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이 스펙이라면 지를만하다 싶더군요.
이미 제 손에 홍미노트4X와 LG G5가 스쳐지나간 적이 있으나 이건 아직 손에 들려 있습니다. 과연 이 둘과, 홍미노트5가 다른 점이 무엇이기에 여태 제 손에 들려 있는 건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1. 기기 사양
홍미4프라임, 홍미노트4X 스탠다드, 홍미5프로(홍미노트5), 미맥스2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나요? 바로 샤62오미에서 만든 폰이란 겁니다. 네, 모두 스냅드래곤 625 프로세서를 탑재했습니다.
하지만 홍미노트5 프로/AI는 다릅니다.
625보다 상당히 개선된 그래픽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퀄컴 스냅드래곤 636을 탑재했기 때문입니다.
3+32GB/4+64GB/6+64GB 모델 중 제가 구매한 건 4GB램과 64GB 내장 메모리를 가진 모델입니다. 유럽판 + 글로벌롬.
제가 자주 쓰는 표현이 있습니다. 바로 '나쁘지 않다' 라는 말입니다. 스냅드래곤 625를 탑재한 홍미노트 4X는 이 말이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반대로 LG G5는 단호하게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슬픈 기기였습니다만...
홍미노트5 프로- 이하 홍미노트5는(*정식 출시명은 홍미노트5 프로이나, 통상적으로 그냥 홍미노트5라 불리고 있으므로 본 글에서도 그렇게 부를 예정입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좋습니다.
5.99인치 2160X1080 해상도와 18:9 비율의 디스플레이는 이제 상당히 흔합니다. 홍미노트5는 그 흔한 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어디에나 들어가는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습니다. 또한 홍미노트4X보다 살짝 작은 4,000mah 배터리를 지닙니다.
안타깝게도 가볍게 만들 이유가 없어 무거운 181g에, 굳이 차별화를 둬야 했던 usb type-b micro 5핀 입출력-충전 단자를 가집니다. 다행인 건 type-c를 채택한 mi 6x에는 없는 3.5파이 아날로그 음성 출력 단자가 있다는 겁니다.
2. 기기 외관
사진 찍기 귀찮아서 일부 생략합니다.
전면. 18:9 비율로, 기존 16:9 비율 폰(*5.5인치 홍미노트4X)과 같은 크기에 더 큰 화면...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냥 길어진 만큼 폰이 길어졌어요. 슬픈 일입니다. 하단에 베젤이 있고, 상단에 베젤과 전면 카메라, 센서, 통화용 스피커가 있습니다. 당연히 양 옆으로도 베젤이 있습니다. 그래도 농사지을 수준은 아닌게 위안이에요.
후면. 케이스 벗기기도 귀찮아서(...) 기본 구성품인 젤리 케이스가 끼워진 채 찍었습니다. 듀얼 카메라가 보입니다. 아이폰을 떠올리게 하는 모양이라던데, 과연 옆에 아이폰X를 두고 비교하니 실로 그렇습니다. 삼단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중앙 알루미늄, 상하단 플라스틱. 보급형을 나누는 기준 중 하나라고 하네요. 원형의 지문인식 센서는 상단 중앙에 있습니다. 쓰다보면 편하고 좋습니다.
좌측, 유심 트레이가 있습니다. 핀으로 쑤시면 툭 나옵니다. 마이크로SD 겸용 2심슬롯, 전용 1심슬롯이 있습니다.
우측, 버튼 세개가 있습니다. 아래서부터 전원, 볼륨 하, 볼륨 상.
제가 옵티머스 GK를 쓰다가 넥서스5X를 쓰다가 홍미노트5에 오게 되었습니다만, Gk가 좌측에 전원버튼이 위쪽, 볼륨버튼이 아래쪽에 있었다면 넥서스 5X는 그대로 우측으로 옮겨간 거고, 이제는 위아래가 뒤집어지네요. 적응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폰이 길쭉하기 때문에 보통 폰의 전원버튼이 있을 곳에 전원버튼이 있습니다. 볼륨버튼은 누르기 힘든 위치에 있어요.
상단. 적외선 센서와 보조 통화용 마이크.
하단에는 스피커, 5핀 단자, 마이크, 3.5파이 단자가 있습니다.
3. 평가
20만원에 얘만한 기기 또 없습니다. 중고로 구 플래그쉽을 사라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신 보급형엔 나름 최신의 요소가 있기에 메리트가 있습니다.
일단 새 폰이잖아요?
18:9 화면과 새 배터리, 최신 OS와 기대되는 사후지원. 마음이 편해집니다.
스냅드래곤636과 4기가 램, miui의 조합은요.
빠릅니다. 사실, 빠르기는 옛적부터 조절이 가능했지요. 중요한 건 딜레이와 부드러움입니다. 정말 옛날 건 딜레이 해결을 거의 못했고, 해결한 것처럼 보이는 것들은 부드럽지만 느린 애니메이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홍미노트5의 애니메이션은 딜레이가 적고, 빠르고, 하지만 엄청 부드럽진 않습니다. 뭔가 아쉽다면 그게 아쉬워요. 넥오엑에 비하면요? 넥오엑은 롱-텀-터치반응을 가지고 있습니다. 퉷. 버벅이고 끊기고 막장입니다.
miui에 대한 리뷰는 많을 거라고 생각하기에 생략합니다. 자체적인 기능들이 잡다하면서도 편리합니다. 특히 풀비전 스크린폰을 위한 제스쳐 기능. 아이폰의 그것과 유사하다고 하는데 적응하면 편합니다. 화면이 크다보니 손가락 움직이는 게 불편한 것만 빼면요. 역시 5.7인치정도에 베젤이 좀 더 얇아야 제대로 커버할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통화 품질은 3G로도 괜찮네요. 넥오엑이 전화 걸때 시간이 걸리는 편인데 얜 바로. 걸립니다. 하지만 통화용 스피커 음량이 적기로 유명한 넥오엑보다도 소리가 좀 작게 나오니 VoLTE는 필수인가봅니다. 아직 귀찮아서 VoLTE패치는 안했습니다. 정발되면 자동으로 된다니 정발만 믿습니다.
