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I는 종합 IT 제조회사로서, 그래픽카드를 만들고, 메인보드를 판매하고, 노트북을 뽑아내고, 미니 PC를 출시하고, 마우스도 내놓고, 쿨러를 선보이며, 인형도 있습니다. 마지막에 뭔가 이상한 게 끼어있다고 생각하신다면 그건 기분 탓이거나 오타를 내서가 아닙니다. 팬 서비스와 브랜드 파워 강화, 새로운 가치 창조, 혹은 MSI 내부에 인형을 몹시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럴수도 있겠지요. 어쨌건 용용이라 불리는 MSI 게이밍 시리즈 제품군 마스코트를 모델로 삼은 인형은 각종 이벤트와 전시장에서 맹활약중입니다.
그리고 MSI는 용용이 캐릭터를 모티브로 삼은 굿즈 제작에 상당한 자신감이 붙은 것처럼 보입니다. 왜냐하면 사이즈별로 특대용이, 대용이, 소용이 인형을 내놓은데 이어, 용용이 캐릭터를 제품 가이드에 활용하고 https://gigglehd.com/gg/913665 급기야는 인형 이외에 다른 분야까지 진출하고 있거든요. 인형에 관심이 없은 다 큰 남자 사람이라 해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조립해야 하는 물건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이번에 나온 MSI의 용용이 굿즈는 MSI Lucky Bricks 블럭입니다.
포장입니다. 앞/뒤 모두 용용이 블럭 사진과 MSI 게이밍 시리즈 엠블럼이 있어, 보는이로 하여금 정녕 MSI가 게이밍 시리즈로 용용이 블럭을 내놓은 게 맞단 말인가 싶은 혼돈을 선사해 줍니다. 이걸 3주 전에 받았음 만우절 기획 따로 안해도 됐을텐데요.
950개 이상의 조각으로 구성돼 조립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과 참을성과 집중성을 필요로 할 것이라 추측되며, 권장 연령은 14세 이상이기에 나이 기준을 17세로 잡는 기글하드웨어에선 더없이 어울리는 제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박스는 하드디스크, 메모리, SSD가 들어가기에 충분한 크기라, 겉에만 저렇고 속에는 MSI의 다른 컴퓨터 부품이 들어있지 않을까 헛된 희망을 품으실 분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사람을 낚기에도 상당히 괜찮은 사이즈지요.
박스를 한번 뜯으면 두번 다시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구성은 설명서 두장과 블럭을 나눠 담은 두개의 비닐 봉지가 전부입니다. 이렇게 보면 이게 과연 950개가 될까 싶은데 실제로 조립해보면 이게 만만치가 않습니다.
용용이 블럭의 리뷰를 간단히 진행한다고 마누라에게 말했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언제와? 언제오는거야? 내가 조립할거야! 이러길래 하 좀 무겁고 큰 TV나 모니터 리뷰나 도와주지 왜 블럭 조립같은 재밌는 일을 빼앗아 가려 하는가 생각이 들었으나 총 66단계로 구성된 설명서를 펴는 순간 저걸 어느세월에 다 조립하는가 싶어 차라리 잘됐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사실 MSI는 그 전에도 용용이 블럭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속칭 말하는 나노 블럭 수준의 크기죠. 250개의 조각으로 구성된 블럭으로 저도 한개밖에 없어 아직까지 뜯지 못했는데요. 새로 도착한 950 피스 블럭과 비교하면 블럭 구성부터 차이가 상당합니다. 블럭을 두 봉지로 나눈 건 한족은 작은 블럭, 다른 쪽은 3칸보다 더 많은 큰 블럭을 담아서입니다.
요새 부쩍 인기가 늘어난 미니 블럭들이 다 그렇듯 블럭 하나의 크기가 정말 작습니다. 또 블럭의 두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를 하나하나 겹쳐서 만들어야 합니다. 한번에 제대로 끼운다면 상관이 없으나 잘못 끼웠을 경우 이를 떼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손가락 끝에 힘 딱 주고 조립에 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가지 더. 레고 같은 블럭은 아래 부분의 구획이 딱딱 나뉘어져 있어 한번 끼우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다만 나노 블럭은 아래의 칸이 구분되지 않아, 블럭을 끼워도 옆으로 쉬이 미끄러집니다. 또 몇번째 칸에 끼워야 하는지 구분이 다소 어렵다는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끼우다 보면 결국은 줄이 맞춰집니다.
다양한 색상과 크기의 블럭이 있습니다. MSI 로고가 있는 블럭은 특별히 따로 포장했네요. 본격적인 조립을 시작하기 전에 크기와 모양별로 블럭을 모아두면 나중에 조립하기가 편합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는데 나노 블럭의 조립은 시작이 더욱 어렵습니다. 바닥이나 지지대 없이 형태와 모양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처음 2단계에서 상당한 어려운 편인데 그 다음부터는 아주 시워집니다.
하나하나 쌓아 올리고 있습니다. 꼬리와 발바닥으로 시작해서 머리까지 한층한층 올려갑니다.
조립된 블럭이 높아지면서 용용이 몸통 안에 공간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꼬리에도 노란 가시가 자라나는 중.
이쯤에서 한번 뒤집어 봅시다.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블럭 그대로기에, 다른 블럭과 섞어 쓰거나 지지대 위에 부착해도 될 듯.
아직까진 용용이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이제 12단계까지 왔네요.
