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달 전. 잘 쓰던 메인보드가 죽었습니다. 그 비극의 원인은 저에게 있습니다. 남을 너무 잘 믿은 것도 실수라면 실수겠지요. 변명을 좀 하자면 ASUS가 엉뚱한 파일을 라이브 업데이트 서버에 올려 놨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https://gigglehd.com/gg/4461659 그래도 교훈은 남았네요. 바이오스 업데이트는 꼭 파일을 직접 받아서 확인해보고 진행해야 한다고요.
AMD는 (경쟁사와 다르게) 소켓 장난질은 없다고 발표했지만, AMD4 플랫폼과 함께 두고두고 써야 할 메인보드가 살짝 애매한 시기에 죽어버렸습니다. 죽을거면 400 시리즈 칩셋이 나올 때 죽던가, 아니면 좀 더 버티고 500 시리즈 칩셋이 나올 때까지 살아 남던가. 500 시리즈 칩셋이 나오기까지 기다리기엔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니 답은 하나, 400 시리즈 칩셋이군요.
2달 전에 산 메인보드의 사용기를 이제야 쓰는 거지만, 2달 전이 아닌 지금도 400 시리즈 칩셋 메인보드는 그리 나쁘진 않습니다. 우선 DDR5 메모리와 AM5 소켓이 나올 때까지 존버한다는 분들도 있던데, 그건 너무 먼 이야기죠. 그 사이에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할지 터미네이터가 기계들의 반란을 일으킬지, 어쩌면 AMD나 인텔의 로드맵이 바뀔지 모를 일입니다.
X570은 좀 더 현실적인 지적처럼 보입니다. PCIe 4.0은 분명 높은 대역폭을 보여줄 겁니다. 그러나 스토리지 성능-쉽게 말해서 벤치마크를 제외하고, 지금 당장, 보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사용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할 겁니다. 경쟁사가 했던 말처럼요. 거기에 비싸지요. B550하고 A520이요? 거기도 PCIe 4.0을 지원하지 않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내년 초에나 나오죠.
분야 | AMD 칩셋 |
Ryzen 프로세서 오버클럭 활성화됨* |
메모리 오버클럭 활성화됨* |
듀얼 x8 그래픽 슬롯 |
AMD StoreMI 기술 |
PCIe 4세대* |
고속 플랫폼 라인3 |
매니아 | X570 | ✔ | ✔ | ✔ | ✔ | ✔ | 40 |
매니아 | X470 | ✔ | ✔ | ✔ | ✔ | X | 38 |
매니아 | X370 | ✔ | ✔ | ✔ | X | X | 38 |
메인스트림 | B450 | ✔ | ✔ | X | ✔ | X | 28 |
메인스트림 | B350 | ✔ | ✔ | X | X | X | 28 |
에센셜 | A320 | X | ✔ | X | X | X | 24 |
출처: https://www.amd.com/ko/products/chipsets-am4
X470은 어차피 최상위 칩셋이란 자리를 얼마 못 지키고 X570에게 넘겨주겠죠. B450은 이래도 2인자 저래도 2인자인데, B550이 내년에나 나온다니 구형 취급을 받기까진 시간이 꽤 지나야 합니다. 거기에 AMD는 칩셋 차별을 덜 해서 B450에서도 어지간한 기능은 다 지원하지요. 확장성에서 조금 차이가 날 뿐이지. 그런 의미에서 B450은 참 만만하고 좋은 선택입니다.
그럼 많고도 많은 B450 칩셋 메인보드 중에서 왜 하필이면 MSI B450I 게이밍 플러스 AC를 골랐느냐, 그 이유는 정말 많습니다. 제조사가 MSI라는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이유를 무시할 순 없겠지만, 그거 말고도 몹시 실용적인 이유들을 제공하는 메인보드입니다. 두 달 정도 써 보니 그런 이유들이 스펙의 숫자로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확실하게 체감이 되더군요.
