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진장 무거운 택배를 받았습니다.
맨날 이런 택배 주문해서 리뷰를 올리는 용으로만 쓰기 때문에 택배기사분들한텐 상당히 죄송합니다. 결국 다시 버리던지, 주변에 주던지 헐값에 넘기던지 세개 중 하날 하니 같은 무게 물건을 또 나르셔야할 수 있거든요.
그런 잡념을 버리고 택배 상자를 호다닥 뜯었습니다. 첨엔 겉에 배송용 상자만 뜯고 내부의 포장을 보여드릴려 했어요..
그런데, 정말로, 상자 뜯기 전 포장을 보여달라고 하시는 분들 계실까봐 미리 언급해 드리는건데, 택배 상자, 그러니까 무제상자가 곧 포장이고, 안에 저게 내용물의 전부 입니다. 저도 첨에 본사에서 배송한게 벌크로 올줄은 몰랐어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크래프트 코리아가 가져온 PMK11000 이란 녀석은 상세 제품 설명에도 나와 있듯, 광저우에 위치한 산양 전기에서 만든 파워 입니다. 이 녀석 파생 제품들이 최근 1600W 브론즈~실버 사이의 채굴용 파워로 사용되고 있구요.
요 제품은 1000W로 컷 해서 팬 사양( = 노이즈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으로 보셔야합니다. 원래는 140mm팬에 80mm 블로워 팬이 2개가 더 추가된 흉악한 물건이었거든요. ) 다운그레이드 버전이며, 최고 발열량 역시 줄어들며, 최고 출력을 내기엔 발열 해소 능력은 역시 부족하고, 채굴용이 아니기 때문에 AS가 무려 5년이나 되는 파워 입니다.
전체적인 사양 자체는 동일하지만, 최대 출력을 내기에는 이것저것 컷팅되었기 때문에, 채굴자들이 사용하기에는 매우 부적합한 물건이 되겠습니다.
물론 1000W만으로도 만족하는 채굴 유저라면 모를까, 얘랑 동일 사양 회로가 얘보다 매우 약간 비쌉니다. 개당 만원 안되게 비쌉니다. 얘보다 나은 AONE 파워도 같은 가격이면 사고... 고로 그거 고르시는게 채굴하는 분들한텐 속편하실겁니다. 괜히 팬 사양 내려가서 발열 올라가 글카들 전멸하는거 보는것보단 훨 낫죠.
구성품은 이거에, 파워 진동 노이즈 잡으라고 준건지 나사 몇개, 케이블 타이, 파워케이블 빼면 구성품이 없습니다. 뭐... 사실 1000W 브론즈 랭크가 이 가격( = 구매 당시 8만1천원, 배송비 합 8.4가 들었습니다. 다나와 기준으로는 8.8이네요. ) 임을 감안한다면 GVM을 제외하면 매우 감사해야할 물건입니다. 잘만의 ZM1000-GVM이 얘보다 만원정도 비싼데, 7년 AS에 정숙도도 훨 좋고 호환성도 좋고, 케이블도 모듈러 방식을 채택해 어느정도 자유도가 보장된 물건이니까요.
얘는 모듈러가 아닙니다. 당연히, 정해진 케이블만 사용 가능한데 채굴용은 빠방하게 PCIE 8개 넘게 넣어주는데에 반해 4개만 존재합니다. 3080 1개 꽂으면 땡이며, 이러니 더더욱 채굴하는 분들은 이거 피하는게 맞죠. 게다가 하이엔드 유저에게도 에러가 많은데, CPU 보조전원이 8핀 하나가 땡입니다. 요즘은 8핀 2개 꼽는 메인보드도 많으니 이건 확실한 마이너스 요소입니다.
파워의 사이즈가 150mm 깊이래서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140mm 팬 넣었는데 150mm면 어느정도지? 하고 말이죠. 대조군은 쿨마의 750w 브론즈 입니다.
음... 140mm 깊이의 쿨마보다 위아래가 넓은건 둘째치고 길이가 매우 긴 파워였습니다. 한뼘정도의 길이이니, 일정 사이즈가 되지 않는 미들타워 케이스에서는 대부분 이 파워를 장착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역시 채굴용 파워들은 덩치가 상당히 크더라니, 얘도 한 덩치 합니다. 물론 채굴용인 1600W들은 블로워 팬까지 포함해 사이즈는 얘보다 한참 더 큽니다.요즘은 1000W도 180 아래로 나오는 편인데 190은 됩니다. 뭐 길이는 케이스 큰거 쓰면 되니 넘어가겠습니다.
문제라면 이거 말고 가장 큰게 하나 있거든요.
