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기글에 폰을 추천해달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제가 올렸던 조건은
0. 플래그십 성능일 것
1. 외장SD 지원이 될 것 (정 안된다면 내장은 64GB 이상)
2. 방수방진이 가능할 것
3. 3.5파이 이어폰잭이 있을 것
4. 평면 스크린일 것
5. 안드로이드 커스텀이 최소화 되어있을 것
(혹은 부트로더 언락에 제한이 없어 커스텀롬 올리기가 용이할 것)
하지만 요즘 세상에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폰은 없습니다.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가 가장 근접할텐데, 플래그십인 S 시리즈는 이제 엣지스크린을 기본으로 넣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A 시리즈는 플래그쉽이 아니지요. LG는 이미 G3에서 호되게 당해봐서(…) 고려 대상도 아녔습니다. 안드로이드 순정? 그럼 픽셀이지! 하고 픽셀도 고려해봤지만 넘사벽인 가격이 있어서 그냥 꾸준히 나오고 있는 불량 이슈로 위안을 삼고 있었습니다.
사실 전 원플러스 브랜드를 좋아합니다. 요즘 계속 터지는 백도어 이슈는 논외로 치고, 부트로더 언락 및 커스텀롬 설치가 용이하고 사용자도 많으며, 적당한 가격대에 좋은 성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죠. 물론 5에서는 젤리스크롤링 이슈부터 특장점 없이 그냥 아이폰7 닮은 중국폰이란 이미지가 강해서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기도 했지요.
그런데 안나올 것 같았던 5T 정보가 슬슬 뜨기 시작하면서 다시 마음이 기울기 시작했고, 출시 이후 리뷰에서 “젤리스크롤링 없어졌어요!” 라는 내용을 보자마자 아예 넘어가버렸습니다. 제가 올렸던 조건에서 방수방진만 제외하면 다 충족시키기도 했고요. (백도어는 옵션입니다, 옵션!)
드디어 전역이 다가오고, 마지막 외출 때 PC방에서 구매를 하고, 마지막 휴가 때 사용하려고 계획을 다 짜놨었지만, 구매한 곳에서 세관통과할 때 택배가 섞이는 바람에(…) 원래 배송 예정일보다 일주일 더 늦게 받게 되었습니다. (일주일 사이에 3만원 떨어진건 안비밀…)
카메라 같은 건 없는 관계로, 외관 사진은 없습니다! 궁금하시면 구글에 넘쳐나니 찾아보셔야…
1. 외관
네, 영락없는 아이폰 7+입니다. 그런데 풀비전 디스플레이로 바뀌면서 지문센서가 뒤로 옮겨졌네요? 덕분에 아직까진 “이거 아이폰이야?”라고 물어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3년간 사용하던 G3와 비교하면 위로 딱 상단부 베젤정도 더 길어진 느낌입니다. 풀비전 디스플레이 덕분에 베젤도 적어서 6.01인치인데도 그렇게 안커보입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작은 폰은 아니라 한손으로 조작하기는 버겁습니다. (한 손 조작모드가 없어서 아쉬워요...)
2. 성능
제가 구입한 모델은 램 6GB에 내장메모리 64GB입니다. 8GB/128GB모델과 용량차이를 제외하면 다른 스펙은 동일합니다. 스냅드래곤 835 2.46GHz, LPDDR4X 메모리, UFS 2.1 스토리지, 3000 mAh배터리. 현존하는 안드로이드 기기 중에서 성능은 최상위권에 속합니다.
- 벤치마크
(위가 G3, 아래가 5T입니다.)
