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 동안, 그래픽카드 시장을 바라보던 시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무관심, 열망, 그리고 또 다른 종류의 무관심으로 말입니다. 가장 앞의 무관심은 정말 간단합니다. 그래픽카드에 백만 원씩이나 쓸 생각이 애시당초 없는 분들입니다. 애시당초 그래픽카드에 그 정도 돈을 쓰는 사람들의 수는 많지 않습니다. 한 2, 30만원이면 몰라도요. 물론 지포스 RTX 3080을 보고 '와 정말 좋겠다' 이 정도의 반응은 보이겠지만, 그렇다고 덜컥 구매로 이어지지긴 힘듭니다. 비싸니까요. 그래도 이런 시선을 무시해선 안 됩니다.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따지자면 이쪽이 가장 높으니까요.
다음은 열망입니다. 지포스 RTX 3080을 빨리 쓰고 싶다는 열망이죠. 돈이 아니라 물량이 없어서 새 그래픽카드를 쓰지 못하는 현실이 매우 웃기긴 하지만, 최신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향한 게이머들의 열망은 아주 진지합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의 '또 다른 종류의 무관심' 역시 열망과 비슷합니다. 가장 좋은 최신 그래픽카드를 빨리 써보고 싶다는 진지한 열망을 지녔다는 점은 똑같거든요. 오히려 지포스 RTX 3080에 쏠린 것보다 더 높습니다. 그런데 왜 무관심이냐고요? 지포스 RTX 3080이 아닌 그보다 더 높은 등급의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3090에 관심을 갖고 있으니 RTX 3080으론 양이 찰 리가 없거든요.
그 지포스 RTX 3080에도 무관심으로 대응했던 사람들조차 뜨겁게 만들어줄 지포스 RTX 3090이 나왔습니다. 지포스 RTX 3080의 경우 벌써부터 20GB 변종에 대한 썰이 돌면서 뒷통수가 강렬하게 아프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들이 있지만 지포스 RTX 3090은 아닐 겁니다. 그 옛날, 최고 중의 최고에나 붙였던 90이란 숫자를 그렇게 가볍게 가져오진 않았을 테니까요. 나중에 슈퍼나 Ti가 붙을지도 모르겠으나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고, 당분간은 현 세대의 최강 그래픽카드 자리를 차지할 지포스 RTX 3080의 성능을 MSI 지포스 RTX 3090 게이밍 X 트리오 D6X 10GB 트라이프로져2을 통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제품명 | MSI 지포스 RTX 3090 게이밍 X 트리오 D6X 24GB 트라이프로져2 |
GPU | NVIDIA 지포스 RTX 3090 |
GPU 스펙 |
코어 10496개 |
GPU 클럭 |
부스트 1785MHz |
메모리 | GDDR6X 24GB 19.5Gbps 384비트 |
인터페이스 | PCI-E 4.0 x16 |
출력 포트 |
디스플레이포트 1.4 x3 HDMI 2.1 x1 |
최대 연결 디스플레이 수 | 4개 |
최대 해상도 | 7680x4320 |
HDCP | 지원 |
다이렉트 X | 12 |
OpenGL | 4.6 |
최대 사용 전력 | 370W |
권장 파워 서플라이 | 750W |
보조 전원 커넥터 | 8핀 3개 |
그래픽카드 크기 | 323x140x56mm |
그래픽카드 무게 |
카드 1565g 포장 2370g |
참고 링크 | http://prod.danawa.com/info/?pcode=12184379 |
가격 |
미정 |
지포스 RTX 3090 맞다니까요?
NVIDIA 파운더스 에디션은 지포스 RTX 3080과 RTX 3090을 구분하기 쉽습니다. RTX 3080은 크고, RTX 3090은 그보다 훨씬 더 큽니다. 하지만 다른 건 쿨러 뿐이고 기판 회로의 기본적인 설계는 똑같습니다. 메모리나 전원부 부품 구성이 좀 늘어나지만요. 그럼 MSI처럼 자체 설계 디자인을 채택한 그래픽카드는 어떨까요. 이쪽은 RTX 3080과 RTX 3090이 똑같이 생긴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부터 지포스 RTX 3090을 감당해낼 쿨러를 만들어서 RTX 3090에도 쓰고 RTX 3080에도 쓰는 식이지요. 기판 설계도 공유하는데 쿨러만 다른 걸 쓸 필요는 없을 테니까요. 충분한 성능만 나온다면 말이죠. 그래서 MSI 지포스 RTX 3090 게이밍 X 트리오 D6X 24GB 트라이프로져2의 외형은 RTX 3080 게이밍 X 트리오와 똑같습니다. 또 MSI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그래픽카드 제조사들도 이런 방식을 사용해서 지포스 RTX 3080과 RTX 3090을 출시했습니다.
