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포스 RTX 3060이 나왔습니다. 상위 모델 위주로만 나왔던 지포스 RTX 30 시리즈가 드디어 60 시리즈로 확장하면서, 더 많은 게이머들이 새 그래픽카드를 쓸 수 있게 됐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게이머들의 민심은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우선 성능이 기대 이하입니다. 지포스 RTX 3090부터 3060 Ti까지는 기존 세대를 압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유독 3060은 2060 슈퍼나 2070과 사이좋게 친목을 다지고 있습니다. 지포스 RTX 2070 슈퍼 수준의 성능을 기대하던 게이머들에게는 썩 달갑지 않은 일입니다. 여기에 가격도 비쌉니다. 지금 안 비싸고 공급 넉넉한 그래픽카드가 어디 있겠냐만서도, 3060은 기존 모델에 비해 성능 향상폭이 높지 않아서 문제가 됩니다. 성능도 별로인 게 가격만 비싸다는 평가를 피할 수가 없게 되버렸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포스 RTX 3060은 팔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픽카드 시장에 물건이 없거든요. 지포스 RTX 20 시리즈는 단종됐습니다. 해외 시장에서는 GPU가 일부 공급됐다고 하는데 국내 시장에 반영되진 않았거요. 그래봤자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결국은 지포스 RTX 30 시리즈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3060의 가성비가 나쁘니 다른 걸 선택할 수도 없습니다. 뭐가 됐던간에 일단 시스템에 그래픽카드를 하나 꽂아야 하거든요. 3070의 가격이 오르고 상대적으로 3080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럴 바에는 3090을 산다는 사람도 나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돈이 많거나 하드웨어 매니아들이나 가능한 이야기고요. 아무리 성능이 별로고 가격이 비싸도, 절대적인 가격이 그나마 저렴하다는 이유에서 3060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게이밍 PC를 조립하는 순서는 이렇게 됩니다. 우선 그래픽카드를 구합니다. 다른 부품은 있어도 그래픽카드가 없어서 시스템이 미완성으로 남을수도 있으니까요. 지금 그래픽카드는 당연히 비쌉니다. 그러다보니 가진 돈을 탈탈 털어서 그래픽카드를 사고, 남은 돈을 아끼고 아껴서 다른 부품에 투자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그래픽카드 외에 다른 부분에 투자할 돈이 많지가 않습니다. 그렇다고 좀 더 기다리면 상황이 나아지겠거니 하고 관망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CPU는 그나마 공급이 되는 편이라고 하나 여전히 불안정성을 안고 있고, 메모리와 SSD 등의 메모리 관련 제품들도 가격이 계속해서 오를 거라는 관측이 계속되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에선 존버가 아니라 하루라도 먼저 사서 하루라도 더 오래 쓰는 게 이득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하는 CPU는 정해져 있습니다. 20만원 이하의 보급형 CPU지요. 여기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CPU는 19만원의 라이젠 5 3600, 16만원의 코어 i5-10400F, 14만원의 라이젠 3 3300X와 코어 i3-10100F 등이 있습니다. 4코어 8스레드부터 6코어 12스레드까지의 코어 구성에, 내장 그래픽이 없지만 가격이 저렴해 그래픽카드를 넣는 게이밍 시스템에 알맞는 제품들입니다. 물론 최고의 게임 성능을 위해서라면 아무 생각 없이 라이젠 9 5900X를 넣겠지만,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그게 가능한 분들이라면 애시당초 이런 글을 보지 않겠죠. 지포스 RTX 3060에 만족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지금은 그래픽카드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도 큽니다. 그리고 게임이 목적이라면 그래픽카드 확보를 최우선 순위에 둘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글의 주인공인 지포스 RTX 3060입니다. MSI 지포스 RTX 3060 게이밍X 12G 트윈프로져8 모델이지요. 성능 벤치마크는 3060 출시일에 맞춰 올렸으나 https://gigglehd.com/gg/9534021 거기에서는 라이젠 9 5900X라는 고가의 CPU에서 벤치마크를 진행했습니다. 그렇다면 지포스 RTX 3060은 그대로 두고, CPU만 저렴한 것으로 바꾼다면 성능이 어떻게 될까요? 라이젠 3000 시리즈와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게임 성능 비교는 이미 수 차례 해왔습니다. 가장 최근에 진행했던 건 이 글입니다. https://gigglehd.com/gg/8672783 하지만 지포스 RTX 3060이라는 최신 그래픽카드에서는 혹시 성능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 다시 확인해 보았습니다.
