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의 장인들은 정말 돈만 된다면 전자제품에 벼라별 마개조를 다 해서 팔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PC에도 마찬가지인지라 별 참신한 물건들이 다 나오는데 이번에 사용기는 그 중 하나인 랩탑 CPU를 데스크탑 메인보드에 올릴 수 있게 만들어놓은 물건입니다. 제가 구매한건 그 중 i9-9980HK의 ES (QQLS) 입니다.
셀러가 보내주는 물품 구성은 사진과 같습니다. 인터포저를 붙여 LGA1151 보드에서 쓸수 있게 만든 CPU와, 해당 CPU가 기본 LGA1151의 소켓 ILM의 형상과 맞지 않으니 들어내고 대신 올릴 브라켓 1개, 그리고 소켓에 원래 붙어있는 ILM의 별나사를 풀고 브라켓을 그 자리에 다시 고정시키는데 쓸 드라이버와 별나사 3개 입니다.
CPU가 도착하면 사전에 셀러에게서 받은 개조바이오스(중요!!! 특히 ES 버전은 개조바이오스가 없으면 ME에서 부팅을 차단해버립니다!)를 먼저 일반 CPU를 넣은 상태에서 플래싱하시거나 아니면 롬라이터로 올려주신 다음에 CPU를 장착하서야 합니다. 아니면 타오바오와 알리익스프레스의 셀러가 아예 바이오스를 사전에 개조해놓은걸 세트로 팔고 있으니 그걸 구매하셔도 됩니다.
메인보드에 장착하는 사진은 중간에 빼먹었는데 기존 소켓의 ILM을 들어내고 소켓에 CPU를 올리고서 왼쪽의 브라켓을 덮어서 나사로 고정시켜주면 됩니다. 너무 과한 힘으로 조여서 보드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지 않게만 하시면 됩니다. 주의사항은 이 제품은 히트스프레더 없이 바로 코어와 쿨러가 맞닿는 물건이기 때문에 쿨러를 잘못 올리면 코어가 깨지는 수가 있습니다. 과거 펜티엄3-썬더버드 시절의 추억을 가지신 분은 어떤 이야기인지 잘 아실겁니다 [...]
또한 사용 가능한 쿨러 역시 제한됩니다. 히트파이프가 히트스프레더에 바로 맞닿는 방식의 쿨러는 코어와 쿨러 사이에 접촉이 제대로 안되기 때문에 구리심을 박거나 아니면 접촉부위가 평평한 쿨러를 사용하셔야 합니다.
여하간 개조바이오스를 플래싱해서 올린 뒤에 CPU를 보드에 제대로 조립해 올리시면 짜잔- 8코어 16쓰레드의 ES가 우리를 이렇게 환영해줍니다. QS가 아니라 ES라서 기본 배수는 44배수로 9980HK 정품의 50배수보다 낮고 이름도 인식이 안됩니다만 어차피 배수는 직접 설정하면 되니까요. 다만 슬프게도 제 경우는 셀러가 취급하지 않는 보드를 바이오스 파일을 주고서 개조받은 탓에 바이오스 개조가 불완전한 모양인지 바이오스에서 오버 관련해서 설정을 건드리면 무조건 부팅이 안되서 XTU를 실행해서 클럭을 먹여야 합니다. 다행히 삽질 끝에 수동으로 배수와 전압을 넣는데 성공했습니다만... 램 클럭 조절은 여전히 다운도 오버도 불가능합니다 -_-;; 그나마 시금치 2666 순정 클럭은 먹어줘서 다행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사용기에선 3000 까지는 먹어주는 모양이던데 보드에서 클럭만 설정하면 부팅이 안되는지라 저는 할 도리가 없네요. 덕택에 지스킬 3200cl16 램 직구한건 일단 고이 서랍속으로. 혹여 3200 시금치를 꽂으면 될지 안될지 테스트해보고 싶은데 그냥 셀러가 호환 보장하는 보드 하나 추천해주면 그냥 그거 사려고 합니다.
전반적으로 기본 성능은 생각외로 준수합니다. 보드 호환문제로 램클럭이 제대로 안먹고 있는 상태인데다가, 현재 쿨러 다리의 나사가 뭉개져서 다리 네개중 1개의 장력 나사가 헛돌아 살짝 떠있는 골때리는 상황입니다. 거기에 전압 자체가 현재 오토로 들어가는데 좀 과하게 들어가는지라 오프셋으로 다이어트는 시키는데 문제는 오프셋을 너무 세게먹이면 반대로 대기전압이 너무 낮아져서 안정화가 안되는지라 전압이 애매해서 48배수로 세팅해놓은 현 시점에서도 미묘하게 써멀쓰로틀링이 발생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처음에 조립할때 제가 잘못조립한 줄 알았는데 들여다보니 다리 한개가 장력나사가 나갔더군요 Orz. 쿨러도 새거 또 사야 할듯. 여하간 그래도 쿨러에 발목이 잡히지 않는 짧은 벤치마크는 8700K 순정상태보다 훨씬 CPU-Z 점수나 XTU마크 점수가 훨씬 높습니다. 다만 9900K 에는 좀 밀립니다. 싱글코어 성능도 램클럭의 문제인지 미처 포착하지 못한 쓰로틀링이 있는건지 살짝 낮네요.
추가 - 이건 XTU 대신 바이오스에서 직접 전압넣고 수동으로 오버한 결과입니다. 삽질끝에 넣는데는 성공해서 싱글은 올랐습니다만 멀티는 오차범위 내에서 내려갔네요.
죽어벤치 R20 결과. 마찬가지로 9900K, 9900KS보다는 어쩔 수 없이 밀립니다. 쿨러의 문제로 미묘하게 써멀쓰로틀링이 발생해서 생각보다 점수가 약간 낮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8700K보단 높은 편입니다.
추가 - 바이오스에서 직접 전압넣고 오버하니 온도가 내려가면서 쓰로틀링이 줄어들어 꽤 많이 올랐습니다. 제대로 된 쿨러 얹고 5.0까지 당기면 꽤 올라갈거 같은데 새 쿨러 도착할떄까지 기다려야 할듯 -ㅅ-;;
3D마크 타임스파이의 CPU 스코어입니다. 역시나 ES이기에 이름은 0000 으로 잡히네요. 9600점대로 그래도 9900K에 어느정도는 비비는 결과가 나옵니다. 이만하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추가 - 바이오스에서 직접 전압넣고 오버넣은 결과입니다. 배수는 그대로 4.8배수이나 쓰로틀링이 줄어들어 점수가 전반적으로 더 올랐습니다. 역시 8700K 보단 훨씬 높습니다.
이래저래 번거롭고 제약사항도 많은 물건이긴 한데 그냥저냥 관심이 있다면 재미삼아서 하나 마련해서 굴려보시기엔 나쁘지 않은 정도의 그런 물건입니다. 가격이 일단 상대적으로 저렴하니까요. 배송비까지 196 달러라 그냥 성능 약간 희생하고 편의를 약간 희생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그리고 당장 특이하잖아요? ES는 그 희소성 때문에 그냥 재미로 한개쯤 사볼만한 물건이고, 특히나 그게 이런 노트북용 BGA를 데스크탑에 올리는거 같이 변태적인 구성이라면 더더욱 재미삼아서 갖춰볼만한 물건이죠. 다만 초보자분들꼐는 별로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이래저래 신경써야 하는 부분도 많고 제약사항도 많은 물건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