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이후로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면 접촉을 줄이기 위해 대부분의 회의나 발표는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며, 해외 출국 역시 최소화하는 노력이 2년 넘게 계속됐지요. 그런 분위기가 이제 바뀌고 있습니다. 국내외의 코로나 확산세가 수그러들기 시작하면서, 전세계 곳곳의 회사들이 재택 근무에서 벗어나 출근을 재개하고 있으며 해외 여행의 제한 역시 완화되고 있거든요. 이런 변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AMD는 4월 21일, 라이젠 7 5800X3D와 라데온 RX 6400의 출시에 맞춰서 한국을 방문해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을 열고, 신제품을 소개하며 간단한 질의 응답을 진행했습니다.
왼쪽: AMD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제품 세일즈 디렉터 라이언 심(Ryan Sim)
오른쪽: AMD 클라이언트 사업 개발 매니저 에디 창(Eddy Chang)
이번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은 라이언 심 디렉터의 인사말로 시작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 때문에 직접 볼 자리가 없었다며, 한국에 와서 파트너들을 만나게 된 것을 몹시 반갑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AMD는 최근 몇 개월 동안 자일링스 인수라는 상당히 큰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지금까지는 CPU나 GPU를 비롯한 컴퓨팅 시장에서 활약해 왔으나, 자일링스 인수를 통해 적응형 컴퓨팅과 임베디드까지 135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시장에서 AMD의 존재감을 늘릴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라이언 심 디렉터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채널 부품 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온 것도 라이젠 7 5800X3D와 라데온 RX 6400의 출시시 맞춘 것이죠. 라이젠 7 5800X3D는 데스크탑 시장에 처음으로 출시되는 3D V 캐시 적층 CPU이니 그 의미가 작지 않겠지요. 라데온 RX 6400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동안은 비싼 고가형 제품 위주로 그래픽카드를 출시해 왔으나, 여기서 벗어나 메인스트림 그래픽카드 시장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코로나 전에는 매 분기마다 한 번씩은 한국을 방문했으나, 코로나 이후로는 대면 접촉을 자제하기 위해 화상 회의로 고객들과 만났습니다. 이제는 코로나 확산세도 수그라들고 있기에 라이젠 7 5800X3D와 라데온 RX 6400의 출시에 맞춰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네요. 또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총괄하지만 다른 국가에는 들리지 않았고 오직 한국만 방문하며, 출시 일정 역시 한국을 가장 우선했고, 한국이 기술이나 미디어 수준 등 여러 부분에서 가장 앞선 시장이라며 높은 기대를 갖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AMD의 최근 성과나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이 있었으나, 곧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기에 아쉽게도 단기 실적과 관련된 구체적인 숫자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건 기다리면 곧 알게 되겠지요. 그 대신 과거의 매출을 되짚어 보았는데요. 2020년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45% 오른 97억 6천만 달러, 2021년 매출은 68% 오른 164억 달러를 기록했다며 고성능 컴퓨팅부터 시작해서 데이터센터와 임베디드까지 AMD가 활동하는 시장 영역 전부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습니다.
코로나 전후를 비교하면 정말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고도 회상했습니다. 우선 판매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커졌습니다. 그 전까지는 영업사나 용산 매장을 비롯해 오프라인을 통해 파는 양이 많았지요. 물론 개인용 시스템이야 코로나 전에도 온라인으로들 많이 샀으며, 11번가나 쿠팡 같은 대형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서도 많이 팔렸으나 대형 사업자나 B2B의 경우에는 여전히 오프라인 위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여기서 용산, 11번가, 쿠팡은 라이언 심 디렉터가 직접 언급한 곳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로 온라인 판매로 많이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한 번 온라인 판매의 비중이 커진 이상, 코로나가 줄어든다 하더라도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여전히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또 코로나 때문에 컴퓨터의 수요가 늘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예전에는 컴퓨터가 가정마다 한 대씩 있었다면, 이제는 재택 근무나 온라인 학습 등 사람마다 한 대씩 쓰게 됐다는 거지요. 이런 분위기 역시 바뀌지 않을 것이며, AMD의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고 평가했습니다.