스냅 801이 들어간 G3와 비교하면 발열이 그냥 없습니다. G3는 크롬으로 인터넷만 봐도 뜨거운데 5T는 그딴거 없습니다. 3D 게임이나 벤치마크 돌리면 조금 뜨뜻해지는 정도? 게임을 안하니 앞으로 뜨거워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램도 넉넉해서 리프레시도 없어 좋습니다. 평상시엔 ~3.8GB 정도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버벅임이 발생합니다. 특히 스크롤할 때 나타나는데, 스냅 820쓴 G6와 비비교했을 때 버벅임이 보입니다. 제가 설정을 이상하게 했거나 다른 기타 이유로 버벅임이 나타나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다시 초기화하긴 귀찮아서 나중에 오레오 정식 업데이트 올라오면 다시 확인해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다른 기기 벤치마크에 비해 제 저장소 속도가 덜 나오는 편입니다. 특히 쓰기가 최대 거의 반토막까지(...) 났습니다. 이제 저장소를 반 넘게 사용해선지, 아니면 제 기기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도 나중에 오레오 업데이트 나오면 다시 확인할 계획입니다. (다른 기기 벤치마크)
- 디스플레이
원플러스 5T에는 삼성의 AMOLED 패널이 들어갑니다. (제가 아는한) 지금껏 LCD만 써오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아몰레드를 써보는데, 엄청 화사해요. 원래 이런 색인건지 아니면 엄청 진하게 나오는건지 모를 정도로요. 처음엔 살짝 붉은 기가 돌았는데, 적응이 된건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괜찮네요. RGB별로 색 조절하는 기능은 없지만, 여러 모드로 화면 조정이 가능해서 좋습니다. 특히 읽기모드와 야간모드가 있는데, 읽기모드는 화면을 흑백으로 만들어주고 야간모드는 블루라이트 필터로 작동합니다. 상태표시줄 내려서 토글버튼으로 쉽게 사용 가능해 편리합니다.
- 카메라
(왼쪽이 모드 목록, 중간이 기본 모드, 오른쪽이 프로모드)
원플러스 5에선 일반+망원카메라가 들어갔었지만, 5T에선 일반+일반카메라가 들어갑니다. 개발 코멘터리를 들어보니, 일반적인 사용시 망원을 사용할 경우보다 어두운 곳에서 찍는 경우가 더 많아서 이렇게 바꿨다고 합니다.
뭐, 당연히 G3보다 잘 찍힙니다. 한때 레이저 오토포커스도 있고 OIS도 들어가서 잘찍힌다!고 광고하던 폰이었지만, 단 한번도 잘 찍힌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5T는 그딴거 없고 EIS만 들어가있지만, 그래도 세월이 흐르다보니 체감적으로는 잘 찍힙니다. 하지만 끝내준다!가 아니라 괜찮네~ 수준?
기능은 많습니다. 720p@120fps 슬로우모션, 타임랩스, 인물사진(보케모드), 파노라마 촬영이 가능하고, FHD와 4K 촬영시엔 EIS가 작동하는데, 이게 기대 이상으로 성능이 좋습니다. 짐벌을 만져본 적도 없지만, 아마 짐벌쓰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네요. 아래에 사진 샘플이랑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에서 찍은 샘플영상 올려봅니다. (앞부분 자르고 인코딩한거라 약간 열화가 있을 수 있지만, 제 눈에는 그게 그거라...)
- 음질
사실 전 막귀입니다(…) G3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점이 있는지는 잘 모르갰습니다. 다만, 이어폰을 사용중이면 시스템 전역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퀄라이저가 있어서 좋지만,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했을 때 너무 저음이 둥둥 울려 일부러 줄여서 사용중입니다.
스피커는 하단에 있습니다. 음량도 크고 소리도 잘 나지만, 듀얼 스피커가 아닌게 아쉽고 위치상 양손으로 잡으면 필연적으로 소리가 막히기에 갤럭시 A 시리즈처럼 우측 전원버튼 쪽에 만들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Magisk 모듈로 듀얼 스피커를 만들 수 있지만, 이건 나중에..)
그래도 요즘 시대에 3.5mm 이어폰 잭이 있다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 배터리
3300mAh 배터리가 들어있는데, 평균 이상은 가는 것 같습니다. 화면켜짐이 5시간30분 ~ 7시간30분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네요. 아직 외부에서 실사가 적어서 자세한 판단은 힘들지만, 하루는 충분히 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충공깽인 DASH 충전… 아래에서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3. 기능
순정 안드로이드와 비슷하게 생겼음에도 이것저것 기능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는
- 얼굴인식
- 지문인식을 사용한 앱 잠금
- 알림 슬라이더
- 제스처
- 네비게이션 바 사용자 지정
얼굴인식은 아이폰X처럼 하이-테크로 작동하는게 아니라, 예전에 ICS시절 잠깐 유행했던 Facelock 기능과 유사하지만, 속도는 한 2700배 빠릅니다. 안경을 쓰고있는 사람은 안경 쓴 채로 인식이 되어서 편하게 쓸 수 있습니다. 얼굴인식 시 자동 잠금해제 기능도 있는데, 이 기능 덕분에 잠금화면을 볼 수 있을 때가 거의 없어서(…) 일부러 해제하고 사용중입니다. 이외에도 이번 Oxygen OS 4.7.6 업데이트에 어두운 곳에선 화면이 흰색으로 빛나 얼굴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도 추가됐습니다. 단지 엄청 어두운 곳에서 눈뽕이 되기 때문에 그냥 어두운 곳에선 지문인식을..
