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를 고르긴 어렵지 않습니다. 네. 지금 아키텍처는 몇 세대인지, 코어는 얼마나 있는지, 클럭은 어떤지, 지원하는 명령어 셋트나 메모리는 무엇인지, 전력 사용량과 가격은 어떤지를 일일이 따지는 게 어렵지 않다고 말하는 겁니다. 왜냐면, CPU를 고른 후엔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이 남아 있거든요. 바로 메인보드를 고르는 것이죠.
CPU를 고른다고 해서 메인보드가 자연스레 정해지진 않습니다. 소켓은 정해지겠죠. 허나 하나의 소켓만 해도 이를 사용하는 칩셋의 수가 다양하며, 메인보드마다 폼펙터도 각양 각색이고, 확장성이나 추가 기능, 제조사와 유통사까지 짚고 넘어갈 스펙이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메인보드를 고르는 일은 결코 쉬운 게 아닙니다.
AMD 애슬론 X4 845의 등장으로 요새 가격 대 성능비가 부쩍 높아진 FM2+ 소켓을 볼까요? FM2+가 원래는 APU를 위해 나온 소켓이다보니, 이 소켓을 사용하는 CPU나 APU의 가격들도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닙니다. 가장 비싼 모델이라고 해도 10만원 중반 정도죠. 따라서 여기에서 사용할 메인보드도 가격이 너무 비싸선 안될 것입니다.
또 FM2+ 소켓을 사용하는 칩셋도 제각각입니다. 국내에서 유통중인 제품으로만 한정지어 봐도 가장 저가형인 A58부터 시작해서, SATA 6Gbps와 USB 3.0 네이티브 지원을 추가한 A68H, 크로스파이어와 오버클럭까지 가능한 A88X까지 있지요. 이 중 하나를 고르라면 당연히 제공하는 기능과 확장성이 풍부한 A88X를 꼽기 마련일텐데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어떤 물건이건 쌀수록 좋지만, FM2+ 소켓 메인보드는 저렴한 CPU에 맞춰 더더욱 가격이 싸야 할 필요가 있고, 가급적이면 기능이 많은 A88X 칩셋을 쓴 게 좋을 것이다. 이 말은 곧 FM2+ 소켓 메인보드 중에서 ASRock FM2A88M-HD+ R3.0의 인기가 가장 좋은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폼펙터 | 마이크로 ATX (18.8x21.8cm) |
소켓 | 소켓 FM2+ 95W, 소켓 FM2 100W |
칩셋 | AMD A88X(코드네임 Bolton-D4) |
메모리 |
DDR3-2400 x2 32GB 듀얼채널 장착 가능 non ECC, 언버퍼드 메모리 AMP 2400, XMP 1.3 |
확장 슬롯 |
PCI-E 3.0 x16 한개 PCI-E 2.0 x1 한개 PCI 두개 |
오디오 | 리얼텍 ALC662 5.1채널 HD 오디오 |
유선 랜 | 리얼텍 RTL8111GR 기가비트 랜 |
스토리지 |
SATA 6Gbps 4개 레이드 0/1/10, NCQ, AHCI |
USB |
USB 3.0 4포트(백패널 2개, 핀헤더 2개) USB 2.0 8포트(백패널 4개, 핀헤더 4개) |
내장 그래픽 출력 |
듀얼링크 DVI-D 한개 HDMI 1.4 한개 d-sub 한개 |
가격 | 69000원 (2016년 8월 6일, 다나와 최저가) |
FM2A88M-HD+ 자체는 2013년에 나온 메인보드입니다. 그 동안 몇 차례 리비전이 바뀌며 지금은 R3.0까지 나왔는데요. 초기 버전과 비교하면 단순히 부품 몇개가 달라진 수준이 아니라, 메인보드 레이아웃 자체가 바뀌었으니 아예 다른 제품이라 봐야 할 것입니다.
박스 뒷면에는 ASRock FM2A88M-HD+ R3.0의 주요 스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메인보드 외의 구성품은 백패널 쉴드, 설명서, 드라이버 CD, SATA 6Gbps 케이블 2개입니다. 많은 액세서리를 증정하는 것은 아니나, 제품의 가격대나 용도를 생각하면 부족하진 않을 듯.