RTX 3080에는 없는 NVLink 커넥터, 그리고 NVLink 커넥터를 넣으면서 짧아진 상단 RGB LED 바, 마지막으로 박스에 써진 RTX 3090이란 문구를 제외하면 일주일 전에 소개했던 RTX 3080과 똑같아 보입니다. 트라이프로져2 쿨러의 특징인 3개의 90mm 구경 톡스4.0 쿨링팬 탑재, 그래핀 백플레이트에 히트파이프를 심고 히트싱크의 공기 흐름을 최적화한 웨이브 커브드 2.0 디자인, 그래픽카드의 휨을 막아주는 보강 장치와 추가 퓨즈 등의 특징은 지포스 RTX 3090 버전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는 말 되겠습니다. 물론 이게 트라이프로져2 쿨러의 전부는 아닙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보길 원하신다면 MSI 지포스 RTX 3080 게이밍 X 트리오 D6X 24GB 트라이프로져2 https://gigglehd.com/gg/8242387 의 소개글을 참고해 주세요.
MSI 지포스 RTX 3090 게이밍 X 트리오 D6X 24GB 트라이프로져2의 박스.
박스 뒷면에선 트라이프로져2 쿨러의 특징을 소개합니다.
RTX 30 시리즈부터는 종이 봉투를 넣을 자리를 포장재 안에 만들었습니다.
종이 봉투 안에는 설명서와 보증서, 조립 가이드가 있습니다.
정전기 방지 비닐 봉투에 포장된 그래픽카드와 그래픽카드 지지대.
철제 그래픽카드 지지대입니다. 300mm가 넘는 카드를 지탱하기에 충분한 길이입니다.
확장 슬롯과 출력 포트의 보호 캡.
앞.
뒤.
위.
아래.
디스플레이포트 1.4 x3, HDMI 2.1 x1으로 구성된 출력 포트.
히트싱크를 뚫고 나온 5개의 히트파이프.
크기 323x140x56mm.
2.5개의 슬롯을 차지합니다.
무게는 1.5kg.
톡스 4.0 디자인의 쿨링팬. 톡스 3.0에 비해 풍압이 20% 더 늘어났습니다.
3개의 쿨링팬 모두 구경은 90mm입니다.
중앙 쿨링팬 주변의 RGB LED.
공기가 더욱 효율적으로 흐르도록 고안한 웨이브 커브드 2.0 핀 디자인 히트싱크.
그래픽카드 상단의 MSI와 지포스 RTX 로고. 기판 쪽에는 RGB LED 바가 있습니다.
보조 전원은 8핀 3개.
지포스 RTX 3090은 NVLink 커넥터를 제공해, 2개의 그래픽카드를 연결해서 쓸 수 있습니다.
전면 RGB LED.
상단 RGB LED.
뒤에서 본 상단 RGB LED.
지포스 RTX 3090과 RTX 3080을 비교해 봅시다.
둘 중 무엇이 RTX 3090이고 RTX 3080인지 아시겠나요?
