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카메라는 수많은 카메라 중에서 최고봉으로 꼽힙니다. 물론 스마트폰의 카메라의 엄청난 발전과 미러리스 카메라의 더더욱 엄청난 발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DSLR은 굳건 합니다. 21세기의 최신 기술의 집약체 처럼 보이는 DSLR이지만 사실 많은 부분은 예전의 필름 카메라, 즉 SLR에서 이미 완성된 부분이 참 많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셔터 구동계가 있겠습니다. 심지어 DSLR 이란 단어조차 Single-Lens Reflex Camera (일안 반사식 카메라)란 필름카메라의 용어에 Digital을 붙인 말 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필름SLR카메라가 DSLR카메라에 남긴건 무엇일까요. 그것을 필름카메라인 니콘 F80과 그것을 바탕으로 만든 후지필름의 디지털카메라 S2PRO를 비교하면서 알아 보려고 합니다.
먼저 니콘 F80입니다. 출시년도 2000년 1월.자세한 스펙은 http://imaging.nikon.com/lineup/filmcamera/slr/f80/ 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은 S2PRO 출시년도 2002년 1월. 상세 스펙은 https://www.dpreview.com/reviews/fujis2pro 에서 확인 하실수 있습니다. 후지는 이때부터 니콘 바디로 DSLR을 만들어 왔습니다. 후속모델 S3Pro 역시 센서만 바꾼 같은 바디베이스의 모델이었고 그 후속작 S5pro에 와서야 니콘의 디지털 바디베이스의 카메라를 기본으로 카메라를 만들게 됩니다.
전면부는 당연히 F80을 베이스로 만든 카메라니까 많은 부분이 똑같습니다. 보이는 바와 같이 S2PRO의 각종 모든 버튼위치와 구성은 F80과 동일합니다. 조그다이얼의 위치 셔터의 위치 물론 전부 똑같습니다. 심지어 S2PRO의 셔터버튼은 필름 카메라 무려 기계식 릴리즈를 지원합니다. 이렇게 보니 렌즈마운트 윗부분은 하나도 안빼놓고 똑같습니다. 심지어 S2PRO는 크롭바디임에도 불구하고 셔터박스 필름카메라의 풀프레임 셔터박스가 들어가 있습니다. 마운트 아랫부분의 대부분은 배터리가 차지 합니다. S2PRO에는 AA배터리가 4개나 들어갑니다. 금형 수정이 귀찮았던건지 FineFix로고가 니콘처럼 음각이 아닌 나중에 따로 붙인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DSLR에 없어서는 안될 조그다이얼 반셔터 AF등까지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SLR카메라 구현 되어 있던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좌측면 입니다.
역시 많은 부분이 동일합니다만. 결정적으로는 바디의 재질은 다릅니다. 그 증거로 S2PRO는 니콘 처럼 바디 플라스틱이 일어나는 경우가 없습니다. (...)
카메라어깨의 줄 걸이 바로 오른쪽 나사 기준으로 S2PRO의 늘어난 부분이 어딘지 보입니다.
좌측면을 보시면 더더욱 확연히 드러납니다. 왼쪽 S2PRO의 나사위치가 F80의 필름열림버튼 위아래의 나사위치와 동일합니다. 다만 S2PRo에는 동조터미널(반짝이는 은색 동그라미)이 추가 됬습니다. 동조 터미널 밑으로 늘어난 부분이 접힌 곡선 형태로 나타나 있습니다. S2PRO의 가장밑 검은 유광 부분은 배터리가 들어가는 곳이고 그 바로위에는 디지털 입출력을 담당하는 단자들이 있습니다. USB, IEEE1394 (스레드슈팅지원), SVideo출력을 지원합니다.
