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음낙제. 메이주 HD50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국내 회사들을 뒤쫓는 상황이지만, 헤드폰 시장에서는 전혀 다르다.
다이나믹 헤드폰은 물론이고 하이파이맨社의 정전형 헤드폰, OPPO社의 평판형 헤드폰은 한때 세계인의 관심을 받을 정도로 중국의 헤드폰 제조기술을 과시하였다. 중국의 거대한 시장이 이러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겠다.
이번에 리뷰할 헤드폰은 삼성의 엑시노스 CPU를 사용한 폰으로 유명한 MEIZU社의 HD50이다. 샤오미와 같은 여타 중국 회사들과 다른 느낌이라 그런 것일까, 헤드폰도 다른 회사에 비해 메이주만의 독특한 특성을 보여준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밑에서 하기로 하고, 먼저 음질 외적인 것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자세한 사진은 인터넷에 잘 나와 있고, 무엇보다 주안점이 그곳에 있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진을 보고 싶다면 인터넷 검색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HD50의 만듦새는 매우 훌륭하다. 특히 드라이버 유닛이 있는 바깥 부분의 마감이 훌륭했다. 동심원 패턴인데, 매우 정밀하게 가공하여 금속임에도 상당히 부드러운 감촉을 준다. 헤드폰 뿐 만 아니라 가전제품에서도 이러한 가공은 많이 보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이지만, 군데군데 아쉬운 점이 보인다. 헤드폰 길이 조절의 금속이 특히 그런데, 헤드폰 유닛의 색깔과 매칭이 안되고 무엇보다 너무 무겁다. 디자인도 영생, 영웅 만년필의 그것처럼 좀 어색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헤드폰의 착용감이 평균 이상이라는 점이다. 적당한 장력의 헤드폰이 흔치 않은데, HD50은 그 임무를 잘 수행해주었다.
아까 위에서 말한 차이점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음질에 관해 적어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헤드폰 업계에서 이러한 헤드폰 세팅 값을 내놓은 회사는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샤오미와 같이 저음과 고음을 강조한 V자 세팅을 하는 반면, 메이주는 플랫‘지향’이다. 한번 FR그래프를 보자.
보다시피 2K까지 빤빤한 응답을 보인다. 이는 헤드폰 업계에서도 몇몇 회사를 제외하고는 드문 경우이며, 특히 헤드폰 신생기업에서는 더욱 드물다. 일반적으로 헤드폰이나 이어폰은 플랫하게 세팅하기가 유닛 특성상 쉽지 않아 V자 느낌이 대부분이라,일반인들은 그러한 특성이 정상이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즉, 플랫한 느낌을 밋밋한 느낌으로 받아들일 확률이 매우 높다. 메이주에서도 그걸 의식했는지 재밌는 -필자에게는 재앙인- 세팅을 해놓았다. 바로 3K~10K의 딥이다.
그래프를 해석하기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저 딥으로 인해 오래 듣는 사람이 편안하게 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방감이나 현장감이 심하게 떨어진다. 이불 뒤집어쓰고 노래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또, 상대적으로 중저역이 부각되는 효과가 있어 여타 V자 헤드폰과의 차이를 줄이는 효과를 가진다. 이것이 메이주가 의도했던 점이라 본다.
사실 플랫한 성향을 선호하는 필자에게는 상당히 당황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딥을 보상하기가 상당히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실제로 HD50을 듣는 대부분의 시간동안 최적의 EQ를 찾으려 노력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잠깐 주제에서 벗어나서 EQ를 시도하려는 사람에게 조언하자면, 1/3그래프가 아닌 1/24그래프를 기준으로 삼아야 제대로 된 EQ세팅을 만들 수 있다. 다음의 사진을 보자. 상당히 많은 차이가 난다. 끝에 가서 본인이 사용한 세팅 값을 올려두겠다. 거기에서 기호에 맞게 조정하면 좋을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상기한 대로 메이주는 상당히 노련하게 시장을 분석하여 훌륭한 헤드폰을 내놓았다. 알기로는 정가 59.9$인데, 훌륭한 만듦새, 대두도 사용가능한 범용성, 일반인에게 잘 맞는 성향 세 가지를 고려할 때. 이 가격에서는 상당히 훌륭한 만족감을 얻을 것이라 확신한다.
물론 플랫한 제품을 선호하는 분들은 EQ를 하지 않는 이상 구매하지 않기를 바란다. 저 딥은 재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