뒷면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지포스 RTX 3090에는 NVLink 커넥터가 있고, 이 커넥터를 넣다보니 RGB LED 바의 디자인도 달라졌습니다
성능 1: RTX 3080의 상위 모델 RTX 3090
3D마크를 비롯한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는 등급이 다르다는게 무슨 말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RTX 2080 Ti 위의 RTX 3080, 그걸 다시 넘어선 RTX 3090 같은 식입니다. 하지만 이건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일 뿐이죠. 그래픽카드를 사는 목적이 뭐겠습니까. 게임이잖아요. 여기에선 3D마크만큼 직관적인 결과가 나오진 않습니다. 특히 출시된지 오래된 게임일수록, 해상도가 낮을수록 지포스 RTX 3090의 성능을 100% 쓰기란 쉽지 않은 듯 합니다. 일부 항목에서는 RTX 3080보다도 낮은 결과가 나오기도 하네요. 오래된 구조의 게임과 상대적으로 낮은 해상도에서는 RTX 3090의 10496개에 달하는 코어를 완벽하게 쓰지 못하고, MSI 지포스 RTX 3080 게이밍 X 트리오처럼 오버클럭된 모델의 높은 부스트 클럭이 더 유용하게 쓰인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니까 최신 게임을 즐겨 하지 않거나, 1920x1080의 저해상도-아니 2560x1440 해상도만 되도 굳이 지포스 RTX 3090을 살 필요는 없습니다. 지포스 RTX 3080만 해도 고해상도 최신 게임을 위한 그래픽카드라고 설명했지만, RTX 3090은 그보다 훨씬 심합니다. 비싼 슈퍼카를 샀는데 쭉 뻗어있는 길을 부아앙하고 달리는 게 아니라, 교통체증이 극심한 시내 한복판에서 50cm씩 갔다 멈췄다를 반복하는 느낌이에요. 물론 그게 의미가 없진 않습니다. '오 저 사람 비싼 차 탔어'하고 쳐다보는 시선은 느낄 테니까요. 마찬가지로 오래된 게임을 1920x1080로 플레이한다고 해서 RTX 3090의 플래그쉽 감성이 어딘가로 사라지진 않습니다. 다만 그렇게 쓰기에는 RTX 3090의 성능이 너무 아까울 뿐이죠. 가성비 따지는 사람이 RTX 3090을 사진 않겠지만요.
GPU-Z에서 확인한 스펙. 정식 발표와 함께 공개된 456.38 버전 드라이버를 사용했습니다.
비교용으로 사용한 MSI 지포스 RTX 3080 게이밍 X 트리오 D6X 10GB 트라이프로져2 https://gigglehd.com/gg/8242387
비교용으로 사용한 지포스 RTX 2080 Ti입니다. 이것도 부스트 클럭 1770Mhz로 오버클럭한 모델입니다.
테스트 환경입니다.
CPU는 AMD 라이젠 9 3900XT https://gigglehd.com/gg/7727383
메인보드는 MSI MEG X570 갓라이크 https://gigglehd.com/gg/5201838
메모리는 DDR4-3200 16GB 듀얼채널
운영체제는 윈도우 10 1909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다른 점수는 정직하게 스펙 그대로고, 컴바인드 스코어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익스트림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울트라. 울트라가 되니 컴바인드 스코어의 격차가 크게 벌어집니다.
3D마크 타임 스파이
3D마크 타임 스파이 익스트림
3D마크 포트 로얄. 타임 스파이와 포트 로얄의 점수는 정확히 스펙을 따라갑니다.
VR 마크. 오렌지 룸은 부하가 낮아서 오히려 점수가 덜 나오는 것 같군요.
쉐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
토탈 워: 삼국
파 크라이 5. 파 크라이는 저해상도에서 변별력이 부족하지만 4K에선 확실하게 성능 차이를 보여줍니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 프레임이 높게 나오는 게임이지만 4K 쯤 되니 차이가 크네요.
디비전 2
레드 데드 리뎀션 2. RTX 3080은 메모리 부족으로 4K 해상도를 실행하지 못하고, RTX 3090은 항상 똑같은 장면에서 멈추기에 4K 해상도 테스트는 뺐습니다.
월드 워 Z.
좀비 아미 4
성능 2: 마케팅 포지션은 8K 게이밍
평소 기글하드웨어 메인 리뷰를 잘 챙겨 보셨나요? 그렇다면 분명 이렇게 말씀하실 겁니다. '왜 테스트가 저거밖에 없어요?' RTX 3080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는 유독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그래서 분량이 줄어들었다는 소리가 아니라요. 오히려 늘었습니다. 테스트할게 늘어나서 시간이 더 부족했어요. 지포스 RTX 3080만 해도 'RTX 2080 Ti보다 높은 성능' 이 한마디로 설명이 끝났지만, RTX 3090은 그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새로운 테스트가 필요했거든요. 바로 8K 해상도입니다. RTX 3090은 연산을 병렬 실행하는 프로세싱 코어의 수가 10496개로 늘어나고, 비디오 메모리의 용량은 24GB가 됐습니다. 이런 하드웨어 스펙의 변화는 4K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연산해서 채워 넣어야 하는 8K 해상도에 더욱 잘 어울리는 것들이죠.