제품명 | MSI B450I 게이밍 플러스 AC |
CPU |
AMD 라이젠 시리즈 1세대/2세대 프로세서 앞으로 나올 3세대 프로세서 |
소켓 | AM4 |
칩셋 | AMD B450 |
메모리 |
DDR4-3466Mhz x2. 최대 32GB, 듀얼채널/A-XMP 지원 |
확장 슬롯 |
PCI-E 3.0 x16 1개 1세대/2세대 라이젠 데스크탑 프로세서 장착 시 x16. 라이젠 APU 장착 시 x8 |
스토리지 |
AMD B450: SATA 6Gbps 포트 4개 AMD CPU: M.2 1개(SATA 6Gbps와 PCI-E 3.0 x4 지원. 2280) |
내장 그래픽 출력 |
HDMI 1.4 1개. 4096x2160 @ 34Hz DP 1.2 1개. 4096x2304 @ 60Hz |
USB 포트 |
AMD B450: USB 3.1 Gen1 타입 A 후면 2포트 AMD B450 USB 2.0 타입 A 4개(백패널 2포트, 내부 핀헤더 2개) AMD CPU: USB 3.1 Gen1 4개(후면 타입 A 2포트, 내부 3.1Gne 핀헤더 2개) |
오디오 |
리얼텍 ALC887 코덱. 7.1채널 |
네트워크 |
리얼텍 8111H 기가비트 랜 인텔 듀얼밴드 와이어리스-AC 3168(802.11ac, 2.4GHz/5GHz 듀얼 밴드, 최대 속도 433Mbps) 블루투스 2.1, 2.1+EDR, 3.0, 4.0 , BLE |
백패널 포트 |
PS/2 키보드/마우스 콤보 1개 USB 2.0 타입 A 2개 DP 1.2 1개, HDMI 1.4 1개 USB 3.1 Gen1 타입 A 4개 기가비트 랜 포트 1개 무선 안테나 연결 포트 2개 3.5mm OFC 오디오 3개 |
폼펙터 | 미니 ITX. 17x17cm |
참고 | http://prod.danawa.com/info/?pcode=6333972 |
가격 |
176,000원 (2019년 6월 다나와 최저가 기준) |
작은 미니 ITX
굳이 ATX를 고집할 시대가 없는 세상입니다. 이미 메인보드의 주류 폼펙터는 마이크로 ATX로 넘어갔지요. 만약 메모리는 2개로도 충분하고, 확장 카드는 그래픽카드 하나 뿐이라면 미니 ITX를 마다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떤 미니 ITX건 그 정도까지는 다 들어가니까요. M.2나 SATA 포트의 경우 보급형 마이크로 ATX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필요 없는 크기를 굳이 줄이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겠지요? 파워를 ATX에서 SFX로, 그래픽카드를 LP나 싱글슬롯으로 줄이는 건 다른 문제고요.
비싼 돈 주고 뭐하러 작은 걸 사냐고 물으실 분들도 있을텐데, 미니 ITX는 중독성이 상당한 폼펙터입니다. 적당한 미니 ITX 케이스를 구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작은 케이스에 조립해 두면 그것만으로도 만족감이 상당합니다. (이런 케이스 https://gigglehd.com/gg/5093611 가 적당하다는 말은 절대로 아닙니다) ATX 미들타워 시스템의 절반 크기로 온전한 시스템이 하나 탄생하니까요. 그래서 방이나 책상 위 공간이 좁거나, HTPC를 만드려는 이들에게 미니 ITX는 은근히 인기가 높습니다.
박스 전면.
박스 뒷면.
2단 구조의 박스.
백패널, 설명서, SATA 케이블, 무선랜 안테나를 줍니다.
MSI B450I 게이밍 플러스 AC 메인보드.
메인보드 관찰을 위해서 방열판을 떼어냈습니다.
크기는 17x17cm
전원부와 AM4 소켓, 8핀 보조전원.
DDR4-3466Mhz 슬롯 두 개에 최대 32GB 장착. 듀얼채널/A-XMP 지원.
24핀 ATX 파워 커넥터, USB 3.0 전면 핀헤더, SATA 6Gbps 포트 4개.