용용이 배꼽에 해당하는 부위에 MSI 로고가 새겨진 블럭을 올리는 역사적인 순간이니 사진을 한장 찍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옆에서 볼까요. 상당히 자라났네요. 설명서가 45도 각도로 비스듬하게 내려다 보는 구도를 유지하고 있어 블럭 뒤쪽이 어떻게 되는지는 바로 파악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현재 조립중인 단계와 다른 블럭과의 위치를 항상 비교해가며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날개인지 가시인지 뿔인지 모르겠지만, 꼬리의 노란 장식이 상당히 늘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좀 특이하게 생긴 담뱃대, 고래, 선박이 아닌가 싶네요. 용용이의 참모습을 보기 위해 좀 더 노력해 봅시다.
전보다 많이 자란 용용이입니다. 이제 다리 부분은 완전히 만들어졌고, 손도 밑에서부터 하나하나 올라오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도 많은 부품이 남아 있네요.
이제 좀 용가리같은 모습이 나오네요. 위로 들어올린 용용이의 손이 무언가 비범한 메세지를 전하려는 것처럼 보이나 그 의미를 해석하는 일은 일단 접어두고 조립에 매진해 봅시다.
볼록 나온 똥배를 지나 가슴을 거쳐 어디부터 시작하는지 애매한 목까지 오니 구멍이 많이 좁아졌네요. 불상의 복장물처럼 용용이 배 속에 진기한 보물이라도 숨겨둬야 맞는게 아닌가 자꾸 생각이 듭니다.
옆에서도 한장. 등을 따라 노란 가시가 자라났습니다. 똥똥한 배와 굵은 꼬리가 안정적으로 지탱해줘 매우 안정적입니다.
이제 아랫니가 자라났습니다. 평소에 치아관리를 잘했나 누렇게 변색되지 않고 하얀 이를 자랑하고 있네요.
눈이 생겨났...는데 이렇게 보니 좀 이상하네요. 어서 다음 단계를 마저 조립해야겠습니다.
머리를 완전히 막아줍니다. 정말 용용이 뱃속에 중요한 물건을 숨기고 싶으시다면 머리 조립하기 전에 넣으세요.
용용이 탈모. 하지만 다음 단계에서 자라나라 머리머리를 외쳐주면 머리가 자라납니다.
윗니도 붙여줍니다. 블럭을 아래에서부터 하나하나 쌓아 올리다보니, 윗니처럼 중간에 붕 떠있는 부품은 조립 순서가 약간 애매합니다.
드디어 조립이 끝난것처럼 보이시나요? 몸통은 다 됐죠. 그리고 이것만으로 용이라 부를 순 없습니다. 등에 멋진 주황색 날개를 달아줘야 조립이 끝납니다.
용용이 날개옷. 이걸 단다고 해서 용용이가 날아서 도망가진 않습니다. 그러니 아무런 부담을 갖지 않고 붙여주면 됩니다.
용용이 조립이 끝났습니다. 박스에 나온 사진은 좀 어둡게 나왔는데 실제 블럭 색상은 그보다 훨씬 화사합니다.
설명서 아래 보면 추가 부품이 있다고 나와 있는데, 빨간색 블럭이 몇개 남네요. 또 모르죠. 중간에 조립 과정 몇개를 놓쳤는지도. 하지만 겉으로 보면 티가 안나니까 그냥 넘어갑시다.
용용이의 크기. 발 끝부터 꼬리 끝까지 150mm 쯤 됩니다. 두 발 사이의 폭은 80mm가 약간 안되구요.
용용이 키는 버리의 뿔까지 합쳐서 150mm가 좀 안됩니다.
앞면
뒷면
오른족
왼쪽
위
아래
조립엔 4시간이 걸렸습니다. 므시걸님도 저녁부터 밤까지 썼다고 하니 다들 비슷한 수준이 아닐까 싶네요. MSI의 팬이라면 팬심이 굳어지고, 팬이 아니라면 없언 애정이 생겨날 것이며, 개인적으로는 정신 수양에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4시간 동안 한가지 일에 집중하면 번뇌와 집념을 떨쳐내어 버리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싶네요.
꼬리 끝이나 뿔 끝처럼 밖으로 튀어나왔으면서 한쪽으로만 고정된 부분은 잘 빠질 수 있으니 취급에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날개도 등에 완전히 고정한 것이 아니라 위에 올려두는 식이라, 날개만 잡고 들면 바로 빠집니다. 조립 후 한곳에 모셔둔다면 몰라도 들고 움직일 때는 반드시 몸통을 잡아야 합니다.
용용이 굿즈가 한자리에.
일단은 거실 장식장에 둡니다. 나중에 MSI 제품 사진 찍을 때 생각나면 꺼내야겠네요.
MSI Lucky Bricks, 용용이 블럭은 솔직히 말해서 아주 대단한 물건은 아닙니다. 대단하다는 평은 MSI의 그래픽카드나 메인보드, 노트북이나 미니 PC에 더 어울리는 수식어죠. 허나 이런 물건의 존재를 알게 되면 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싶어지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 MSI 게이밍 시리즈 제품군을 사용중인 사람이라면 더더욱 소장하고픈 아이템이 되겠지요. 허나 일반 사용자에게 판매하진 않으니, MSI에서 진행하는 여러 이벤트를 잘 노려야 용용이를 직접 조립해볼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여기에 리플을 다는 것이죠. 리플 다신 분 중 두분을 선정해서 MSI Lucky Bricks 용용이 블럭을 드립니다. 신청하실 분은 [MSI Lucky Bricks 용용이 블럭 신청] 을 넣어 리플을 달아 주세요. 접수는 4월 26일까지, 발표는 4월 27일입니다. 선정되신 분은 발표 후 3일 안에 배송 정보를 보내주시고 수령 후 5일 안에 인증샷을 꼭 올려 주셔야 합니다.
이쯤되면 므시는 용용이 캐릭터 제품을 팔아야 합니다
각성해라 므시!
그리고 돈도 벌어라 므시(?!)