하지만 여기 문제가 있습니다. 8K 해상도를 테스트하려면 8K를 지원하는 TV나 모니터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디스플레이가 있을리가 없죠. 가격도 비싸거니와 2, 3일 안에 구할만한 물건도 아니고요. NVIDIA는 RTX 3090이 8K 게이밍을 위한 그래픽카드라고 주장하지만 테스트할 때 쓰라고 8K 디스플레이를 빌려주진 않습니다. 대신 DSR 기능을 통해 4K 모니터에서 8K 해상도로 렌더링해 테스트하는 방법을 알려주더군요. 이것도 목요일 오후에나 전달 받았지만요. 본론으로 돌아가서, DSR은 RTX 30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전인 지포스 900 시리즈부터 나온 기능입니다. 실제 디스플레이보다 더 높은 해상도로 게임 화면을 렌더링하고, 그 결과를 실제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로 줄여 출력함으로서 그래픽 품질을 높여줍니다.
그럼 8K DSR이 8K 모니터를 대신해 벤치마크하는 의미가 있을까요? 있습니다. 8K DSR은 네이티브 8K보다 더 높은 성능이 필요하거든요. 게임에 따라서 다르지만, 8K DSR이 네이티브 8K보다 3~5% 정도 성능이 떨어진다는게 NVIDIA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네이티브 8K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건 아닙니다. 게임에 따라서는 DSR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것들도 있거든요. 게임 화면이 비정상적으로 크게 표시되거나, 바탕화면으로 튕기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특히 유플레이와 에픽 스토어의게임들이 그렇더군요. 그래서 모든 게임에서 8K DSR 테스트를 하진 못했습니다. 8K DSR을 지원하지 않는 게임들은 윗 문단에서 소개하고, 아래에선 8K DSR을 지원하는 게임들만 모아서 다른 해상도의 테스트 결과와 함께 정리했습니다.
8K DSR의 결과는 각양 각색입니다. 4K까지만 해도 괜찮은 프레임이 나오다가 8K로 올리자 프레임이 수직 하락하는 게임도 있습니다. 호라이즌 제로 던이 대표적이죠. 2020년에 8K로 게임하는 사람이 있을리 없다고 판단해서 4K까지만 최적화를 한건가 생각이 들 정도네요. RTX 3080의 경우 때로는 RTX 2080 Ti보다 더 낮은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8K 해상도를 그려내는데 10GB의 메모리가 썩 넉넉하진 않단 의미겠지요. 8K DSR을 둘러싸고 참 다양한 결과가 공존하지만, 그 중에서도 한가지 메세지는 분명히 드러납니다. 이 극악의 조건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내는 그래픽카드는 역시 RTX 3090이라는 것이죠. 그 아래 등급에선 성능이나 메모리 용량의 한계 때문에라도 앞으로 나올 게임을 8K로 그려내긴 힘들어 보입니다.
NVIDIA 제어판의 3D 설정 관리에서 DSR을 4x로 설정하면 4K 모니터에서 8K 해상도로 게임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요. 지금까지 살면서 저 7680x4320이란 숫자를 게임에서 설정해 보는 건 처음입니다.
어쌔신 크리드 오딧세이. RTX 3080은 메모리 용량이 RTX 2080 Ti보다 부족해서 8K 해상도의 프레임이 낮게 나왔습니다.
데이어스 엑스: 맨카인드 디바이디드.
기어즈 5
호라이즌 제로 던. 여기서도 RTX 3080의 10GB 메모리론 8K 해상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게임이 이렇게 되더군요. NVIDIA가 지포스 RTX 3080 20GB를 준비할 가능성이 몹시 높아 보입니다.
미들 어스: 쉐도우 오브 워. 이 게임은 이 조건에서 저해상도의 의미가 전혀 없네요. 하지만 8K 해상도는 DSR을 인식하지 못했거나, RTX 3090의 성능이 남아돈다는 결론을 낼 수 있겠습니다.