실드가 장착된 PCIe x16 슬롯, AMD B450 칩셋, 전면 사운드/버튼 핀헤더.
USB 2.0 포트 2개, PS/2 키보드/마우스, 디스플레이포트, HDMI, USB 3.1 Gen1 포트 4개, 기가비트 랜, 무선랜 안테나, 3.5mm 사운드 포트 3개.
메인보드 뒷면. M.2 슬롯과 AM4 소켓 백플레이트.
괜찮은 성능
미니 ITX야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때문에 골랐다 치더라도, 테스트용/리뷰/벤치마크에 활용할 라이젠 시스템의 메인보드를 X470도 아니고 B450으로 선택한 건, 이 메인보드가 칩셋을 떠나서 상당히 괜찮은 성능을 낸다고 소문이 나서입니다. 미니 ITX인데도 전원부 구성이 탄탄해 꽤나 높은 수준의 오버클럭도 문제 없다고들 하더군요. 제대로 오버클럭을 하려면 CPU를 잘 골라야 하고, 지금 당장은 굳이 오버클럭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그냥 쓰고 있지만, 높은 잠재력을 갖춘 메인보드를 선호하는 건 당연하겠지요. 그러고보니 MSI는 이상하게 미니 ITX 메인보드로 오버클럭 신기록을 은근히 많이 세웠단 말이죠.
다른 부분의 성능도 준수합니다. AMD의 칩셋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ASMedia에게 하청줘서 만든 칩셋은 믿을 수 없다, 인텔보다 스토리지 성능이 떨어진다. 이런 말들이 가끔 보이더군요. 예전에는 그런 말들이 맞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닌것 같아요. 300 시리즈야 1세대 라이젠과 함게 나왔으니 최적화나 안정화가 좀 부족했다 치더라도, 그 다음인 400 시리즈에서는 딱히 더 나아질 것도 없지 않나 싶더군요. AMD는 400 시리즈 칩셋 메인보드에서도 라이젠 3000 시리즈의 제 성능을 모두 낼 수 있다고 했으니, PCIe 4.0이 필요하지 않다면 한동안은 이 메인보드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AMD B450 칩셋.
6+2 페이즈 구성의 전원부. 인피니언의 IR3555 MOSFET을 사용합니다.
인피니언 IR35201 PWM 컨트롤러.
CPU 쿨링팬과 시스템 쿨링팬 포트. 2팬 구성의 CPU 쿨러나 수냉 쿨러의 장착도 문제 없습니다. 그리고 옆에는 매우 편한 디버그 LED가 있습니다.
바이오스 배터리는 두꺼운 백패널 포트 뒤에. 미니 ITX의 공간이 부족하다보니 어쩔 수 없습니다. 포트 사이에 끼우는 것보다는 이쪽이 교체는 쉽겠죠.
리얼텍 ALC887 사운드 칩.
Nuvoton NC6795D I/O 칩
AMD 메인보드지만 무선랜은 인텔 듀얼밴드 와이어리스 AC3168.
리얼텍 8111H 기가비트 랜.
ASmedia ASM1480 PCIe 3.0 스위치
CPU 쿨러 고정 플레이트.
메인보드 전면에 공간이 없어 여기에 들어간 인증 로고.
M.2 슬롯. 이것도 메인보드 앞에 넣을 수가 없어 여기로 왔습니다. 평범한 케이스라면 방열판이 달린 SSD는 쓰기 힘들겠지요.
칩셋과 전원부 방열판의 앞부분.
칩셋과 전원부 방열판의 뒷부분.
아이들 시 전원부 온도.
풀로드 시 전원부 온도.
ID-COOLING AURAFLOW X 360 수냉 쿨러를 장착하고 촬영한 열화상 카메라 이미지입니다. https://gigglehd.com/gg/4880554 쿨링팬을 하나도 쓰지 않았으니 방열판만으로 저 정도 온도가 유지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M.2 SSD 성능. WD Black SN750 NVMe SSD 방열판 탑재 모델 https://gigglehd.com/gg/5072082 을 장착해서 테스트했습니다.