ASRock FM2A88M-HD+ R3.0의 크기는 18.8x21.8cm입니다. 메인보드의 너비를 결정하는 메모리 슬롯의 수는 2개지만 그 옆에 전원 커넥터나 SATA 포트 등이 자리를 차지하며, 확장 슬롯도 총 3개라 메인보드 크기가 아주 작진 않습니다.
소켓 FM2+를 쓰는 프로세서는 TDP 95W, 소켓 FM2는 TDP 100W의 제품까지 장착이 가능합니다. 소켓 주면에는 CPU 쿨러 장착에 필요한 지지대가 부착됐네요.
CPU 전원부는 5 페이즈, 보조 전원은 4포트, 컨트롤러는 Intersil의 ISL6377입니다. 구성은 평범하나 메인보드 가격대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편.
A88X 칩셋 위엔 작은 방열판이 부착됐습니다. A88X 자체는 크로스파이어와 오버클럭이 가능하나, FM2A88M-HD+ R3.0 메인보드는 저렴한 가격에 FM2+ 소켓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지요. 그래서 CPU 전원부도 평범한 편이고.
확장 슬롯은 PCI-E 3.0 x16 한개, PCI-E 2.0 x1 한개, PCI 한개가 있습니다. 듀얼 슬롯 방열판을 장착한 최신 그래픽카드도 PCI-E x16 슬롯에 장착은 가능하지만 이 경우 PCI-E x1 슬롯이 가려지게 됩니다. 또 PCI-E x16 슬롯과 메모리 슬롯의 간격이 매우 짧아, 그래픽카드를 장착할 땐 별 문제가 되지 않아도 떼어낼 땐 다소 번거롭네요.
SATA 포트와 그래픽카드의 간섭은 없어, 조립 자체는 무난하게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바이오스 클리어 점퍼와 배터리가 PCI-E x16 슬롯 바로 아래에 있어, 바이오스 리셋을 할 때는 좀 귀찮긴 합니다.
24핀 전원 커넥터와 USB 3.0 핀헤더가 나란히 있습니다. 메모리 슬롯은 2개로 확장성이 높진 않네요. 허나 위에서 말한대로 이 메인보드는 어디까지나 A88X 칩셋을 저렴하게 쓰자는 게 목적이죠.
SATA 6Gbps 포트는 4개입니다. 초기 리비전은 스토리지 포트 수가 더 많았으니 오히려 다운그레이드가 됐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이 정도만 되도 어지간한 시스템 구성은 별 문제가 없을 겁니다.
백패널의 확장 포트입니다. PS/2 키보드/마우스 겸용 포트와 함께 4개의 USB 2.0, 2개의 USB 3.0, 3개의 3.5mm 사운드 포트, 기가비트 랜 포트가 있고, 내장 그래픽은 듀얼링크 DVI, d-sub, HDMI 1.4를 제공합니다.
APU의 성능 부족이 아닌 출력 포트 대역폭의 한계로 4K 해상도를 60Hz로 표시하진 못하나, 4K 30fps나 2560x1440 해상도는 출력이 가능합니다.
메인보드 뒷면엔 CPU 쿨러 장착용 백플레이트가 있습니다.
ASRock FM2A88M-HD+ R3.0은 UEFI 바이오스를 사용합니다. 덕분에 보기 쉬운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마우스로 편하게 조작 가능하지요.
USB 메모리를 꽂아두고 F12를 누르면 스크린샷을 촬영합니다. 이런 유용한 기능은 바이오스 메인 화면에 아이콘으로 표시해 주면 좋을텐데 아쉽네요.
영어와 한국어 외에도 다양한 언어를 제공합니다. 바이오스의 한글화 작업이 다 그렇듯이 100% 한글화는 아니지만, 영어로만 표시하는 것보단 훨씬 보기 수월합니다.
한글로 바꿔 표시한 메인 화면입니다. 시스템의 기본적인 정보를 확인하며, 바이오스 시작 시 표시하는 페이지를 어떤 것으로 할 것인지를 여기서 정할 수 있습니다. 자주 사용하는 페이지를 우선 띄우도록 하면 좋겠지요.
OC 트위커에선 CPU와 메모리의 클럭과 전압을 설정합니다. 대부분의 기능은 자동으로 설정해 둬도 최적의 값을 메인보드가 잡아 주지요.
