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잡론.
2011년. 삼성에서 갤럭시 노트를 내놨습니다. 이전에도 분명 5인치를 넘는 휴대폰이 있었으나, 갤럭시 노트 1은 이러한 대화면 유행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유행에 의해 휴대폰과 패블릿을 가리지 아니하고 점차 크기를 키운 탓에 옛날처럼 한 손에 쏙 드는 작은 폰을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줄인 베젤 이상으로 화면이 커지면서 무거워지기도 했습니다.
갤럭시 S10E는 작은 폰의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필수적인(Essential) 기능을 빼놓지 않은 삼성의 2019년도 플래그쉽 기기입니다.
삼성은 작고, 가볍고, 엣지가 없는 폰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고 본 모양입니다.
그런 예측은 틀렸고 안타깝게도 타 모델 대비 낮은 판매량을 보였습니다.
한번 높은 보조금으로 털어낸 이후로는 판매를 장려하지도 않고 있지요.(더 낮은 판매량의 S10 5g는 몇 없는 5G 기인 탓에 얼마 전까지도 보조금을 풀어서 팔았습니다.) 최근 나온 애플의 아이폰 SE(2020) 때문에 잠시 화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크기, 비슷한 무게를 가졌으니까요.
갤럭시 S10E는 분명 2019년도의 플래그쉽이지만, AP만 최신이고 겉으로는 4년 이상 우려먹은 사골 플랫폼의 모 휴대폰괘 달리 안팎으로 플래그쉽인 기기라서 여태 대체품이 안나왔습니다.
그래서 S20이 나온 2020년에, S10E를 샀습니다.
1. 구매 동기
저는 가벼운 폰을 찾아 광활한 인터넷 등지를 해매고 다녔습니다. 이유는 손목통증 때문이었죠. 포노사피엔스로 전락한 이래, 늘 손목통증은 절 따라다녔고 가벼운 휴대폰에 대한 열망은 커져만 갔습니다.
그러던 와중 나온 S10E는 무게가 150g으로, s7의 152g이나 s8의 155g, s9의 168g보다 가볍습니다.
물론 https://gigglehd.com/gg/review/3113495
이 날 이후로 제가 쓰고 있던 181g의 중국산 폰보다야 다들 가볍고 고성능임에는 분명하지만 왠지 내키지가 않았던 와중 S10e가 나왔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사려고 보니까 돈이 없더라구요. 인생이 다 그렇죠 뭐.
그래서 슬픈 마음으로 기다리다보니 S20도 나왔습니다. 근데S10E의 안타까운 판매량 탓인지 e모델을 안내놨더라구요. 얘는 163g으로 가볍지도 않고요.
아무래도 한동안은 이런 폰이 안나올 듯 했고,
(물론 경쟁자인 애플이 SE 2020을 내놓은 만큼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만)
또 집근처에 싸게 나온 매물이 있길래 사고 봤습니다.
하단부 파손, 후면 대파... 의 파손품이라서 지갑에 있던 현금으로 일단 사고, 수리는 차후 하기로 해서 제멋대로 할부구매가 됐습니다.
2. 사용기
-장점들.
확실히 가볍습니다. S10에 들어서 무게중심도 맞춰놓은 덕에 체감 무게도 가볍습니다.
예쁩니다. 요즘 나오는 A시리즈의 펀치홀 보면 고작 1년차이로 이렇게 되나 싶지만 그래도 이쁩니다. 후면도 부담스럽지 않고 전면 외곽 유리 굴곡도 마음에 듭니다.
카메라 좋습니다. 이게 바로 플래그쉽이다 희망편을 보는 듯 합니다.
스테레오 스피커로 노래를 들을 때마다 고막이 웅장해집니다. 사람이 귀가 두개인데 음원도 2개여야죠.
측면 지문인식도 마음에 듭니다. 샤오미 보급형보다 인식률이 좋아요. 후면도 물론 편했지만, 여기도 나쁘지 않습니다. 왼손 검지나 오른손 엄지를 염두에 둔 듯 하더군요.
UI는 삼성의 One UI가 샤오미의 MIUI보다 모든 면에서 낫다고는 말 못하겠으나 뭘 좋아할 지 몰라서 일단 다 준비해 본 풍성함이 느껴집니다. 이게 플래그쉽이구나 싶어요.
당연히 성능도 좋습니다. 유일하게 하는 모바일 게임이 하필이면 고성능이라서 그간 불만이 있었는데 최고옵션으로 원활히는 못돌려도 타협해서 돌릴 수준은 됩니다. 이건 안드로이드 폰으로는 풀옵션 구동이 안되니까 어쩔 수 없는 문제겠죠. 스크롤도 휙휙 넘길 수 있어서 체감이 다르고 램이 2기가 늘어난 만큼은 아니더라도 멀티태스킹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단점들.
음량버튼이 너무 위로 쏠렸습니다. 전원버튼도 약간 아래면 좋겠구나 싶어요.
싱글심... 이건 한국 판매 기기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사실이니까요.
크롬 멈춤 현상. 댓글이나 글 쓰다보면 자주 걸리는데 그럴 때마다 어이가 없습니다. 어디가 꼬인 것 같은데, 좀 너무하지 싶어요. 이 글 쓰면서도 세 번 그랬습니다.
키보드. 굳이 비밀번호 입력할 때와 평시 키보드를 다르게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기호들 배치도 그렇고 아예 없는 것도 있고요. 어떻게 화살표가 없죠...? 좀 실망했습니다. 내공이 몇년인데 아직도 이런가 싶어요.
자연스러운 화면 문제. 주변광 따라서 조절하는 듯 싶은데, 실시간 초단위로 왔다갔다 바뀌는 거 보면 참... 조도센서를 여러개 배치하면 좋았을텐데 아쉽더라구요.
램 6기가. 당장은 안부족하더라도 S21 나올 때면 부족해질 게 눈에 선합니다.
-이도저도 아닌 부분.
쓰기 전에 가장 걱정한 게 배터리였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구요. 아무래도 엑시노스의 원성이 요즘 자자하기도 하고, 다른 S10시리즈 대비 배터리 절대적 용량도 적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러닝타임이 적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게임만 할 시 화면켜짐시간이 끽 해야 4시간정도고, 웹서핑 좀 섞고 하면 7시간 되더라구요.
그거면 되는 거 아닌가... 하다가 얼마 전에 갤럭시 랩스를 깔았습니다.
설치한 이후로 화면켜짐 10시간 나옵니다. 앱부스터 돌려서 빠릿해지는 게 체감될 정도로 저사양은 아니지만, 배터리 가디언으로 효과 볼 정도는 되나봐요.
LTE 환경 2시간, 나머지 와이파이 기준으로 9시간~10시간 가는듯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휴대폰 잡은 뒤로 충전 없이 지금껏 폰 화면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이정도면 만족하고 쓸 수 있을 듯 합니다.
깨진 화면을 수리하긴 해야 되는데 지갑에 돈 들 날이 없네요. 서글퍼라.
사실 안드로이드나 ios나 사용자가 뭘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해킹 위험이 없죠....ios가 안전하든 안하든 애플이 백신 프로그램 설치 허용하면 바로 백신 프로그램 설치 강제 시킬겁니다. 보안성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의 문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