게임 성능은 지금, 최신 게임을 위한 CPU가 필요하다면? https://gigglehd.com/gg/5060259 를 참조하세요.
많은 기능
소형 시스템를 선호하는 이들은 많고, 그 표현 방식도 각양각색입니다. 하지만 작은 미니 ITX 메인보드에 묵직한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면 사파의 길처럼 여겨집니다. 정파는 그래픽카드까진 필요 없고, 크기를 최대한으로 줄여서 얇은 슬림형 케이스에 넣어야 진정한 미니멀리즘의 길이라고 주장합니다. 요샌 내장 그래픽의 성능이 워낙 발전해서 그래픽카드 없이도 왠만한 작업은 다 해낼 수 있지요. 그리고 이 부분에서 라이젠은 경쟁 상대와 비교도 되지 않는 성능을 자랑하며, MSI B450I 게이밍 플러스 AC은 디스플레이포트와 HDMI 포트를 모두 장착해 라이젠 내장 그래픽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메인보드지요.
AMD가 B450 칩셋을 차별하지 않고 오버클럭과 스토어 미 같은 기능을 넣어준 것처럼, 이 메인보드도 B450이라 해서 바이오스 기능이나 제공 프로그램이 빠지진 않습니다. 라이젠을 위한 미니 ITX 메인보드 중 가장 괜찮은 구성의 전원부를 넣어두고, 바이오스에서 오버클럭 기능을 소흘이 여기면 안되겠지요. CPU 지원에서도 차별은 없습니다. 새 CPU를 위한 바이오스도 이미 나왔으니까요.
귀찮아서 쿨러 없이 부팅해봤습니다. 80도까지 올라가는데 그 이상은 좀 아니다 싶어서 다시 쿨러를 달았어요.
바이오스의 EZ 모드. 기본적인 기능과 모니터링만 제공합니다.
모든 기능을 다 활용하기 위해선 어드밴스드 모드로 전환.
하나하나 설정하다보면 한도끝도 없을 기능들.
오버클럭 기능. 라이젠 3000 시리즈에서 오버클럭이 어떨지는 모르겠네요. 2000 시리즈까지는 잘 되는 편이라고 합니다.
오버클럭 프로파일 저장.
하드웨어 모니터. 온도와 팬 속도, 전압을 모니터링합니다.
보드 익스플로러. 메인보드에 어떤 부품이 장착됐는지를 확인합니다.
최신 바이오스로 업데이트. 2019년 5월 27일에 새 바이오스가 나왔군요. 변경점은 '새 CPU 지원'
바이오스 업데이트 중.
디스플레이포트에서 3840x2140 해상도로 60Hz, HDMI에서 3840x2160 해상도로 60Hz 표시.
MSI 공식 홈페이지에도 HDMI 포트는 3840x2160이 30Hz로 표시된다고 표기됐는데(https://www.msi.com/Motherboard/B450I-GAMING-PLUS-AC/Specification ) 왜 그렇게 썼는지 모르겠네요. 표기야 어쨌건 제가 써본 메인보드/케이블/모니터에선 항상 레이븐릿지로 4K 60Hz가 출력됐습니다.
레이븐 릿지가 처음 나왔을때도 썼었지만(https://gigglehd.com/gg/2441824 ) HDMI 2.0을 분명 지원하는데, 호환성 때문인지 일부러 1.4로 표기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라이젠 출시 전의 APU에선 지원 해상도가 그랬으려나.
MSI B450I 게이밍 플러스 AC
많은 부품을 포용하는 확장성보다, 작은 시스템을 만들 미니 ITX를 원하는 수요는 언제나 있습니다. 그냥 작은 게 전부인 메인보드가 아니라 작지만 좋은 시스템을 원한다면, 하이엔드 CPU를 든든하게 받쳐 줄 전원부 구성, 내장 그래픽 활용 가치를 높여주는 포트, 그 외에 많은 기능을 포용한 MSI B450I 게이밍 플러스 AC에 투자할 가치는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