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선택의 폭이 꽤 많이 넓어졌지만, 한때 그림그리는 사람들은 무조건 컴퓨터용 타블렛을 와콤으로 고르던 때가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긴 한데요. 적어도 중저가형에서는, 심지어 고가형 일부에서도 요즘에는 와콤이 아닌 휴이온, 엑스피펜 등의 중저가형 경쟁자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특히 휴이온은 매우 공격적으로 와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은 와콤이지만요. 그리고 이 제품이 바로 왜 와콤이 왕인지, 어째서 다른 사람들이 따라올 수 없는지 보여주는 최고의 제품 중 하나입니다.
지난 1월 출시된 신티크 16HD는 신티크 프로 모델의 스펙과 가격 다운사이징이라고 많이들 오해하시나, 사실 2010년 초에 나온 신티크 모델인 13HD의 화면 확장판입니다. 프로 모델과는 일단 스펙적으로 차이가 크거든요. 색감이라던가, 색감이라던가, 색감이라던가.
상세스펙을 비교하자니, 이건 모니터도 아니고 포인팅 디바이스도 아니고 해서 그냥 스펙표만 올리겠습니다.
그럼에도 누구나 동의하는 와콤 태블릿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와콤 인튜어스 펜, 현재 이름 프로펜입니다. 그림 그리는 사람의 대다수는 와콤으로 PC나 Mac을 사용하는 드로잉에 입문하며, 그 중 대다수는 한국에 가장 다량이 보급된 인튜어스 4 혹은 인튜어스 프로로 입문하기 때문입니다. 그림 그리는 사람의 대부분이 적응하기 편리하고, 인체공학적이며, 배터리를 쓰지 않고, 지우개가 달린 펜은 이 펜 말고는 찾기가 매우 힘듭니다.
아이패드 프로나 갤럭시 노트 또한 펜이 달린 도구라는 점에서 이것도 대체할 수 있지 않느냐! 하는데 지우개를 쓰는 사람은 무조건 와콤 말곤 답이 없습니다.
현재 이 와콤 프로펜은 프로펜 2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필압 단계가 8192까지 올라가고, 펜 뽑는 방식이 집게 방식에서 지렛대 방식으로 바뀌고, 펜심이 얇아지고 비싸지고.....이런건 중요한게 아니고. 가장 중요한건 프로펜 2로 올라가면서 더욱 부드러운 움직임이 더욱 가볍게 가능해졌다는 점입니다. 기존에 프로펜 혹은 인튜어스 펜이 있으셨다면 이 점이 좀 많이 체감이 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4096에서 8192로 올라갔다고 그렇게 체감이 강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가벼워진 점이 더 좋네요.
펜 받침대
아, 이번 신티크의 가장 놀라운 점은 이 스탠드에 있습니다. 9만 8천원짜리 VESA 100 스탠드입니다. 20도에서 70도 정도까지 가능한 이 스탠드는 태블릿의 보관, 이동, 혹은 단순히 세워서 그림 그릴때 더 유용하게 만들어줍니다.
저는 처음부터 내장 받침대가 아니라 이 스탠드를 이용해 작업했습니다.
원터치로 각도를 조절할 수 있고, 그리다가 말고 멀찍히 보기도 가능하며, 그 와중에 멀찍한데 태블릿을 놓고 게임을 하기도 매우 편하죠.
색감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보정을 해 두었을때 그렇게까지 왜곡이 심한가 싶긴 합니다. 왜냐하면, 어짜피 그림 툴에서는 보이니까요. 그리고 NTSC 72%라고 해서 SRGB 이외의 색을 지원 못하는것은 아니거든요. 뭐, 물론, 이 태블릿을 모니터로 사용하여 영상을 보고 게임을 하고 그러시려는 분이 있다면 제발 말리고 싶지만, 그림만 그리는 용도라면 이것만한 것이 없습니다.
애초에 채색은 일단 하고 본 모니터나 모바일로 보고 보정하는 것이 요즘은 주 루틴 중 하나가 되었거든요. 이런 면에서는 애플 아이패드가 나을 수도 있습니다. DCI-P3 색공간을 지원하는 기기에서 그릴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좋은 점이니까요. 다만 아이패드를 PC에 연결할 수 있느냐를 이야기하자면 꽤 많은 시간 이야기해야할 것 같네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려봅시다. 지금까지 계속 그려오긴 했는데, 이제 채색도 하고
쨔쟈쟈쟌! 하면 그림이 완성됩니다.
참 쉽죠? 역시 이런 그림 리뷰같은거 하면 저는 참 약해진단 말이에요.
이런 포인팅 디바이스가 수없이 많아진 현재, 많은 분들이 원하는 시기도 지났고, 그렇다고 그렇게 수요가 없는 것도 아닌 장비를 하나 꼽는다면 무엇보다도 드로잉 타블렛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쓰는 사람도, 쓰고자 하는 목적도, 쓰이는 일도 매우 뚜렷하고 확실하죠. 만약 그런 장비가 필요하다면 이 장비는 최고의 고려대상 중 하나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돈이 많다면 당연히 신티크 프로를 쓰겠죠. 가격 차이가 얼마나 나길래 그러냐고요?
동일 인치에서, 색감재현율이 높은 신티크 프로 모델은 가격이 이렇습니다.
4K 해상도와 더 나아진 색감을 위해 두배 이상의 돈을 투자할 가치가 분명 있다면 저는 당연히 신티크 프로가 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