지문인식기도 끝내줍니다. 정확도와 속도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크기도 딱 손가락에 알맞고 위치도 적당해서 손에 쥐면 바로 지문인식기에 손가락이 놓입니다. 자체적으로 앱 잠금기능도 지원해서 지문 잠금도 설정할 수 있고, 잠금설정된 앱은 최근 실행 목록에서 미리보기가 표시되지 않는 소소한 센스도 보입니다.
원플러스 폰은 아이폰처럼 볼륨버튼 이외에 알림 슬라이더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진동(무음)-방해금지-벨소리 세 모드로 전환 가능한데, 사실 제가 방해금지 모드를 어떻게 쓰는지 몰라 그냥 진동과 벨소리만 사용중입니다. 차라리 무음-진동-벨소리로 설정할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스처도 여러가지 지원하는데, 화면 꺼진 상태에서 두번 탭해 화면 켜기과 알파벳을 그려서 앱 실행 및 다른 기능을 실행하는 제스처와 지문인식기를 쓸어내려 상단바를 펼치는 제스처가 편합니다. 따로 화면을 안켜도 알파벳만 그리면 손전등을 키고 끄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른 기능도 많은데 우선 손전등만 사용중이네요. 한 손 조작모드가 없는 대신 지문인식기로 상단바를 펼칠 수 있으니 상단바 내리려 폰을 다시 움켜잡는 일이 없어서 좋습니다.
네비게이션 바도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네비게이션 바 자동 숨기기와 뒤로가기/최근 실행 목록 버튼의 순서 변경은 물론, 각 버튼에 길게누르기/두번 누르기에 행동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홈버튼 두번 눌러 화면 끄기 설정해놓고 지문인식과 꺼진 상태에서 두번 탭해 화면 켜기 설정해놓으면 전원버튼 사용할 일이 없습니다. 근데 네비게이션 바 색상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기본 색상이 밝은 회색인데 제가 검은 바탕을 하고 싶어도 설정할 수가 없습니다. 써드파티 앱으로 색 변경이 가능한데, 이게 모든 앱에 작동하는게 아니라 아쉽습니다.
4. 통화
원플러스 5T도 전화기니 당연히 통화가 잘 되어야 합니다…만, KT에선 종특으로 콜드랍이 발생합니다.
찾아보니 KT의 3G와 LTE 밴드 1의 주파수가 서로 충돌해서 전화/문자 수발신이 불가능한 현상인데, 수도권은 문제 없지만 다른 지방에 가면 높은 확률로 발생합니다. 해결방법으로 SKT에서 사용 혹은 듀얼심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지금은 KT 데이터쉐어링을 통해 유심 2개로 사용중입니다. 기본 심으론 3G망에서 전화/문자 수발신만, 데이터쉐어링 유심으로 데이터만 사용하는 방식으로요.
단점으로는 심 한 개만 사용할 때보다 대기시간이 줄어든다는 것과, 듀얼 스탠바이라 통화 시 데이터 사용이 불가능한 점이 있습니다. (정 필요하다면 강제로 3G사용 설정하면 싱글 심으로도 느리지만 편하게 사용 가능합니다…)
통화품질은 뭐 그냥저냥입니다. 어차피 G3 쓸 때 커스텀롬으로 2년간 써왔기에 HD보이스니 VoLTE같은 음질은 기억도 안나요…
5. 기타
- 예전에 원플러스 3T 리뷰를 볼 때 진동모터가 매우 싸구려 같다! 라는 리뷰를 봐서 살짝 걱정했지만, 5T 진동모터는 삼성의 햅틱모터와 비슷합니다. 부드럽게 웅웅거리는 느낌도 좋고, 전화/알림별 진동 세기와 전화 수신 시 진동 패턴도 설정 가능해서 좋습니다.
