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했던 면도기 리뷰에 이어, 현재 사용중인 면도크림을 리뷰해볼까 합니다.
이름은 '질레트 퓨전 프로글라이드 센서티브 쉐이브 젤 오션 쿨'입니다.
아마 면도크림/젤 라인업도 조만간 이름이 단순한 신제품이 출시될것 같네요.
질레트의 하이드라젤 시리즈는 스프레이에서 짜낸 직후엔 전형적인 젤 형태였다가, 피부에 바른 후 잠시 시간이 지나면 진득하고 두꺼운 하얀색 쉐이빙 크림으로 변하는 포밍 젤이라는 형태인데요.
질레트 하이드라젤이 면도크림중 최초의 포밍 젤 제품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광고를 보고 사서 써봤을땐 꽤나 신기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제품은 하이드라 젤의 후속 시리즈로 나왔습니다만, 이전의 하이드라젤과는 아주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비교를 위해 구 하이드라젤 용기 사진을 한번 봅시다
헤어스프레이처럼 누르면 압축가스의 힘으로 젤이 나오고, 젤이 나오는 부분을 반투명 뚜껑으로 덮어놓는 형태입니다.
캔 재질은 철로 되어있습니다.
겉보기엔 평범한 캔처럼 생겼지만, 이 디자인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두가지나 있었습니다.
1. 젤이 스스로 팽창해서 거품이 되는 특성 때문에 사용 후 뚜껑을 닫아놓으면 분사구에 남아있던 소량의 젤이 만든 거품으로 뚜껑 안쪽이 찐득거리는 거품범벅이 됩니다. (소위 말하는 게거품)
2. 바닥 부분이 습한 화장실 환경에 계속 노출되면 녹이 습니다. 이 녹은 캔의 이음새에 생겨서 닦아서 없에기도 쉽지 않고, 캔을 내려놓는곳마다 녹 자국이 찍히게 되는 참사를 일으킵니다.
이 두가지 단점이 결합해서, 내려놓는곳마다 갈색 녹자국이 생기고, 사용할때마다 거품 잔여물을 닦아내야 하는 화장실의 골칫덩이가 되어버립니다. 이 점은 아마 다른 회사의 캔 제품도 마찬가지일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점을 잘 파악한 질레트는 개선판을 내놓게 됩니다.
오늘의 주인공, 퓨전 하이드라젤의 후속작, 퓨전 프로글라이드 면도젤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사출구 부분입니다.
사용할떈 이렇게 열려있습니다.
사용이 끝나면 윗부분을 돌리면 딸각 소리와 함께 잠깁니다.
더이상 게거품이 나오지 않습니다. 바닥에 자주 떨어트리는 캡도 더이상 없고요!
다음으로 바닥을 보면, 기존의 금속 캔에서 통 자체를 완전히 플라스틱으로 바꿔놨습니다.
애초에 녹이 생기지 않는 재질이다보니 더이상 녹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사용할수 있어요!
거기에 더해서 투명 플라스틱 용기로 바뀐 김에 잔여 용량 게이지까지 만들어놨습니다.
플라스틱 용기로 바뀐 이후에 내부 충전 가스의 양이 줄어든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저는 아직 사고나서 한통도 못써봐서 모르겠습니다.
쉐이빙젤 자체는 상쾌한 약한 민트향에, 피부가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멘톨이 너무 강하면 따갑기 마련인데, 그렇진 않습니다.
피부에 밀착은 젤답게 잘 됩니다만, 적당하고 고른 두께로 바르기 위해서는 밤톨정도? 생각보다는 많은 양을 잘 펴발라야 합니다.
씻어낸 이후엔 약간의 알로에 수액(질레트 면도기의 윤활밴드의 그것) 느낌이 살짝 남아있으며, 피부가 아주 부드럽고 뽀송뽀송해집니다. (사실 부드러운 느낌은 면도날을 통해 피부 각질을 제거한 탓이 클 것입니다)
제일 큰 단점은 씻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거품이 완전히 풀어진 이후에 미지근하거나 뜨거운 물로 씻어내면 잘 씻겨내려가는데. 거품화 되지 않은 파란색 젤 덩어리를 씻어내려고 하거나, 찬물로 씻어내려고 하면 굳어서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때문에 다음에는 쉐이빙 젤이 아니라 쉐이빙 폼을 살까 고민중입니다.
젤 자체의 성능이야 어찌되었든, 기존 하이드라젤에서 불편함을 느꼈던 용기의 개선은 정말 좋았습니다.
혹시나 여러분도 욕실의 녹 자국때문에 고통받고 계시다면 질레트 퓨전 프로글라이드 면도젤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전 면도크림 사면 말씀하신 문제 때문에 뚜껑은 버리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