305DK를 개선한 제품이라는 건 봤는데 확실치는 않고, PixArt가 마우스 센서 하루 이틀 만든 회사는 아닐테니 어느 정도의 기본기는 갖췄을거고, 나름 최신 센서를 썼다는 의미는 있다 보입니다.
센서보다는 그립과 디자인의 영향이 큽니다. GM20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감히 사기적인 수준의 그립 디자인이라 말해 보겠습니다. 우선 마우스의 덩치가 작지 않습니다. 농구공을 한 솜으로 잡는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평범한 성인 남성의 손이라면 GM20은 아주 자연스럽게 손 안에 들어옵니다. 특히 마우스 왼쪽과 오른쪽의 그립 부분, 실질적으로 마우스를 잡는 위치가 참 절묘합니다. 움푹하게 파여 있는 가운데 부분이 정확히 엄지손가락과 약지, 소지의 위치에 맞아 떨어집니다. 특히 마우스 버튼을 누를 일이 없는 약지와 소지가 할 일 없이 노는 게 아니라, 마우스를 딱 붙잡아둔다는 느낌이 드네요. 마우스를 잡는 방법이나 손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최소한 저한테 GM20은 지금까지 잡아본 마우스 중 가장 느낌이 좋았습니다.
박스 전면.
박스 뒷면.
설명서와 마우스 본체.
한글 설명서에선 LED와 무게를 조정하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포장 상태.
MSI GM20 ELITE 게이밍 마우스.
마우스 앞쪽
마우스 왼쪽
마우스 뒤쪽
마우스 오른쪽
마우스 위
마우스 바닥
금도금된 USB 커넥터와 선정리 타이로 묶인 케이블.
크기 129.5x83.2mm
높이 41.2mm
로지텍 G502와 크기 비교. 두 마우스가 거의 비슷합니다. G502 쪽이 좀 더 길고, GM20의 오른쪽 그립이 더 넓네요.
높이 비교. 이것 역시 비슷합니다.
마우스 왼쪽 그립의 크기는 비슷하지만 GM20 쪽이 더욱 깊숙히 패여 있습니다.
마우스 오른쪽 그립은 GM20이 더 큽니다. 이게 그립감에 주는 영향은 매우 큽니다.
마우스 위의 커버를 열면 무게추가 보입니다.
공식 무게는 98g에서 109g까지입니다.
3개의 무게추를 빼거나 더해 무게를 조절합니다. 예민한 분들이라면 무게추를 장착하는 위치까지 골라가며 조절할 수도 있겠죠.
무게추 위에는 무게가 표시됩니다. 가운데는 5g, 양쪽 옆에는 3g짜리가 하나씩 들어갑니다.
내부 구조와 기능
버튼 역시 가볍습니다. 테프론 테이프를 떼어야 하니 분해는 권장하지 않지만, 하여간 뜯어보면 옴론 차이나의 스위치를 좌/우 버튼에 사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우스 버튼에서 옴론이 차지하는 위상이 어떠한지야 다들 알고 계실테고, 옴론 차이나는 옴론 재팬보다 압력이 낮아 버튼을 누르는 느낌이 부드럽고 조용하다는 평을 듣곤 합니다. 옴론 차이나도 종류가 많은데 D2FC-F-7N(20M)이 들어갑니다. 2020년에 새로 나온 부품이죠. 클립 압력은 0.74N으로 경쾌한 편이며, 기존의 옴론 차이나 스위치와 비슷한 느낌으로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신형 스위치는 내구성을 2천만번으로 늘려 더 오랫동안 마우스를 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어차피 마우스 가격이 비싸지 않다보니 적당히 쓰다가 갈아타도 큰 부담은 없겠지만요.
여기에 마우스 쉘과 프레임의 구조 역시 단단하고 또 가볍습니다. 마우스 쉘 안쪽을 보면 힘을 고루 지탱할 수 있도록 플라스틱 기둥을 분산 배치하고 나사로 보강 처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우스 케이블의 재질은 평범하나, 선 꼬임을 막는답시고 어설픈 직조 케이블을 넣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쪽이 덜 지저분하고 더 오래 쓰는 선택으로 보입니다. USB 커넥터 쪽에는 금 도금 처리가 됐습니다. 금 도금 단자는 평범한 단자보다 내구성이 좋고 신호 전송이 유리하며 살짝 고급스러워 보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도금된 걸 벗겨보지 않는 이상 차이를 체감하긴 어렵지만, 마우스를 자주 끼웠다 빼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겁니다.
버튼 구성은 총 6개. 좌/우 클릭 버튼 외에도 왼쪽에는 뒤로/앞으로 버튼이 있고 위쪽에는 DPI 조절 버튼이 있습니다. MSI는 게이밍 센터나 드래곤 센터같은 전용 프로그램을 곧잘 활용하는 회사지만 GM20 엘리트 마우스에는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이 마우스가 많은 수의 버튼을 넣고 복잡한 매크로 설정까지 해 가며 쓰는 물건이 아니거니와, 게임을 할 때 매번 프로그램을 불러내서 설정하기도 까다롭다는 이유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아쉬울 건 없습니다. DPI 조절은 전용 버튼이 있고, DPI 조절 버튼과 다른 버튼을 조합하면 RGB LED의 표시 모드와 밝기, 색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아니면 게임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서 아예 꺼버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RGB LED는 마우스 휠, 무게추 커버, 바닥 뒤쪽의 3곳에 있으며, 가장 면적이 넓은 마우스 등판과 바닥에는 드래곤 엠블럼이 있어 누가 봐도 MSI의 게이밍 마우스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줍니다.
바닥의 테프론 피트를 떼어냅니다. 위쪽 2개와 아래쪽 2개를 제거하면 나사가 보입니다.
또 무게추 아래, LED 확산패널 옆에 있는 2개의 나사도 제거해야 합니다.
마우스 쉘.
곳곳의 플라스틱 기둥과 4개의 나사못으로 강도를 높였습니다.
측면 버튼 2개와 DPI 조절 버튼이 달려있는 작은 기판.
측면 버튼.
마우스 주 기판 부분.
옴론 차이나 D2FC-F-7N(20M) 스위치. 2천만번의 내구성이 특징입니다.
최고 6400dpi로 작동하는 Pixart PAW-3309 센서.
마우스 휠 부분.
기판의 다른 부분들.
3곳에 장착된 RGB LED. 마우스에 달린 버튼을 이용해 표시 효과를 바꿀 수 있습니다.
MSI GM20 ELITE
MSI GM20 ELITE는 5버튼에 DPI 조절 버튼, 6400dpi의 센서와 무게추 조절 기능을 갖춘 게이밍 마우스입니다. 이 조건에 맞춰서 6400dpi 이상의 센서와 6버튼 이상을 갖춘 제품만 골라내고 가격순으로 정렬하면 MSI GM20 ELITE는 국내에서 파는 제품 중 두번째로 싸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물론 상세한 스펙은 제품마다 다를거고, 디자인이나 무게 등은 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죠. 하지만 부담 없이 적당한 게이밍 마우스를 쓰길 원하는 사람에게 가성비 좋은 제품이라 권하기에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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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격에 무게추까지 조절 가능한 녀석이면 엄청난 가성비 제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