- LED 알림이 있지만, 밝기가 어둡고 사용자가 설정 가능한 부분이 적습니다. 앱별로 알림 색 지정이 안되고, 발광 패턴을 사용자가 설정 가능했으면 좋겠습니다.
- 국내 정발된 폰이 아니다 보니 액세서리 구하기 힘듭니다. 필름도 맘에 드는게 없어서 한 4개쯤 샀는데 아직 한 개밖에 못받은건 비밀… 그래도 원플러스 공식 케이스는 좋습니다. 샌드스톤 케이스 구매해서 3일째 쓰고있는데, 까끌거리고 얇은게 맘에 듭니다. 떨어트리면 폰이 박살날 것 같지만요.
- 아직 국내에선 문제된 걸 보지 못했지만, 외국에선 넷플릭스와 아마존에서 프리미엄 컨텐츠나 HD 재생이 불가능합니다. 이유가 구글의 Widevine DRM의 레벨이 L3라 지원이 안된다는.. L1이어야 재생 가능한데, G3도 L1인걸 보면 라이선스 비용 절감을 위해 일부러 제외했다고 볼 수 밖에 없겠네요.
- DASH 충전이 진짜 무섭습니다. 고속충전은 처음 써보는데, 30분 충전하니 50% 이상 충전됩니다. 진짜 30초마다 1%씩 충전되는 모습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DASH 충전기가 5V/4A 출력인데, 이게 oppo의 VOOC 기술과 같은 기술입니다. (물론 원플러스가 oppo 자회사이기에..) 하여튼 속도가 정말 미쳤습니다. 샤워할 때 10~15분 꽂아놓으면 하루 사용 가능해요! 라는 말은 광고에서나 볼 줄 알았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신세계입니다. 이러다 폰 터지는거 아닌가 싶어서 충전하기 무서울 정도니까요.
6. 결론
지금까지 옵티머스Q – 옵티머스빅 – G3를 사용하면서 LG는 질리도록 써왔고, 삼성은 개인적으로 정말 싫어하는 브랜드라 고민하다 사본 첫 중국폰입니다. 60만원주고 구매했는데, 예전에 299불에 플래그십 킬러라고 나왔을 때보단 가성비가 많이 떨어졌지만, 제일 만족스러운 구매인 것 같습니다. 완전 자급제로 살 수 있는 폰이 갤럭시 A8인 것과 비교하면, 지금은 8GB/128GB 버전을 62만원 정도에 구할 수 있으니 아주 나쁜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백도어를 통한 개인정보 판매는 구매가에 DC되어서 들어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 장점
- 성능이 괴랄하다. (리프레시? 그딴거 없음)
- 풀비전 디스플레이라 화면 크기에 비해 작다
- 안드로이드 순정에 가깝고, 부트로더 언락에 대한 부담이 없다.
- 지문인식과 얼굴인식이 빠르고 편리하다
- 하루 충분히 사용가능한 배터리, 미친 속도의 DASH 충전기
- 듀얼심이라 해외에 나갈 때 편리할 수 있다
- 외국폰인데도 한글화가 거의 완벽하다. (커뮤니티 번역이라 오역이 있음)
- 스펙대비 낮은 가격 (499/569$, 지금은 더 싸게 구할 수 있음)
· 단점
- 백도어! 백도어! 백도어! (이래서 커스텀롬, 커스텀롬 합니다..)
- 아이폰 7+와 비슷한 외관
- 의외로 버벅임이 보임
- 네비게이션 바 색이 상당히 거슬림
- LG U+ 사용 불가, KT는 편법 아니면 정상 사용 불가
- VoLTE 및 영상통화 불가 (이건 외국폰 공통)
- A/S는 기대할 수 없다 (대행업체가 있지만 2달정도 걸림)
처음 쓴 리뷰글인데, 쓸데없이 길어진 듯한 느낌이 있지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오레오 올리고 나서 간단하게 다시 리뷰 작성해볼게요.
중국의 중고급형 폰은 다른건 몰라도 고속 충전과 지문 인식은 갤럭시 이상인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