AMD의 경쟁력은 기술과 사람에서 나온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술의 경우 기술 그 자체의 수준이나 성능까지 모두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자부했습니다. 멀티 코어의 도입과 그 규모의 확장이라는 장벽을 깬 건 AMD며, 경쟁사는 AMD가 하니까 마지못해 따라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겠지요. 또 한국 시장에서도 여러 든든한 파트너를 갖고 있으며 고객을 우선하여 의견을 듣는다고도 밝혔습니다. 실제로 이번 자리에서도 피드백을 요청하면서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의견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제품으로 넘어가죠. 현재 전세계 데스크탑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AMD 제품은 라이젠 5000 시리즈 CPU와 라데온 RX 6000 시리즈 그래픽카드입니다. 그래픽카드는 RDNA1에 이어 RDNA2로 아키텍처가 업그레이드되면서 성능과 전력이 크게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에 추가된 라데온 RX 6400의 경우 기존에 OEM 쪽에서 판매하던 제품인데 20일 밤부터 일반 시장에도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저렴하게 입문용 게이밍 시스템을 조립하려는 사용자들을 위한 그래픽카드지요.
라이젠 5000의 경우 1년 전에 출시됐지만 젠3 아키텍처의 높은 성능은 여전합니다. 여기에 3D V 캐시를 적층해 메모리 대역폭과 용량을 대폭 늘린 라이젠 7 5800X3D가 추가됐는데요. 게임 성능에서 가장 큰 병목 현상이 일어나는 곳이 시스템 메모리라 지적하며, 캐시 용량을 늘려 빠른 캐시 메모리에서 실행되는 양을 늘려 게임 성능을 대폭 올렸음을 어필했습니다. 일반적인 업무나 생산성 관련 작업의 경우 기존의 3D 캐시가 없는 라이젠 프로세서를 고르면 되고, 게임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고 싶다면 3D 캐시를 추가한 라이젠 7 5800X3D를 고르면 된다는 게 AMD의 설명입니다. 라이젠 7 5800X3D는 현재 가장 높은 게임 성능을 낼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한 동안은 게임 성능에서 최고의 위치를 유지할 거라 자신하는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라이젠 3 4100이나 라이젠 5 4500의 경우 얼마 전에 새로 추가된 보급형 CPU인데, 르누아르 기반이지만 내장 그래픽은 없습니다. 저가형 시스템의 경우 가격을 낮추기 위해 내장 그래픽이 있는 CPU를 고르는 게 일반적인데요. AMD는 이들 제품이 내장 그래픽 대신 더 높은 성능의 그래픽카드를 조합해 게이밍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은 사람들을 공략하는 CPU라고 설명합니다.
출시된지 5년이 지난 지금에서 A320 칩셋에서 최신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베타 바이오스가 나온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라이젠 5000 시리즈의 성능을 완벽하기 쓰기 위해서는 PCIe 4.0을 비롯해 더 나은 기능을 제공하는 400이나 500 시리즈 칩셋이 필요했기에, 우선 최신 칩셋에서 라이젠 5000를 활용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제는 라이젠 5 5500이나 라이젠 5 4500 등의 저렴한 제품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더 넓은 범위를 커버하기 위해 A320의 지원을 추가하게 됐습니다. 현재 메인보드 제조사 홈페이지에는 구형 칩셋에서 최신 라이젠을 지원하는 바이오스가 다수 등록됐으며, A320 외에도 B550이나 X570 등 기존 300 시리즈 칩셋을 사용한 메인보드의 상당수에서 라이젠 5000 시리즈 프로세서를 쓸 수 있게 됐습니다.
또 한국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시장인 PC방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갔습니다. 라이젠 5 5600이나 5500 같은 제품의 경우 PC방에서 쓰기 알맞은 제품이며, 때마침 코로나 집합 금지와 거리 두기 제한이 풀리면 PC방의 수요가 늘어날 테니 이들 제품을 찾는 고객들 역시 늘어날거라 보고 있습니다. PC방의 고성능 시스템이라면 라이젠 9 5900X나 라데온 RX 6900 XT 같은 하이엔드 부품이 맞겠지만, 그 외에 평범한 시스템이라면 라이젠 5 5600/5500 정도라면 전력 대 성능과 가격 대 성능비가 우수한 시스템이 나온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조립용 컴퓨터 시장과 PC방 시장을 주로 공략하게 되는 부품을 분리해서 각각의 시장에 알맞는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도 밝혔습니다.
끝으로 AMD는 자일링스를 인수하면서 더 넓은 시장과 포트폴리오를 갖게 됐습니다. 이처럼 넓은 영역을 포괄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면서 앞으로도 최고의 제품을 개발하고 혁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소비자들의 지식 수준이 높고, 특정 브랜드에 집착하기보다는 좋은 제품과 뛰어난 가치를 알아보기에 AMD가 높은 인기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으며, 한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 시장이고 가장 중요한 시장이기에 한국에 큰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