배틀그라운드. 4K까지만 해도 해볼만 하다가 8K에서 프레임이 확 떨어지는 게임이 있는데, 배틀그라운드가 그 중 하나입니다. 8K로 게임할 사람이 얼마나 있겠거니 하고 최적화를 하지 않은것 같네요.
콜 오브 듀티 워존. 이것도 8K 해상도에서는 프레임이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배틀그라운드와 마찬가지로 오픈월드 fps라서 그런게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어쨌건 RTX 3090으로 40프레임 이상이 나온다는 점은 변화가 없습니다.
성능 3: 8K에 힘을 더해줄 DLSS, 타이탄을 넘어서는 활용도
NVIDIA는 RTX 3090이 8K를 위한 그래픽카드라고 주장하지만, 8K 해상도를 쌩으로 아주 부드럽게 렌더링한다고 주장하진 않습니다. 누가 봐도 그건 선을 많이 넘는거죠. 대신 다른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갑니다. 텐서 코어를 활용한 AI 렌더링 기술인 DLSS를 조합하면 RTX 3090에서 8K 해상도를 감당할 수 있다고요. 지포스 RTX 20 시리즈와 함께 발표됐던 DLSS는 RTX 30 시리즈와 함께 2.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됐는데요. 텐서 코어의 활용 효율을 높여 전보다 더 빨라진 속도로 고품질 그래픽을 렌더링해 낸다고 합니다. 또 해상도의 제한도 사라지고 사용자가 원하는 적용 범위를 직접 설정할 수도 있지요.
다만 이 좋은 DLSS도 게임에서 지원해야 쓸 수 있습니다. 예전보다 DLSS를 게임에 적용하기가 편해졌다고는 하지만, 어쨌건 그걸 넣는 건 게임 개발사의 몫이죠. NVIDIA가 지포스 RTX 30 시리즈 테스트에 쓰라고 권장하는 DLSS 지원 게임은 몇 있지만, 내장 벤치마크를 지원하질 않다보니 공짜로 준다면 모를까 돈 주고 사고 싶진 않더군요. 대신 3D마크에서 업데이트된 DLSS 2.0 벤치마크를 실행해서 8K 해상도를 감당할 수 있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DLSS를 쓰지 않으면 지포스 RTX 3090만 실행이 가능하며 그마저도 프레임이 한자리수 대에 머무르지만 DLSS를 켜면 30프레임까지 올라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완벽하다고 할 수준까진 아니어도 분명 게임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성능이라고 할 순 있을 겁니다.
앞서 지포스 RTX 3090은 만개가 넘어가는 방대한 병렬 실행 코어와 24GB에 달하는 대용량 GDDR6X 메모리를 갖췄다고 말했습니다. 이걸 게임에만 쓰기엔 좀 아까운 게 사실이죠. 옥테인 렌더, 마야, 다빈치 리졸브, 블렌더처럼 GPU 가속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에선 이 괴물같은 스펙을 활용해 작업을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CPU 성능 테스트에서 줄곧 써왔던 블렌더 벤치마크를 예로 들어보면 지포스 RTX 2080 Ti만 해도 12코어의 라이젠 9 3900XT만 못한 성능을 보여주는 경우가 더러 있으나, 지포스 RTX 30 시리즈에 Optix를 조합하면 진정한 그래픽카드 가속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게 됩니다. 특히 RTX 3090의 경우 CPU나 기존 그래픽카드에선 5분이 넘게 걸리던 작업을 1분 14초만에 해치워버립니다. NVIDIA가 지포스 RTX 3090을 가리켜 단순한 그래픽카드가 아니라 타이탄 시리즈의 뒤를 잇는 제품이라고 소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겁니다.
지포스 RTX 3080의 성능은 대단하지만 고해상도를 위한 그래픽카드는 아닙니다. 8K 해상도에선 DLSS를 껐을 때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합니다.
DLSS 1920x1080
DLSS 2560x1440
DLSS 3840x2160. 구버전의 DLSS 테스트입니다. 게임에서 DLSS의 옵션을 정할 순 있어도 버전을 고르진 못하니까 1.0 버전은 이제 큰 의미가 없지요.