제가 측정 마이크로 측정한 경우, 위 화면은 제가 기침을 해서 좀 오른거지만 보통 23~26db 정도의 매우 낮은 소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뭐... 어느정도 이것저것 하다보면 30~35db 정도까지 오르긴하지만, 워낙 조용한 집안이다보니 노이즈가 낄 곳이 별로 없긴합니다.
이건 오로지 이 파워만의 소음입니다. 얘 혼자 50까지 왔다갔다 합니다. 제 기침소리만큼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게다가 파워한테 공정하게 하기 위해 스피커 측정과 동일하게, 1M 떨어진 위치에서 측정했기 때문에, 실제로 앉은 자리에서의 소음은 이것보다 조금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파워의 볼베어링 굴러가는 소리가 아주 예술이기 때문이죠...
또한, 고주파는 안나오는데, 파워 팬이 아이들에서도 도통 살살 돌질 않습니다. 처음부터 화나 있어요 이 팬은... 그러니 팬 속도가 상시 풀로드니 노이즈는 전혀 줄어들지 않고, 팬 자체 소음도 저주파가 아니라 고주파 계열이라 신경을 박박 긁습니다. 물론, 매우 가까이 붙여도 55db라는 소음은, 일반적인 사무실에서의 소음이니 저처럼 민감한 사람은 몰라도 아닌 사람들에겐 어찌보면 왜 이걸로 욕하는데? 싶은 물건일 수 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사무실에 들어가는 파워들 중엔 얘보다 시끄러운 경우도 있고, 공조기가 훨 시끄러운 곳들도 있고 각양각색이니 말입니다.
문제는 분명 팬 속도를 조절한댔는데, 얘는 그런게 하나도 안느껴집니다. 처음부터 최고 속도인거 같은데 도무지 속도가 내려가질 않네요... 팬속도 조절 회로가 있다면서 그 회로는 어디가서 주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속도가 안내려가요...
너무 큰걸 바라면 안되긴 합니다... 그렇담... 조금은, 팬에 자신이 없다면 팬을 교체할 수 있게는 해줬음 하는데... 파워 구조상 파워 뚜껑을 따고 팬을 교체해야해서 보증이 증발합니다. 5년 보증의 장점이 날라가 버리고, 만원 싼 이점이 결국 팬갈이를 못해 잘만의 GVM이나 기타 파워들에게 밀리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죠. 여러모로 아쉬운 녀석이긴 합니다.
그래도 단점만 있다면 제가 이 녀석을 리뷰를 쓰진 않았겠죠.
장점 부분은
1. 생각보다 코일이 울진 않아서 코일 우는 고주파는 나오지 않습니다. 가격대를 보면 가장 그런거에 취약할 것 같은데, 이런 소음은 없습니다. 광고에 나온 코일 관련 노이즈를 확실히 잡았단게 뻥은 아닙니다. 또한 어쨌건 원래 감당 가능한 용량이 빵빵한 녀석답게, 여유로운 모습을 보입니다.
2. 팬이 회로의 힘에 비해 매우 우렁차기 때문에 반대로 발열도 적습니다. 이게 케이스 전체에 영향을 주다보니, 발열에 취약한 케이스라면 파스 타스 점수가 소폭 상승하더라구요.
논오버 상태인데, 풍통이 아닌 이전의 앱코 케이스(=msi 트리오가 여기서 75도를 찍었었습니다.)기준 온도가 같은 실내 기온 기준으로 5도 정도 내려가서 70도 정도로 내려오고, 클럭 유지율 등등 꽤나 괜찮아져서 타스 점수는 오버한 3080들 점수와 비슷하게 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파워 자체의 발열은 상당히 잡습니다. 실제로 타스 벤치를 쭉 10분정도 넘게 돌린 뒤 케이스를 만져보면 컴터가 안켜졌던 것 마냥 열이 전혀 없는걸로 보아 최소한 "뻥파워"는 아닌거 같습니다.
3. 풍통 케이스 쿨러 소음보단 파워 팬 소음이 더 작습니다. 3r 케이스의 팬 최대 소음은 60db까지 오르는데, 이 녀석들보다는 이 파워의 소음은 매우 작은편 입니다. 체감되는 소음이 심한 이유는 다소 고역대에 해당하는 소음이 나와서 그렇지, 이걸 제외하면 소음 자체는 무난한 편인거죠. 적당히 헤드폰 같은거 끼고 있으면 잘 안들리기도 하고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마무리:
전체적인 선택권은 소비자한테 있고, 이 녀석의 현재 가격은 1000W가 당장 시급한 사람들에게 잘만이 싫은 유저에겐 또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원본은 1600W까지 내주는 파워기 때문에 AS 포기하고 1600W급으로 팬을 개량해서 사용해도 되겠죠. 순정으로 사용할 땐 별 5개 중 3개라면, 커스터마이징을 애초에 고려하고 사용한다면 별 4개까지 오르는 괜찮은 파워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