윗면입니다. 여러번 말하지만 똑같습니다. 지금 DSLR의 필수 기능인 A모드 P모드 다중노출, 모두 필름 카메라 부터 있던 기능들입니다. 상부 LCD까지 필름카메라 시절에도 다 있었습니다. 다만 위쪽 F80 의 ISO 조절 버튼은 말그대로 조절 버튼이 아니고 필름의 ISO값에 따라 카메라는 맞추는 기능입니다. 물론 필름에 있는 바코드 를 읽어 자동으로 맞추기도 하지만 필름을 감아서 쓸경우 같이 바코드와 필름의 ISO값이 다른 경우 맞춰 주는 역할을 합니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면 필름은 그 멸종직전까지 꽤나 많은 기술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그중에 하나는 바코드 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긴 바코드 밑에 은색과 까만색이 있는 부분 저게 필름의 바코드 입니다. 정식 명칙은 DX 인코딩 https://en.wikipedia.org/wiki/DX_encoding. 저 바코드에는 필름 감도, 필름의 길이 (12~72장까지), 마지막으로 노출보정허용도 가 기록 되어 있습니다. 자동필름카메라가 36방을 찍으면 자동으로 필름이 감기고 ISO설정이 필요하지 않은 이유는 DX바코드 덕분입니다. (사진 출처 http://www.35mmc.com/08/03/2014/recoding-dx-barcode-35mm-cani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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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서 저 상부 LCD는 모양만 동일한게 아니라 그냥 같은 부품입니다.
LCD위에서 1/3지점에 보이는 선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같은 부품입니다. 다만 S2PRO에는 남은 필름량이 꺼져 있을뿐.
후면부 입니다. 여기서부턴 후지필름의 자체 설계가 약간 보입니다. 뷰파인더 양옆 위쪽은 전부 같지만 아래로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오른손 엄지 그립의 형상도 다르고 초점 조이스틱의 화살표 크기와 모양 방향도 전부 다릅니다. 깨알같이 F80의 왼쪽위 플래시 버튼 및에 필름 감기 인쇄가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단 입니다.
위가 S2PRO입니다. S2PRO의 건전지 덮개는 세로그립 장착때문에 제거해 놓았습니다. 설계상 어쩔수 없었던 것일까요. S2PRO는 AA배터리가 4개나 들어가면서도 F80과 똑같이 CR123A 배터리가 2개 들어갑니다. S2Pro는 AA배터리만으로도 사진이 찍히긴 합니다. 하지만 AA배터리 만으로 구동시 내장플래쉬 사용기 불가능하고 또한 AF성능또한 매우 저하 됩니다. 찍을수 있는 컷수도 매우 적습니다. CR123A는 S2PRO의 단점중 하나 입니다. 세로그립을 개조하여 극복가능한 부분이긴 합니다만 문제는 세로그립에 CR123a대신 추가로 AA건전지가 4개. 도합 8개의 건전지를 필요로 합니다. 거기다 늘어난 무게는 덤. 깨알같이 F80은 태국산입니다만 S2pro는 일본산입니다.
그외에도 뷰파인더 안의 보조 기능 표시 (노출보정 표시, 셔터스피드 표시, F값 표시) 역시 필름카메라 부터 있던 기능들입니다.
이제 필름카메라 시장은 거의 사장되었습니다. 영화나 토이카메라로 근근히 명맥을 이어오고 있긴 합니다만 양쪽 분야 모두 디지털로 전환되가는 추세 입니다. 영화는 이미 필름으로 찍는 경우는 아아주 드물고 (여기에는 필름의 가격 문제도 있습니다. 영화에 쓰이는 필름길이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 토이카메라 역시 디지털로 바디(ex 홀가 디지털)로 나옵니다. 물론 필름카메라가 아예 사라질것 같지는 않습니다. LP가 다시 시장이 커지는것 처럼 필름카메라도 그런 고급스런 취미 영역으로 남을것입니다. 혹시 미래에는 디지털카메라바디 기반의 필름카메라가 나올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런 와중에도 지금의 카메라가 필름카메라에서 물려받은 많은 유산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꺼라고 믿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 카메라 원리 교육용으로 아주 잘 써먹네요...
애는 펜타프리즘도 간단히 분리할 수 있거든요.
필름 넣는 뚜껑 열어서 셔터 스피트 눈으로 직접 보여주기도 좋죠...확실히 이해 시켜주는데 큰 도움이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