또 다른 주인공인 3개의 CPU입니다. 라이젠 5 3600, 코어 i5-10400F, 라이젠 3 3300X. 가성비 게이밍 시스템를 조립할 때 자주 쓰는 제품들이죠. 여기에서 게임 성능을 비교 테스트해봤습니다. 메모리는 AMD가 DDR4-3200, 인텔이 DDR4-2666으로 설정했으며, AMD 메인보드는 MSI MEG X570 갓라이크 https://gigglehd.com/gg/5201838 인텔은 MSI MPG Z490 게이밍 카본 WiFi https://gigglehd.com/gg/7201821 를 사용했습니다. 그 외에 테스트 환경은 전부 같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입니다. 전통적으로 AMD가 인텔을 압살하는 성능을 보여주는 게임이지요. 이번에도 결과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코어 i5-10400은 코어 수가 2개나 작은 라이젠 3 3300X에게도 뒤쳐집니다. 라이젠 5 3600은 말할 것도 없고요.
오버워치입니다. 평균 프레임에서 코어 i5-10400이 라이젠 3 3300X보다 조금 앞서지만, 가격 차이를 생각하면 그리 인상적인 결과는 아닙니다. 라이젠 5 3600은 가장 높은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배틀그라운드입니다. 여기에서도 앞서 진행했던 테스트와 비슷한 경향을 보여줍니다. 코어 i5-10400은 라이젠 3 3300X를 이기지 못하며, 라이젠 5 3600의 성능이 가장 높습니다.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보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성능 차이가 심하게 나네요. 벤치마크가 없는 게임 특성 상, 테스트 조건을 완전히 똑같이 맞추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도 성능 차이가 아주 큽니다.
사이버펑크 2077입니다. 여기에선 코어 i5-10400과 라이젠 5 3600이 거의 같은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3600이 조금 더 높지만요.
더트 5입니다. 여기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인텔 쪽의 최소 프레임이 조금 낮지만 체감이 될 정도는 아닙니다.
호라이즌 제로 던입니다. 라이젠 5 3600이 코어 i5-10400보다 근소하게 앞섭니다. 가격을 생각해 보면 라이젠 3 3300X이 가장 좋은 선택이 되겠군요.
데스 스트렌딩입니다. 3개의 CPU가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레드 데드 리뎀션입니다. 여기서도 다들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포스 RTX 3060과 3개의 CPU를 조합했을 때의 성능은 게임마다 다릅니다. 일부 게임에서는 그래픽카드가 절대적인 영향을 발휘하기에 CPU를 바꿔도 성능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CPU마다 성능 차이가 크게 나는 게임도 분명 존재하며, 이번 테스트에서 사용한 게임에서는 대체로 라이젠이 더 높은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라이젠 3 3300X는 코어 수가 더 많은 코어 i5-10400과 동급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었고, 라이젠 5 3600은 이번 테스트의 모든 게임에서 코어 i5-10400보다 더 높은 성능을 기록했습니다. 그래픽카드를 지포스 RTX 3060으로 바꿔도 성능 차이에는 변함이 없네요. 갈수록 그래픽카드가 귀해지고 또 값이 오르는 지금 상황에서, 그 성능을 최대한 짜낼 저렴한 CPU가 필요하다면 라이젠을 적극 고려할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