고급 항목에선 메인보드의 각종 설정이 나와 있습니다. CPU 구성은 절전 기능을, 노스브릿지 구성은 IOMMU, 사우스브릿지는 내장 오디오와 네트워크, 저장장치는 SATA 모드, 슈퍼 IO는 PS2, 시리얼, 패러럴 포트 관련 기능을, ACPI 구성은 웨이크 업 이벤트를, USB 구성은 USB 디바이스와 컨트롤러를 설정합니다.
도구입니다. 여기에선 시스템 관리에 유용한 기능들을 제공합니다.
시스템 브라우저는 확장 포트나 인터페이스 슬롯에 어떤 부품이 장착됐는지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해 보여줍니다.
온라인 관리 카드는 1시간 단위로 인터넷 접속을 제한하는 기능입니다. 메인보드가 내장 랜의 기능을 컨트롤하는 것이니, 어떤 소프트웨어보다도 강력하다고 할 수 있겠죠.
시스템 사용 중 문제를 겪었다면 이를 바이오스에서 바로 문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메인보드 드라이버를 바이오스에서 직접 USB 메모리에 저장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새 시스템 조립 후, 드라이버를 인식하지 못해 노트북을 켜서 다운받는 일이 많았던 저로서는 꽤 관심이 가능 기능이더군요. 다만 다운로드 속도는 좀 느린 편.
그 외에 바이오스 이미지를 업데이트하거나 설정값을 따로 저장해 관리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H/W 모니터는 현재 시스템의 온도를 확인하고 쿨링팬 회전 속도를 설정합니다. 쿨링팬 속도는 직접 바꾸거나, 무음/표준/성능/최고의 4가지 프리셋 중 하나를 고를 수도 있습니다.
부팅에선 부팅 순서와 부팅 옵션을 설정합니다. 부팅 호환성을 확보하는 CSM이나 PXE 같은 기능도 이곳에서 설정하지요.
보안은 바이오스 진입 비밀번호를 정하는 페이지입니다.
종료는 변경 내용을 취소하거나 기본값 불러오기, 저장하고 종료하기 등의 항목이 있습니다.
메인보드는 시스템의 성능보다는 확장성이나 안정성에 더 큰 영향을 주는 부품입니다. 굳이 성능을 논하자면, ASRock FM2A88M-HD+ R3.0 자체의 성능이 좋고 나쁘기보다는, 이 메인보드가 다른 부품의 성능을 얼마나 잘 끌어낼 수 있는지를 봐야 되겠지요.
애슬론 X4 845를 장착했을 경우의 성능은 https://gigglehd.com/gg/177542 이곳을 참조해 주세요.
SATA 6Gbps 포트에 샌디스크 X110 128GB를 연결했을 때의 성능입니다. 신제품 SSD를 사용한 것이 아니기에 다소의 성능 하락은 있으나, 이 정도면 SATA 6Gbps의 대역폭은 뽑아낸다고 봐야 되겠지요.
USB 3.0 포트에 샌디스크 익스트림 USB 3.0 32GB USB 메모리를 연결한 성능입니다. USB 3.0 포트의 성능도 기본은 하네요.
풀로드 시 시스템 온도입니다. CPU 전원부가 71도로 가장 높게 나왔으나, 다른 메인보드도 CPU 전원부의 온도는 항상 높습니다. 또 전원부를 제외한 다른 부분의 온도는 풀로드에서도 50도가 채 되지 않네요.
ASRock FM2A88M-HD+ R3.0는 AMD A88X 칩셋을 사용하고 FM2+ 소켓을 제공하는 마이크로 ATX 폼펙터 메인보드로, A88X 칩셋 메인보드 중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이 특징입니다. FM2+ 플랫폼의 최상위 칩셋인 A88X의 진입 장벽을 상당히 낮췄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제품이라 할 수 있겠지요.
마이크로 ATX라는 폼펙터와 저렴함 가격에 판매되는 제품 특성상, 제공하는 기능이나 확장성에서 특별히 돋보이는 부분은 없으나, 시스템에서 꼭 있어야 할 기본적인 것은 모두 제공합니다. 따라서 저렴하게 FM2+ 시스템을 구축하면서도 A88X 칩셋을 쓰길 원하는 분에게 괜찮은 메인보드가 되겠습니다.
초기 에즈락 보드는 DVI를 빼거나 해서 곤란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