4기가 램 만세. 만세. 만만세. 이게 바로 멀티태스킹이란 거군요. 하하하하하. 하하하하흐흐흐흐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넥오엑 쓰다가 이걸 쓰니 정말 정말 좋습니다.
636의 성능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그래픽이 Adreno418보다 확실히 달리네요. 넥오엑이 성능 최대치에 도달할 일이없는 만년 쓰로틀러라면 홍미노트5는 성능 최대치에서 놀지만 그 최대치 자체가 낮은 느낌.
긱벤치4 프로 결과를 들고 왔습니다. 새벽에 돌리다 자버렸네요.
홍미노트5는 아직 마켓앱, 금융앱이 활성화가 안되서 실사용 환경이라고 보긴 부적합합니다. 그렇다 쳐도 넥서스5X가 실사용에 적합한 폰이 아닌 건 분명합니다. 금새 뜨거워져서는 쓰로틀링만 잔뜩 걸리는군요. 반면 벤치를 돌리는 내내 홍미노트5의 온도는 그저 조금 따뜻해졌을 뿐입니다.
4000mah배터리는 거의 넥오엑의 3배를 갑니다. 과장해서 그렇고 실제론 2.4배 정도.
안무겁냐구요? 181g 무겁습니다 ㅠㅠ. 다만 사이즈 자체가 커서 무게가 분산된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봤자 결국 손목 아픈 건 같네요.
카메라. 넥오엑보다 좋진 않습니다. 기본 카메라 기준으로 정말 비슷한 결과물을 보이더군요. 화밸은 홍노5가 더 잘 잡습니다.
스피커. 넥오엑보다 조금 좋은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하단부의 위치가 많이 에러라 가로로, 양손으로 쥐었을 때 손이 거의 스피커를 가리게 되더라구요. 결국 양손으로 들고 하는 사용에선 넥오엑이 더 낫습니다.
디스플레이. 넥오엑 흰색이 좀 누렇다고 느껴지지만, 전체적인 색 밸런스는 넥오엑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홍노5는 붉은 색계열이 엄청 과하게 표현됩니다. 저급 패널의 한계로 보입니다. 눈 아파요.
Type-b micro 5pin. 아직도 5핀이라뇨 세상에. 어차피 2.0 쓰던 신세라 딱히 달라질 건 없지만 그래도 전 type-c가 좋습니다. 원래라면 넥오엑으로 좀 더 버텼을 이유이기도 해요. 뭐 어쩌겠어요. 결국 질렀는걸.
하드웨어 마감. 음... 음...
좋습니다. 하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전면부터가 '이건 보급형이다'하는 티가 납니다. 신기해요. 빛을 반사하는데 결코 고급스런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선 넥오엑이 더 높은 점수네요. 얜 나름 고급스러워 보이는 모양이더군요.
4. 마치며
제가 쓴 '좋다'는 건 이게 보급형이고 20만원에 샀기에 할 수 있는 말입니다.
만약 플래그쉽 기기였으며, 40만원 넘는 가격에 사라고 한다면 그냥 넥오엑을 계속 쓰고 말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것보다 못한 사양을 가진 폰을, 아주 조금 더 나은 만듦새로 팔려고 하는 국내의 모 유명 제조사 둘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L모사의 폰은 밀스펙이라도 되지, S사는 J시리즈에 넣은 마그네틱 금융 결제 기능마저 A시리즈인데도 빼버렸습니다. 만일 후에 국내에 출시되는 가격이 저 둘보다 낮은 30만원대 중반 아래라면, 분명 구매할 메리트가 있는 폰일 겁니다. 하지만 그게 3gb 모델에 그 비슷한 가격이라면, 차라리 구매대행 업체 A/S 보장 끼고 직구로 구매하는 게 싸고 좋을 겁니다.
결코 내노라하는 플래그쉽들보다 좋지 않습니다. 방수도 안되고, 미들프레임도 없어 충격에 약하고, 화면도 색이 뒤틀려있고, 고급스러워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그 플래그쉽 제조사들이 팔고 있는 두배 넘는 가격의 '보급형' 보다 좋다는 걸 상기하며 만족스럽게 쓸 수 있는 폰은 됩니다. 같은 가격이면 다홍치마를 살텐데. 언제쯤 메이저 제조사가 그 속담을 깨달을까 궁금하군요.
사실 대한민국의 기형적인 시장특성상 중보급형이 흥하기가 어렵겠더라구요..
일단 플래그쉽에대한 의존도가 높구 중보급형이 필요하면 구형 플래그쉽(S8+, V30, G5 등) 사는게 보통이라서요.
출고가를 높게 잡고 불법 페이백과 높은 공시지원금이 흥하며 약정을 끼고 2년주기마다 교체하는 한국시장 특성상
S8+ 20만원대 S9+ 40~50만원대에 구매가능한게 현실이니까요.
외국의 경우처럼 완전 자급제가 시행되지 않는이상 어려울꺼 같네요.
아 그리고 181g가 무겁다고 하면 노트8 195g는 뭐가되요..ㅜㅜ 안무겁다고 해주세요!!!
아 그리고 유플러스 너무 싫어요..ㅜㅜ 유플러스 아니었음 나두 홍미노트 구매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