DLSS 2.0 퀄리티 1920x1080
DLSS 2.0 퀄리티 2560x1440
DLSS 2.0 퀄리티 3840x2160
DLSS 2.0 퀄리티 7680x4320. DLSS 2.0을 품질 위주로 실행할 경우 4K까지의 저해상도(?)에서는 다른 그래픽카드들도 따라오지만, 8K에선 RTX 3090만 혼자 살아 남습니다.
DLSS 2.0 퍼포먼스 1920x1080
DLSS 2.0 퍼포먼스 2560x1440
DLSS 2.0 퍼포먼스 3840x2160
DLSS 2.0 퍼포먼스 7680x4320. DLSS 2.0의 성능 모드입니다. 4K까지는 설명할 게 없고, 8K에서는 의외로 RTX 2080 Ti가 성능을 좀 내주네요. RTX 3080보다 더 많은 메모리 덕분이라 여겨집니다.
DLSS 2.0 울트라 퍼포먼스 7680x4320. 초 고성능 모드에서는 다른 그래픽카드들도 8K 해상도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RTX 3090이 가장 높다는 점은 변하지 않지요.
PCIe 4.0을 지원하는 지포스 RTX 30 시리즈가 PCIe 3.0에 머무른 RTX 2080 Ti 대비 두배의 대역폭을 보여줍니다.
블렌더 벤치마크입니다. 렌더링에 걸리는 시간을 측정한 것이니 낮을수록 좋습니다. 지포스 RTX 2080 Ti를 CUDA로 실행하면 라이젠 9 3900XT만도 못한 결과가 나올 때가 많고, Optix로 실행해도 부족함이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포스 RTX 3080은 그래픽카드 가속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며, RTX 3090 쯤 되면 렌더링을 비롯해 컨텐츠 제작과 스튜디오 작업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성능4: MSI와 트라이프로져2
커스텀 디자인 그래픽카드를 소개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이 온도와 소음입니다. MSI 지포스 RTX 3080 게이밍 X 트리오 D6X 10GB 트라이프로져2와 똑같이 생겼고, 쿨러의 기본 디자인도 같지만 그 안의 GPU는 더 윗 등급이지요. 따라서 RTX 3080을 쿨링하기엔 충분해도 RTX 3090은 조금 버겁지 않을까 생각이 들 수도 있을텐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RTX 3090의 풀로드 시 온도는 RTX 3080과 비교해서 2도가 오른 76도에 불과하며, 소음도 40dBA 중반대입니다. MSI 게이밍 시리즈 그래픽카드의 전통대로 낮은 소음과 온도를 유지하도록 셋팅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더욱 조용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바이오스도 RTX 3090 출시 이후 제공될 예정입니다. 이 바이오스를 사용하면 최고 전력 사용량과 클럭에 제한을 걸어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쿨링팬의 소음 역시 줄어들게 됩니다. 기본 바이오스로도 충분히 조용하기에 여기서 더 낮출 필요가 있을까 생각도 들지만, RTX 3090이 타이탄을 대체하는 그래픽카드니 하루 종일 시스템을 끄지 않고 연산 작업을 걸어두는 경우도 있겠죠. 단순 게임용이 아니라 특별한 환경이나 용도에선 이런 저소음 바이오스가 필요한 분도 분명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래픽카드 전면.
그래픽카드 상단.
그래픽카드 뒷면.
소비 전력.
소음. 아이들 상태에선 팬이 멈추니 0입니다.
온도. 저소음 바이오스를 적용하니 조금 올라가는군요.
저소음 바이오스를 올렸을 때의 성능.
MSI 지포스 RTX 3090 게이밍 X 트리오 D6X 24GB 트라이프로져2
마침내 플래그쉽 그래픽카드의 세대 교체가 이루어졌습니다. 지포스 RTX 3090은 방대한 규모의 코어와 대용량 메모리를 갖춰, 8K를 비롯한 고해상도 게임 환경부터 컨텐츠 제작이나 데이터 연산 등의 분야에서 활약하는 그래픽카드입니다. 물론 그 댓가는 만만치 않습니다. 타이탄 시리즈를 대체하는 그래픽카드가 저렴할 리는 없겠죠. 하지만 RTX 3090의 뛰어난 스펙과 높은 성능이 필요한 분들에게 가격은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그보다는 부족한 물량이 아쉬울 뿐이겠죠.
끝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